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주얼. 낯설지 않다. 분명 최근 읽은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검색을 해보니 작년 여름 딱 이맘때 읽은 적이 있다. [엿보는 마을]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내가 읽었던 책이나 이 책이나 장르는 비슷할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심리스릴러라고 볼 수도 있고 가족 이나 부부사이의 일을 그려내는 도메스틱 스릴러라고 볼 수도 있겠다. 비슷한 느낌의 두 이야기다.
생일을 맞은 리비는 변호사에게서 편지를 받는다. 대저택이 자신에게 유산으로 물려졌다는 소리다. 리비는 입양아다. 친부모는 모르고 살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사건의 현장에서 홀로 남은 생존자였기 때문이다. 주인부부와 알 수 없는 남자 한 명 총 세 명의 시체가 그 집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아기. 그 아기가 바로 리비다. 이제 그녀는 거액의 집이 생긴 것이다. 그녀는 현장에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무언가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리비와 다르게 루시라는 여자가 등장을 한다. 그녀는 프랑스에 있다. 악기를 켜서 사람들이 주는 돈으로 먹고 산다. 물론 턱없이 모자란 돈이다. 아이 둘과 개까지 다니고 다니기에는 말이다. 집도 없이 이동생활을 한다. 악기가 부서져서 일도 못하게 되었고 수리 비용도 없다. 결국은 전남편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하게 된다. 솔직히 이 여자의 행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개는 대체 왜 데리고 다니는 거지? 무언가 숨겨진 내가 모르는 반전이 있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무언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끝내 개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만 알게 된다. 리비와 루시는 어디서 어떻게 연결이 될까.
그녀들과 또 다르게 과거의 이야기가 등장을 한다. 한 가족의 이야기. 그 가족에게 새로 생긴 이웃들. 아니 이웃들이라고 할 수 없다. 그들은 같은 집에 같이 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또 다른 가족이라고 해야 할까. 대저택에서 살아서 물론 다른 사람을 들일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전혀 생판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집에 그렇게 오래도록 있으면 불편하지 않을까.
리비와 루시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가 모두 합해질 때 이야기는 숨기고 있었던 그 진면목을 드러낸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난다면 그 누구라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 나는 그 이전부터 사람을 믿지 않는다. 가족이라 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