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책이야기’ 에 포스트로 공모했다가 낙선한 독후감.
이 책을 읽고자하거나 이 책을 궁금해할 누군가를 위해 이 책의 가치를 소개하고 싶어서
’포스트’로 분류되어 있던 글을  ’리뷰’로 옮겼다. 09.5.1)

칼 세이건의 <Cosmos>

이 책은 나에게 ’내 인생에 남을 책 한 권’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내가 첫 손가락에 꼽는 책이다.
아무리 과소평가하더라도,
학창시절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과학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20년 후가 된 지금까지 내 머리 속에 남아있는 지식은 책의 일부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 감동은 여전히 내 마음에 남아있다.

20년 전 중학생이었던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이 책이 내게 남긴 감동은, 
과학적 사실을 좀 더 잘알게 되었다는 단순한 지적쾌감을 넘어선,
우주와 과학적 질서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이었다.
(사실 코스모스(cosmos)란 말은, ’혼돈’을 뜻하는 카오스(chaos)에 반대되는 ’질서’라는 개념이자, 이 단어 자체가 ’우주’를 뜻한다. ) 

우리 아이들이 커서 과학자가 되건 말건 상관없이,
그런 과학적 ’질서’로서의 우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었는데, 우리집(친정)에서 언제부터인가 자취를 감추었다. 
내가 여기저기 하도 많이 봐서 너덜너덜해진 그 책이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대학시절 다시금, 이 책을 구입하려 했을 땐, 이미 책이 절판된 상태였었는데,
이 책이 과학책의 고전으로 남았는지 결국 다시 신판이 나왔다. 
’영어 판만 600만 부가 팔리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70주 연속 실린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과학서적이자,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는 교양서의 걸작’ 이라는 
멋진 꼬리표를 달고서..

이 책을 다시 얻게 된 기쁨이란 마치, 오래된 벗을 만난 기쁨...
아니, 우주의 신비와 과학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던 
13살 중학생으로 되돌아간 설레임이었을 것이다. 

인상깊었던 내용들과 책의 구성은 
내 기억속에 생생히 남아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이 책을 구해달라고 할 때는 ’독서’목적보다는 ’소장’ 목적이 컸다. 
그래서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첫 페이지를 펼쳤을 때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복습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복습, 그 이상이었다.
이 책이 어린 나에게 ’과학’에 대한 호기심에 불을 당겨준 이후로,
나는 수업시간에, 그리고, 대학 강의 시간에, 어쨌던, 
20년의 세월동안 당시 중학생으로서 내가 알고 있던 지식보다는 훨씬 풍요로운 배경지식이 쌓였고, 그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구성(chapter 구분 및 chapter의 연계성, 순서)도 멋지다.
모두 13개의 chapter인데, 단순한 나열식이 아니라, 그 순서가 유기적이기 때문이다.
매 챕터에서 다루는 내용이 거의 책 한 권에 준할 만큼 상세하고 충실한 설명이면서도, 
너무 전문적이거나 난해하거나 산만하지 않다는 균형의 미덕은,
어떤 천문학 교양과학서적도 당분간 이 책을 능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설명의 흐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서
그 흐름을 따라 가다보면, 저절로 과학적 호기심이 유발되고,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질 즈음,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과학적 설명이 뒤따라서
단순히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는 나열식 사실을 읽는 책이 아니라
지적인 흥미를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코스모스 책을 읽는 한 달동안, 
나는 재혁아빠랑 둘이서만 속닥거릴 시간만 되면 
"재혁아빠..나, ’코스모스’이야기 해도 돼?" 하고 애교를 떨며 동의를 구한 후,
"오늘 읽은 건 말야.."
하고 이야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할 정도였다.

