인터넷에서 연재되었던 소설을 책으로 펼쳐내었다. 미칠수 있겠니. 제목만 듣고서는 언뜻 감이 오지 않는다. 어떤 책일까 궁금했다.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의 이야기가 섞여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런 것이라면 7년의 밤보다는 허술했다. 물론 그 책은 일종의 추리 스릴러이고 이 책은 그냥 일반 이야기식의 소설이니 비교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지만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인지 몰라도 이야기 자체가 헷갈렸다.

처음에 주인공인 진이 섬의 원주민이자 자기 남편의 내연여라고 생각했던 여자를 찌른 것도 7년 전의 일이었는지 지금의 일이었는지 (물론 뒤쪽에 설명이 나온다. 7년 전의 일이라고)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진은 운전수를 만나고 그 이야기가 이어지는 헷갈릴수 밖에. 그외의 나머지는 일반적인 소설의 기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듯 하다. 주인공인 진과 남편 유진. 별 큰 사건 없이도 유진은 섬에 가서 살겠다며 가고 진 혼자 남게된다. 서로간에 사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렇게 지낸다. 그게 과연 사랑이 있는 걸까. 있기나 한걸까. 매년 진은 유진을 방문하고 그러던 어느날 유진의 하녀가 아이를 가진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순간적으로 옆에 있던 칼로 그녀를 찌르고 그후에는 섬의 가이드이자 택시 운전사인 이야나를 만난다.

이야기가 재미가 없는 편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확 끌리는 그런 감은 적은 편이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있어서 독자층이 조금은 얉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류의 책은 여자들이 많이 읽는 편이기 때문에. 미칠수 있겠니... 제목에 비하면 이야기는 조금 심심한 느낌도 든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감정이입을 많이 하는 편이라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미칠수 있을까. 아니 그녀 보다는 지금의 내 상황이 더 미칠거 같다. 확 돌아버릴 것 같다. 가끔식은 소설보다는 현실이 더 만화같고 이해가 되지 않을때가 더 많다. 소설이 소설답지 못할때 아니 소설이 너무 현실과 괴리감이 있을때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편이다.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단정지어 말할수는 없지만 뭔가 밋밋하다. 그녀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나서 생각해보고 다시 이 책을 읽어야 겠다. 과연 미치겠는지 아니면 미치지 않겠는지.



미칠수있겠니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한때 유행이 되었었던 영화 제목이었다. 주인공인 여자가 인도와 이탈리아등을 돌아다니며 쓴 글을 모아서 책을 만들었고 그것을 영화화시킨 것이라고 들었는데 사실 그게 무슨 큰 이슈가 될까 했었지만 나름대로 잔잔한 느낌의 이야기를 여자들은 많이 좋아하나보다. 그 이야기 중에서 로마에서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 이 책이다. 사실 처음 봤을때는 로마편이라고 해서 나는 단지 소설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이 글의 지은이는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저자와도 실제로 친구이다. 그러니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겠다.

책은 전체가 세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은이의 어린시절이면서 자지가 평생 살고 있는 로마의 소개라고도 할수 있는 첫번째 부분과 처음으로 미국을 가게 된 로마남자 즉 본인의 미국여향이가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드디어 엘리자베스 지은이가 리즈라고 부르는 친구와의 만남이자 그녀와의 로마 여행기가 펼쳐지고 있다. 처음에 책을 보았을땐 로마 이야기가 주욱 나와서 '어 로마 여행 소개서인가' 하는 느낌을 받았지만 점점 읽어갈수록 그의 어린 시절이야기와 어떻게 음악을 접하게 되었고 제임스의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 가수와의 만남은 나중에도 아주 극적으로 나오는데 아마도 그가 작가인 친구 리즈와의 만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일반 사람들이 가수와 만나기는 실제로도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자주 일어날수 있는 일은 아니니 말이다. 미국에 간 지은이는 알고 있었던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서 여행을 할수 있게 되고 또 친구의 친구 그러다 아는 사람 이런 식으로 점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는 자신이 미국을 또한 뉴욕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국 사람은 잘 그렇지 않은 경향이 많은데 외국에 여행을 가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약간은 아시아 사람들보다는 개방적인 편이고 처음 본 사람과도 친구가 되는 편이고 자기 개인사를 많이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친구가 될수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을것이다. 민족성의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시아 사람들은 유럽사람이나 또는 서양권 사람에 비해 약간은 보수적인 면이 없잖아 있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지은이인 루카도 친구의 친구를 만나고 또한 소개를 받고 알게 되고 친하게 되고 친구가 된다.

세번째 장에서 나오는 리즈와의 만남도 그러한데 원래 그들은 친구가 아니었지만 중간에 다른 친구를 통해서 소개를 받고 리즈가 이탈리아에서 몇개월 지내게 되면서 루카는 그녀를 만나 소개도 해주고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즐겁게 보내며 친구가 된다. 루카가 처음에 생각한 그녀의 인상은 그저 까탈스러운 미국여자였지만 실제로 만나본 그녀는 털털하고 아무것이나 잘 먹으며 음악적으로 잘 통하는 아주 매력만점의 친구이다. 남들이 보면 루카와 리즈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아니냐고 오해를 할지 몰라도 둘은 연인이 아닌 친구사이에서 변하지 않는다. 만약에 루카가 한국 사람이고 여자친구가 있는 상황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 친구라고 하면서 밥도 먹고 여행도 하고 소개도 시켜주고 그런다면 한국인인 여자친구가 얼마나 잘 이해를 해 줄수 있을지 나는 참 의문이 든다. 내가 그 입장이라고 해도 약간은 질투가 날 듯 한데 말이다. 

