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리 북스키친. 한옥이었던 곳을 사서 북카페이자 북스테이로 바꾼 곳. 소양리라는 장소 이름을 그대로 살리고 북스키친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정작 책의 제목은 그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책들의 부엌이라고 바꿨다. 북스키친과 책들의 부엌, 같은 뜻이지만 영어로 표기했을 경우 소설이라는 의미보다는 요리책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을까.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책은 그야말로 따스하고 힐링이 가득한 그런 느낌이다. 누구나에게 다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지금 딱 요즘의 트랜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서점이나 도서관 등 책들이 있는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은 그런 이야기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역주행도 일어나고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기도 한다. 그런 유행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누가라도 쉽게 읽을 수도 있고 공감하면서 읽을 수도 있다. 즉 인기가 있을 거라는 소리다.
이런 따스함에 굳이 딴지를 걸어보자면 이 이야기들은 그냥 판타지이지 현실성은 전혀 없다는 소리다. 주인공이 정말 돈이 많지 않은 이상 250평이나 되는 땅을 사서 그곳에 건물을 4개 동이나 지을 수도 없을 것이 아닌가. 물론 이야기 속에서는 대출을 받았다고 하지만 대출로 그 모든 공사 자금이나 부동산 자금이 해결되지 않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거기다 시작하자마자 예약이 아주 꽉 차 있는 상황이라니. 북스키친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정말로 가고 싶은 곳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사람들이 얼마나 이곳을 찾을지는 짐작이 가능하지 않은가. 그리고 각종 행사들이 진행이 되는데 그 모든 것의 진행비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스텝들의 인건비는 또 어떻게 감당을 한 것인가 말이다.
누구나 꿈꾸는 그런 곳이기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이루는 데는 돈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소설을 소설로 보지 않고 현실적으로 꼬투리를 잡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왜 그러냐고? 부러우니까. 답은 하나다. 나도 이런 북카페를 만들고 싶고 북스테이를 만들어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같이 읽고 싶고 일상에 삶에 지친 사람들이 와서 쉬게 만들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가능하겠는가. 적어도 몇 천 아니 몇 억은 있어야 진행이 되는 일일테니 말이다. 그러니 괜히 한번 발 내밀어 걸어보는 거다. 부러우니까.
이 아름답고 힐링 가득한 이야기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임에는 분명하다. 북스키친이라는 이름답게 이 이야기 속에서 음식은 거의 나오지 않고 대신 책들의 만찬이 펼쳐져 있다. [그 겨울의 일주일]과[ 츠바키 문구점], [ 오즈의 마법사]와 [빨강 머리 앤] 까지 읽은 책이 가득해서 더욱 공감하면 느낄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다. 나도 그 이야기를 읽었는데, 나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하고 얘기하고 싶은 기분이랄까. 좋아하는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의 책이 나와서 그 또한 반갑다. 그림책이라서 나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한번은 도서관에서 찾아 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괜히 한번 더 딴지를 걸어보자면 북스키친이 책들의 부엌이 되려면 book's kitchen이 아니라 books' kitchen이 되어야만 문법적으로 맞는 표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