그렇게 입이 근질거려 재혁아빠에게 털어놓은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 코넬대학 천문학교수인 칼세이건이 이 책을 쓰게 된 배경
: 화성에 무인우주선을 보낸 후 기자회견에서, 언론은 그저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사실 하나에만 야유를 보내는 걸 보고,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천문학적 탐구의 중요성과 동기, 과학과 우주를 사랑하고 탐구하고자 하는 정신을 불러 일으켜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과, 이 책을 텔레비젼 다큐멘터리(실제 이 다큐멘터리는 전세계 60개국에 방영되었다고 한다)로 제작하는 <코스코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굴지의 명문대학 코넬대학에서는 칼 세이건이 그 프로젝트에 몰두 할수 있도록 2년간의 안식년을 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전폭지원 했다는 일화부터 얘기를 시작해서, 

이 책 속의 본격적인 이야기들..
- 진화는 단지, 화살표의 이어짐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자연선택’과 ’자연도태’의 결과로 살아남은 유전자가 
현 자연계를 누리고 있다는 것.. 
인류도 가축이나 식량을 위해 동식물들을 선택적으로 선별하여 키워냄으로써, 
생물계의 진화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점,

- 정보를 하나의 단위로 생각하여 정보의 양을 측정했을 때,
생물체의 유전자속에 담긴 정보, 고등생물로 진화할수록, 
그 유전자에 담긴 정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그 결과, 생물은 유전자에 정보를 모두 감당할 수가 없어, 
별도의 정보저장기관인 ’뇌’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 
그러고도 모자라, 인류는 ’책’을 고안해 내어 자기 몸 밖에까지 정보를 축적하고, 
그것을 시대를 초월한 후세에까지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다는 것.

- 태양을 비롯한 일반적인 항성의 출생과 죽음의 과정에서는, 
우주에 어떻게 수소부터 원자량이 상당히 높은 원자들까지 다양한 원소들이 존재하게 되었는지, 
태양계 내부의 핵융합 반응의 중요성(우리는 태양 핵융합반응으로 부터 나오는 에너지를 먹고 산다)을 알게 되면서, 
과학자들이 상온 핵융합반응을 왜 그토록 꿈에 그리는 지를,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알아차리게 된다는 것..

그외에도 떠나 별의 탄생과 죽음의 그 장대한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재혁아빠와 얘기를 나누었다.

재혁아빠는 처음엔 ’요샌 그 책을 읽나보군’ 하는 정도였다가,
한 달 째  "오늘은 무슨 내용을 읽었나하면 말이지.." 로 시작하는 ’코스모스’ 책 이야기에, 
나중에는 ’또야?’ 라는 못말리겠다는 표정을 보내면서도
다행히 매 이야기를 재밌게 들어주었다.

덤으로,
한 나라에서 우주선 하나 쏘아 올리는 일이 거대한 자금을 동원하더라도 왜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를 책에선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는데도, 내 스스로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 
우주선 하나를 보내기 위해서도, 내가 읽은 ’코스모스’ 책 하나를 저자가 설명할 때 만큼 
과학의 전분야의 지식이 총동원 되어야 하기 때문에, 
우주선 하나를 그냥 우주에 띄우는 게 문제가 아니라, 
과학의 총체적인 발전을 이끌어 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너무 이르지 않은, 적절한 시기에 읽기만 한다면,
이 책 속의 이야기를 하고싶어 입이 근질근질거리던 나와,
그 이야기를 듣고, 의미심장해하면서 
평소에는 안보던 사이언스 TV까지 보기 시작한 재혁아빠처럼
’과학’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가 크다.

20년 전 처럼 가슴이 뭉클해 온다...
우리 인류가 우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는
무질서와 혼돈의 세상인 ’카오스’였던 우주가,
우리 인류가 많은 것을 알고나니
그 우주는 우리가 밝혀낸 무궁무진한 ’코스모스의 우주였다는 것,
그리고, 원대한 우주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나도 미미하지만,
이렇게 구석진 곳, 이 작은 행성에서 생명을 키워왔다는 것,
그리고 그 생명이 이토록 살아남아, 지적생명체로 진화하여
너무나도 광막한 우주 그 자체를 스스로 알고자 애쓰는 존재로까지 발견했다는 것, 
 
그리고, ’우주’라는 거대한 바닷가에 이제 겨우 발 한 발자욱 내딛었을 뿐이지만,
인류의 짧은 역사동안, 아무것도 모르던 선조들이,
나름대로 지혜와 지식, 불굴의 탐구정신으로
여기까지 과학을 발전시켜 온 수많은 과학자들의 땀과 열정...

