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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7.28. 독서일기에서 발췌..)
* 읽기 전엔..
이 책에 이끌린 핵심요소는 의외로,
이 책의 디테일한 부분들 때문이 아니라,
이 책의 핵심적인 주제 때문이다.
여태까지 평생 살아오는 동안, 난 내스스로의 퀄리티에 대해
매사에 있어,
’왠만한 다른 사람들보다 90점 까지는 훨씬 빨리 도달하는데,
100점에 도달하지는 않는다’고 느껴왔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울 때도, 학교에서 학업능력도 그런 경우가 많았었다.
왜 있쟎은가.. 어떤 분야에 있어서,
’나는 완벽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내가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내가 모르고 해결할 수 없다면, 아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라는
강한 자신감을 느껴볼 정도로 독보적이었던 게 없었단 말이다.
물론 나의 고질병인 ’자신감 부족’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실제로도 그랬다. 난 항상 ’완벽’에서 몇 %쯤 모자라게 도달해 왔었다.
어쩜 ’완벽’을 두려워했는지도 모른다.
’성취’의 문제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그렇게 ’완벽’에서 모자라게 도달하는 버릇이 있다는 걸
나는 20대쯤 되어서야 눈치채게 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그런 깨달음은 기정사실화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차,
이 책의 제목과 내용을 대충 알게 되고,
나에게 늘 부족했던 몇 % , 그 디테일을 끝까지 달성하고, 쟁취하는 동기를 나에게 부여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 읽고 나니..
이 책의 내용이라야, 뭐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디테일때문에 성공한 예, 실패한 예를 무수히 기술해 놓고 있다.
내가 살아오면서, 몇 % 가 모자라서,
내 스스로도 가끔 결과가 쓰라려 왔던 그런 경험들은,
이 책에 나온 엄청난 일화들에 비하면 일도 아니었다.
이 책은 평범한 처세서 이상의 의미가 조금 더 숨어있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인이다.
이 책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가 하는 모든 행동들에
좀 더 ’철저’하도록 권유하는 책으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들을 무시함으로써, 그 경제적인 결과물들이 선진국 수준과 항상 엄청난 격차를 두고 있는 저자의 조국,
’중국’의 ’답보’ 상태에 대한 ’일침’으로서의 의미가 숨어있다.
그래서, 저자가 이 책을 정말 의미심장하게 읽길 원했던 대상은
’내’가 아니고, ’중국인’이었다.
물론, 주제가 워낙 보편타당하다보니,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본이 나왔지만..
저자가 ’중국’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라는 점은,
이 책의 단점이기도 하고, 장점이기도 하다.
단점인 이유는, 세계의 어느 누구에게나 보편타당한 주제를 가지고,
좀더 글로벌하게 주제의 폭과 가치를 넓힐 수도 있었을 텐데,
저자가 ’중국’인을 더욱 염두에 두고 쓴 글 임을 눈치채자,
내가 이 책의 ’대상’이 아니라,
’관찰자’로 전락해버리는 느낌이 약간 있었다.
장점이기도 한 이유는,
내가 이 책에서 읽고자 한 ’디테일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말고,
’중국, 중국인, 중국식 사고방식’에 대해 좀 더 이해를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왜, 공항에서, 뭔가 무례하고, 시끄럽고, 눈에 띄게 품위없어 보이는 자잘한 행동을 하는 동양사람은 모두들 중국말을 쓰는가..
왜, 수입되어 온 중국의 식품들은 뉴스를 떠들석하게 할만큼 못먹을 식품들이 많은가.
(중국의 식품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무역장벽의 일종인가 하는 생각도 했었었다)
등등등....
강대국이고, 무서운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 중국의 이미지 한편에
항상 ’후진국’의 이미지가 따라다니는 느낌이 드는 것은,
아직 중국이 공산주의를 벗어난지 얼마 안되어 개발이 덜 되어서 인가..
라고 막연히 생각해왔지만,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정답은
중국인의 천성에 녹아있는 ’디테일의 부족, 디테일 무시’ 근성 때문이었다.
무엇이든 대충대충, 해버리는 오래된 풍토는
인간미는 있을지언정, 중국의 ’국가적 품위’를 좀 떨어뜨려놓은 것 같다.
평소에도 느껴왔던,
’중국산은 못믿어’라는 느낌의 발원지를 알게 된 것 같아
’맞아 맞아. 이래서 그랬구나’라고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내가 그저 ’중국을 평가하는 관찰자’로만 있기엔 불편할 정도로,
’우리 삶과 일 속에 디테일의 힘’에 대해 가슴 쿵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씌여있는 예시들 보다도
훨씬 많은 ’디테일의 힘’의 예시들을 난 머리속에서 무수히 떠올리며 읽었다.
이 책의 저자가 기술한 내용들은 어쩌면,
좀더 깊이있게 썼으면 좀 더 내용이 깊은 책이 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이지만,
내가 혼자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이런 저런 통찰을 느낀 것이 많았다.
..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간에,
퀄러티, 즉, 질적인 수준을 결정하는것은,
그 근본적인 ’뼈대’들이기도 하지만, 사실 디테일한 것들,
즉 사소한 하나하나의 차이가 질적 수준을 결정한다는 것.
즉, 디테일이 곧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옷이라도 짝퉁과 명품을 구분짓는 건,
오히려, 독창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작은 바늘땀 하나의 치밀한 정확함, 작은 장식하나의 완벽성 이라는 것이지.
더 나아가, 그런 디테일한 정확성은, ’품위’를 만들어낸다.
다른 사람에게 대할 때, 매사에 일처리를 할 때,
흠잡을 데 없이 매끄럽고 군더더기 없이 완벽하게 처리하는 사람은
얼마나 ’품위’있어 보이는가..
더 나아가,
자만하지도, 우쭐해하지도 않으면서도, 권위를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저 사람은 함부로 만만하게 대해선 안되는 사람이다.’는 무언의 메세지를 주면서,
다른사람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존중’받을 수 밖에 없겠금
스스로를 대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생각..
90점은 빨리 도달해도 100점은 무관심하게 살아온 내 삶에서,
내 무의식은 아마 이랬을 것이다.
’철저하고 완벽하고 꼼꼼하게 한다고 해서, 뭐 얼마나 차이가 나노. 거기서 거긴데.
문제의 본질적인 부분, 중요한 핵심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해.’
그런데, 매사에 그렇게 살아오던 내 삶에
이 책은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같다.
작고 사소한 차이에도 가치를 부여하며,
그 작고 사소한 차이를 챙길 수 있는 정신적 품위와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내가 그동안 신경쓰지 않았던 작고 사소한 내 인생의 요소들이 꽤 많아서,
모두를 일괄적으로 바꾸려고 하면,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디테일의 미덕’을 가슴에 깊이 느끼고, 마음속에 간직한 채
하나하나 실천하며 앞으로의 내 삶을 살아간다면,
어느날 내 모습과 내 삶도 지금보다 발전해 있으리라 생각된다.
* 곰토의 평점: 6 (주제의 영향력에 비하면, 책의 깊이가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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