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계약금, 잔금, 임차인, 임대인 등등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단어지만 내게는 낯선 용어들을 툭툭 불거져 나온다. 부동산 경제 에세이라는 장르를 아주 정확히 특정해주는 단어들이다. 그렇다고 완전 전문가들만 쓰는 단어는 아닌데 부동산에 관심이 없고 흥미가 없는 나에게는 그럴 뿐이다. 이 책은 부동산 컨설턴트를 오랫동안 해 온 저자가 자신의 인생와 관련 업무를 적은 글이다. 반으로 나누어서 초반부에는 일 얘기를 후반부에는 개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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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일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나열해 놓았는데 마구 웃기거나 하지는 않다. 진지한 내용들이 더 많다. 어떤 사람들을 이 글을 보면서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 수도 있겠고 또는 저자를 직접 찾아가서 컨설팅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나에게는 그냥 그림의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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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동생이 건물을 하나 사서 임대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투자를 하라는 것인데 상가 건물이니 세를 주면 임대료도 나올 것이고 하면서 한창 떠들어댔지만 그냥 넘겼더랬다. 그 이후 코로나 때문에 임대라는 글자가 나붙은 공간이 더 많아지는 것을 본 이후로는 잘 결정했다 싶었다. 투자도 관심이 있고 머리가 잘 굴러가는 사람이나 하는 것이다 라는 생각. 따박따박 들어오는 돈이 그리 쉽게 오지도 않는다. 어떻게 해도 남의 돈을 먹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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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이기에 더욱 어려운 상황도 있다. 같은 종교를 가졌기에 그렇지는 않으려니 했지만 오히려 뒤통수를 맞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예전에 진짜 오래전에 엄마도 같은 교인에게 사기를 당했더랬다. 믿는 사람들이 더하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방금 본 기사에서는 권사가 교회 사람들을 대상으로 몇 백 억원을 사기쳤다더라. 신앙인으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그런 사람들은 없어졌으면 한다. 물론 그들이 나중에 어떤 대가를 치른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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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의미가 있다. 숙제를 끝냈다는 말이다. 이 책이 저자에게 숙제로 여겨졌을까. 아니면 자신이 하던 일이 숙제로 여겨졌을까. 어쨌건간에 숙제를 다 끝내면 시원하다. 섭섭한 기분은 전혀 들지 않는다. 저자는 그런 시원함을 마음껏 느낄 수 있을까. 지금쯤은 그렇게 누리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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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 하나는 서점대상 1위!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서점 직원들이 뽑는다는 그 믿음직한 상이 아니던가. 장르소설이 아닌 다른 소설을 읽을 때 특히 일본 소설을 읽을 때 가장 많이 신경쓰는 상이 바로 서점대상이다. 믿고 읽을 수 있으니까. 그들이 뽑은 건 그만큼 잘 나간다는 소리니까. 그리고 내가 이때까지 서점대상 작품을 읽어왔을때 충분히 감동하고 느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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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피하고 싶었던 이유 하나는 제목 때문이었다. 뭐지? 싶게 만드는 저 문구. 분명 전쟁과 관련이 있을 법한 그 문구. 스릴러는 좋아하지만 첩보물은 좋아해도 전쟁이 소재로 쓰인 작품은 별로라 하는 편견 때문이었다. 거기다 일본인스럽지 않은 저 표지를 보아하니 이 내용이 일본을 배경으로 하지 않음도 미리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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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피하고 외면했지만 이끌림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손에 집어 든 이 묵직한 책은 그 무게 그대로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잔뜩 남겨 주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그래도 지금도 전쟁이라는 것이 계속되고 있는 곳이 있기에 더욱 그 생각은 무거워지고 깊어지기만 한다. 대체 인간이라는 존재는 왜 전쟁을 선택하는 것인가. 단지 그들의 영토가 탐나서인가 저들의 나라가 탐나서인가 그렇게 자신들의 영토로 소속시키면 그렇게 자신들의 나라의 땅덩이가 커지면 무엇이 더 좋기에 이리 큰 희생을 내가면서까지 대놓고 싸우는 것인가 말이다. 그저 모든 게 좋은게 좋다고 평화롭게 살아가기는 정년 인간들의 세상에서는 힘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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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던 마을이었다. 저들이 쳐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세라피마는 엄마의 죽음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고 마을 주민들이 모조리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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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따라서 죽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십대의 세라피마에게는. 하지만 죽지 못할 이유가 있었다. 마을 주민들에 대한 엄마에 대한 복수가 죽음을 이겼다. 그렇게 그녀는 여성 저격병 훈련학교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들어가게 된다. 여성들이라고 하지만 주로 십대의 여자아이들이 있는 곳이다. 그들이 해야 할 훈련은 무엇이고 그들이 행해야 할 작전은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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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만 살아남는다고 했던가. 훈련을 마친 그들의 인원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 마저도 다 지켜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적진에 투입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전쟁에 대비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을 있는 대로 모았고 훈련도 받지 못한채 전장에 투입이 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비단 한국 전쟁 때 뿐만이 아니라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임진왜란을 비롯한 왜군들과의 싸움이 있었던 조선시대에도 그랬을 것이고 중국과의 전쟁에서도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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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작가가 쓴 세계대전 이야기다. 러시아 소녀가 주인공이 되어 독일과의 전쟁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만큼 사전 준비가 필수였꼬 큰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 어디에도 일본스러운 묘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 이름을 모르고 읽는다면 일본 작가의 작품인지도 모르고 읽을 수도 있다. 장용민 작가였나 궁극의 아이를 쓴 작가. 한국 작가지만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삼지 않고 한국을 배경으로 하지 않고 그려냈던 작품. 갑자기 그 작품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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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병. 앞서 싸우는 보병과는 다르게 몸을 숨기고 총을 쏘아야만 하는 임무를 맡은 그들. 쉽게 볼 수도 있지만 총을 쏘는 순간 자신의 자리가 발각이 되기에 결코 만만치 않은 임무의 그들이다. 병과가 다른 그들끼리 싸우는 것도 다반사이다. 외교관을 꿈꾸던 세라피마는 연필을 드는 대신에 총을 들었다. 누가 그녀에게 이런 인생을 준 것인가. 지금도 전쟁 중인 그 나라에도 이런 세라피마가 있지 않을까. 인간들이여 제발 평화롭게 살자. 그냥 살아도 인생은 그리 길지 못하나니.

