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만 읽었다. 그러고 자려고 했다. 새벽부터 일어나야 하기에 그러려고 했지만 어느새 다시 일어나버렸다. 분명 이 이야기가 끝이 아님이 알기에 뒤에 연결된 이야기가 궁금햐졌던 것이다. 그렇게 다시 손에 들어서 내리 마지막 장인 4장까지 읽어버렸다. 그리고 옮긴이의 말을 다시 읽는다. 다시.
나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었다. 답을 보고 푸는 문제는 쉽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문제를 알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문제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는 답을 보아봐야 그렇게 확 이해가 닿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읽을 때는 다르다. 아. 이게 그래서 여기서 이렇게 연결되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니 그제야 다시 한번 끄덕거린다. 와. 미치오 슈스케의 책을 여러권 읽었지만 이건 또 획기적인 시도다.
각 장 마다 가장 뒤에는 사진이나 그림이 한 장씩 편집되어 있다. 사건과 연관된 사진이자 그것이 힌트이며 그것이 사건의 핵심이며 그것이 사건의 해답이다. 물랐던 내용은 숨겨졌던 내용은 그 사진이나 그림을 통해서 다 밝혀지는 셈이다. 사건이 일어나고 왜 이렇게 했는지 어떻게 이렇게 했는지가 궁금하다면 그 한 장의 사진과 그림이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다. 그래서 옮긴이의 말을 미리 읽지 말라고 했다. 그 사진과 그림에 관한 설명을 아주 자세하게 해주고 있으므로 말이다.
자살절벽이라고 불리는 유미나게 절벽. 그 절벽이 보이는 터널에서 교통사고가 난다. 뺑소니 사망사고다. 젊은이들은 사고를 유발하고 수습하기보다는 도망을 택했다. 그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 이후 용의자로 지목된 한 남자가 그곳에서 살해된 상태로 발견된다. 그는 누가 죽인걸까.
부모님이 중국인인 커는 일본에서 살고 있지만 따돌림을 당한다. 친구도 별로 없다. 그런 그는 문방구에 색연필을 훔치러 들어갔다가 이상한 광경을 목격한다. 그가 본 것은 무엇일가. 한 종교단체의 영업부장 격인 한 여자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녀는 문에 기댄 상태로 죽었는데 목에는 코드가 감겨있었다. 그녀는 자살일까 타살일까.
마지막 이야기는 지금까지 나왔던 이야기들을 다 총망라하는 그런 이야기다. 처음에 나왔던 주인공이 다시 등장을 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조금의 감동코드가 묻어있다. 개인적으로는 2장의 끝에 나온 사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아무 설명없이 읽었다면 그래서 이 사진이 뭔데? 그냥 인터뷰 사진이잖아 하고 넘겼을지도 모른다. 번역자의 센스있는 한 마디로 인해서 사건의 해결점을 찾았다. 우와. 생각지도 못한 곳에 힌트가 숨겨져 있었다. 옮긴이의 의 말을 읽지 않고 찾는 사람이라면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