그래서, 광활한 우주에 대한 무한한 경외감,
생명과 보잘 것없는 우리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 인류 ’문명’에 대한 대견함,
개개 과학자들의 탐구정신에 대한 존경심,
등으로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끼며 책장을 덮었다.

20년 전, 우주의 경이로움에 대한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던 여중생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는 동안,
이 글을 쓴 칼 세이건(천문학자이자 과학 칼럼니스트)은,
이미, 고인이 되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나를 비롯한 많은 이에게 
과학과 우주의 꿈을 심어주었던 그에 대한 고마움을 
그가 그토록 사랑하며 연구해왔던,
지금 혹시 그가 살고 있을지 모를,  
광막하고도 아름다운 ’우주’에 바친다. 

곰토의 평점 : 10점

(’우리들의 책이야기’ 에 포스트로 공모했다가 낙선한 독후감.
이 책을 읽고자하거나 이 책을 궁금해할 누군가를 위해 이 책의 가치를 소개하고 싶어서
’포스트’로 분류되어 있던 글을  ’리뷰’로 옮겼다. 09.5.1)

<엄마와 아들 >

언젠가 서점에서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끌렸던 기억이 난다.
엄마와 아들이 그네를 타고 있는 그림..
아들 가진 엄마로서 언젠가는 내가 이 책을 읽게 될 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읽고 싶은 욕구가 내 마음에서 강렬해질 때를 기다려, 굳이 서둘러 책을 구입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던 차, 한 아들의 엄마였던 내가, 두 아들을 키워내야하는 막중한 사명을 띈 엄마가 되고,
큰 아들 재혁이도 조금씩 ’개성’과 ’자아’를 가진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이 보이게 되면서,
드디어,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충분히 차올라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 자식이 아들이냐, 딸이냐,. 는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결코 비교되어질 수 있는 것도, 비교해서도 안되지만,
최소한  ’좀 다르긴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약간’ 다른 점들.. 아들이 딸과 다른 여러가지 특성들은,
아들이 ’남자’로 커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것인 동시에
(예를 들면, 호기심이 강하고, 모험심이 강하고, 모든 일에 재미를 추구하는 것, 그리고 그 재미를 탐닉하는 경향.. 등등등)
막상 키우는 부모에게는 성가신 부분들이 많다.

얌전하고, 말 잘듣고, 싹싹하고 친절하고 얌전한 딸아이들에 비해선
장난 많고 모험심 많고 좀 더 제멋대로인 남자아이들 특유의 성향은
부모로 하여금 신경쓰이게 하고, 한 번이라도 손이 더 가게 만들며,
’육아’를 ’조용한 그 무엇’이 아닌, 
’정신없는 그 무엇’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향이 분명히 더 있다.
그래서, 아들과 딸을 모두 키워 본 동료 엄마의 말에 의하면
아들 키우는 건 딸 키우는 것 10배로 힘든 것 같다는 둥,
딸 키우는 건 아들 키우는 것에 비하면 거저 키우는 것 같다는 둥...하는 엄살을 부린다.

나역시. 뭔가 좀 거칠고, 더욱 고집세고 제멋대로인 이 아들녀석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벌써부터 고심에 잠길 때가 생기곤 한다.
그래서, ’남자 아이’를 키우는 일이
’거저 받는 선물’이라기 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숙제와 과업’으로 여겨지던 나에게
이 책은  "아들엄마! 힘내! 재혁이 엄마! 힘내!" 라고 나에게 파이팅 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
이 책의 이야기들이, 엄마와 아들사이에 이어진 아름다운 인연에 대한 
뭔가 감동적인 이야기 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재밌을 줄은 몰랐다..