처음에 작품 소개를 읽으면서 책 제목답게 너무 허항된 이야기여서 이게 무슨 동화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소설치고는 너무 그야말로 '뻥'이 심한게 아니냐면서 개연성은 둘째치고 이랬는데도 아무도 속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 생각에 헛움음을 짓게 만드니 말이다. 책을 받고서는 5백 페이지가 넘는 묵직함에 또 한번 놀란다. 엥? 그냥 가벼운 동화인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어? 하는 생각과 말이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허황되어 보이지만 사회적인 면을 강하게 꼬집고 있는 블랙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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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열 다섯살 짜리가 하녀가 베일을 뒤집어 쓰고 마흔 넘은 총리 역할을 대행한다는 거 자체가 설정 미스 아닌가. 아무리 사람들이 모른다고 해도 베일을 썼다고 해도 감기로 목소리가 바뀌었다 해도 십대와 사십대는 아는 것의 차이도 확실히 있을 것이고 단어의 선택이라던가 행동거지라던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등 모든 것이 다를 텐데 그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좀 해보지만 그런 설정을 판타지라고 본다면 이해하지 못할 바도 없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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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의 도시 프레스토는 침수위기에 처하고 총리를 시찰을 핑계로 자신의 살 궁리를 찾아서 떠난다. 갑작스레 생긴 공석이 두려웠던 남편 티모르는 일단 급한 불을 끄고자 하녀였던 글로리아에게 변장을 시켜 총리를 대신하기에 이른다. 멋도 모르고 시키는대로 그역할을 맡아 수행하게 된 글로리아였지만 이분된다라는 단어 뜻도 몰라서 티모르에게 다시 물어볼 정도로 지식도 부족했지만 그녀에게는 총리와는 다른 공감이라는 것을 통해서 오히려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는 총리가 된다. 그녀가 언제까지 사람들을 속이고 총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만약 이 모든 것이 탄로날 때 티모르와 글로리아는 공모죄로 처벌받지 않을 수 있을까. 침몰 위기의 이 도시는 또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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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그 말하는 대로 행하다가 감옥에 가버렸던 통치자가 묘하게 생각나는 타이밍이다. 글로리아도 처음엔 자발적으로 그 자리를 맡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몸집이 비슷하다고 맡겨진 거 뿐이었다. 하지만 점점 국민들의 편에 서서 생각하게 된다. 그때 당시 우리나라를 다스리던 그녀는 어땠을까. 자신이 원해서 그 자리에 앉게 된 것은 분명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쩌다가 아무런 직함도 없는 그런 보좌관도 아닌 여자의 말대로 정치를 수행하게 된 것일까. 자신보다 그녀가 더 경험이 많다고 생각했었을까. 그 당시 상황은 본인말 알 뿐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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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중간중간 기사가 첨부되어있다. 이 삽화를 통해서 다시 한번 주위를 환기시키게 되는데 어느 순간까지 계속 나오는 오늘의 초성 퀴즈. 분명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텐데 라는 생각에 미심쩍은 마음을 가지고 풀어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힌트도 없어서 쉽게 풀리지 않았다. 나중에 글로리아게 말하는 것을 보면서 생각이 났다. 그렇게 연결이 되는 것이었구나 하면서 말이다. 그 이후로는 오늘의 초성 퀴즈가 신문 상에 보이지 않는다. 아, 마지막으로 하나 나왔던 그 초성퀴즈는 바로 맞출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등장인물들의 미래까지 볼 수 있어서 꽉 찬 엔딩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그런 동화 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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