때로는 이성간에도 우정이 존재하고 있음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와 성별과 인종을 막론하고 누구와도 친구가 될수 있는 그러한 사람이 바로 내가 되어야 할것 같다. 이 책의 제목처럼 <너에겐 친구가 있잖아>를 너에겐 내가 있잖아로 바꾸어 친구에게 이 책과 더불어 준다면 그 친구가 어떤 사람일지라도 이해해 주지 않을까. 나에게도 루카 같은 또는 리즈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더불어 나도 로마에 가서 루카가 소개해준 장소들을 가보고 싶다. 에세이집이 여행의 도화선이 되어 버렸다. 

너에겐친구가있잖아

판타지 소설하면 귀신이나 유령이나 요정이 나오고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수 없는 마법들도 나오고 그러므로 인해서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 일수였었다. 그런 장르가 한국에서 '퇴마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귀신 이야기가 어른들에게도 통할수 있다는 사실을 이끌어 냈고 '반지의 제왕'이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절정이 된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반지의 제왕은 별로여서 관심도 없었지만 그 이후 나온 해리포터에는 관심이 있었고 영화로는 보지 않았지만 원서로는 전 시리즈를 다 보았고 소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조금 문제는 있었는데 한국판으로 번역이 된것이 너무 청소년위주로 맞춰줬다고나 할까 한권의 책을 너무 여러권으로 나누어 놓은 것도 별로 맘에 들지 않아 원서로 가지고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에메랄드 아틀라스'는 받는 순간부터 다른 책과는 차원이 달랐다. 초록색 하드커버는 에메랄드라는 글자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고 사전정도의 두꺼운 감은 어디 한번 읽어볼까 하는 자극을 가지게 만들었다. 첫느낌이 좋은 책은 마지막까지도 그 느낌이 이어지게 마련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벌써 두번째 이야기를 기대하고 기다리게 되었다.

케이트와 마이클 그리고 엠마라는 삼남매가 어려서부터 부모와 헤어져 고아원을 전전하다가 핌박사의 저택으로 들어가서 책을 찾게 되면서 이야기는 벌어진다. 판타지소설답게 이 책에는 가지각색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드워프족도 거인같은 등치를 가진 가브리엘도 보이지않지만 무서운 존재인 살만타도 그리고 괴물도 존재한다. 그들은 모두 악하지 않으며 그중에서도 착한 무리와 나쁜 무리로 나누어져서 착한 무리는 삼남매를 도와서 미션을 완수하게 된다. 제목인 '에메랄드 아틀라스'에서 아틀라스는 책이름이다. 마법이 적혀진 세권의 책 그중 본문에서는 그 세권의 책 중 한권을 찾음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본문에 나오고 있는 '시원의 책도 세권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이 책도 총 3부작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그 중 첫번째 책이니 앞으로 각 권마다 한권의 책을 찾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임을 미루어 알수 있다.

아무래도 같은 장르의 책은 비교가 되기 마련이다. 읽다보면 어디서 많이 본듯한 장면인데 하고 생각되어 지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삼남매는 해리포터의 주인공 해리와 비교되고 그들을 피신하게 하고 잡혀간 부모는 역시 그를 구하고 죽은 해리의 부모와 비슷하다. 전능자인 다이어 매그너스는 해리의 정적인 볼드모트와 비슷하고 그를 도와주는 이인자의 존재도 이 책에서는 백작부인이 그리고 해리포터에서는 교수가 도와준다. 항상 그들은 이인자에 그칠지 몰라도 전능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들은 모든 권력을 쥐고 주인공들을 괴롭히고 마법이 숨겨진 힘을 가지려 노력한다.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등장인물들이 비슷하지만 그렇지만 이 책은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해리가 혼자서 고군분투했다면 이 책의 주인공인 삼남매는 서로를 도와주며 이끌어준다. 그럼으로 인해서 가족간의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어준다. 형제간의 우애도 다시 생각나게 해준다.

아이들이 본다면 삼남매의 이야기들도 부모와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소재도 될수 있겠다. 물론 그들이 항상 친하지는 않다. 다른 여타의 형제들과 마찬가지고 투닥거리기도 하고 또는 말썽을 부리기도 하고 그로 인해서 다른 어떤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그 모든일을 정리하고 감당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고 그럼으로 그들은 서로를 아끼고 위하며 뭉치지 않을수 없다. 그게 친구보다는 형제라는 것이다. 삼남매중의 케이트는 네살의 나이에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십년이라는 세월을 버텨왔다. 때로는 아빠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이 모든 일을 이끌어가면서도 항상 케이트는 동생들을 위해 자신을 한발 뒤에 서 있다. 나는 그녀를 통해 내 자신을 보았다. 나도 한때는 삼남매의 첫째였고 케이트처럼 그렇게 행동해 왔었던 것 같다. 책을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일은 가끔 있지만 판타지 소설을 통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될줄은 몰랐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또한 충분한 소장가치가 있는 그러한 소설이 '에메랄드 아틀라스'이다. 잡으면 손에서 놓을수 없는 책 그래서 아껴서 읽고 싶지만  하루만에 다 읽어버릴수 밖에 없는 그런 책이다.



에메랄드아틀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