아마도 재미있다고 느꼈던 건,
그저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 이야기가 아닌,
때로는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서로 신경전, 육탄전을 벌이기도 하는,
그러나 끈끈한 미운 정, 고운 정, 다 주고 받는,
현실 속의 엄마와 아들들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아들도, 그 엄마도,
어떤 모성신화속의 상상속의 무조건적인 천사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다양한 사랑의 빛깔, 다양한 인간미 모두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사랑으로 키워 낸 아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의 흐뭇함이 
이 책 모든 페이지에 가득가득 흘러 넘치고 있어서
이 책을 읽을 때는 미소를 띄지 않고 읽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재미있다고 느낀 그 느낌은,
 ’너무나 공감이 간다’,  ’어떤 상황, 어떤 심정인지 마음으로 이해가 간다...’
라는 표현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재미는 어쩌면, 아들과 으르렁 거려본 경험이 있는 엄마만이 제대로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혁이와 재원이와의 아들과 엄마로서의 인연에
더욱 마음깊이 감사하였다.

어쨌던, 이 책은 아들을 키우는 노력의 고단함을 위로해 주고,
아들을 하루하루 키워가는 일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었으며,
언젠가는, 우리들 사이에, 
우리들 만의 멋진 추억과 그리움이 재산으로 남게 될 거라는 걸 가르쳐 준. 
정말 멋진 책이었다.

언젠가 재혁이와 재원이가 크면, 소리내어서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
그러면서, "우리도 그랬지?" 하고 함께 눈 마주치면서 웃고 싶은 책이다.
하지만,  그럴 수 있을 정도로 재혁이, 재원이가 크기 전에는
아마도 이 책이, 우리 아들놈들이 엄마 속썩이거나 할 때
’아들때문에 화날 때 허허 웃어 넘길 수 있게 만드는 진정제’나 
’아들키우다가 생긴 마음의 생채기에 바르는 고약’으로 유용하게 쓰이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곰토의 평점 : 9점

(’우리들의 책이야기’ 에 포스트로 공모했다가 낙선한 독후감.
이 책을 읽고자하거나 이 책을 궁금해할 누군가를 위해 이 책의 가치를 소개하고 싶어서
’포스트’로 분류되어 있던 글을  ’리뷰’로 옮겼다. 09.5.1)


'엄마와 아들' 책을 읽고, 두 아들의 엄마임이 세상을 다 가진 듯 흐뭇하고 보람찼던 나에게도,
딸 없는 나에게 ’딸 키우는 재미’가 시샘나도록 만든 책도 하나 있었다.

<딸은 좋다>

이 책은 표지의 그림이 너무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워 당장 샀다. 
쪽수가 20페이지 쯤 밖에 안되어, 3분만에 이 책을 다 읽었다.
( 참고로, 이 책에 대한 신문기사가 났는데, 
이 책의 그림을 그린 저자는 그림을 완성하는데 1년이 넘도록 작업을 했다고 한다...
고작 3분이면 다 보고치울 분량의 책을 만드는 데 말이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었다.
이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의  마음도 푸근하게 감싸주긴 하겠지만,
이 그림책의 따사로움의 깊이를 충분히 흠뻑 느낄 수 있을까...

감동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책은 아니었지만 
뭉클하게 와닿는 막연한 그리움의 여운.. 그런 것들...

특히나, 작품속의 딸이 
사춘기무렵 엄마 옆에서 발톱깍는 장면에서는 
그냥 마음이 애릿해오고 감동으로 가슴이 조여 오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평범한 일상의 모습, 
언젠가 나도 우리 엄마옆에서 그래본 적이 있는 그 모습 그자체 였기 때문이었다. 

엄마와 딸이건, 엄마와 아들이건, 
그리워서 눈물짓게 만드는 건, 
생일날이라던지, 결혼이라던지 하는, 뭔가 거창했던 하루가 아니었다.
그냥.. 
엄마옆에서 발톱을 깎던 그 평범한 날들이었다...

첫 아들을 낳고 둘째 아이 출산을 기다리면서, 이 책을 다시 읽고,
이래 좋다는 딸 하나 만들어야 할낀데.. 하던 마음이 무색하게
둘째도 거무튀튀한 봉알이랑 실한 고추를 달고 태어났지만,
이상하게도 이 책을 다시봐도, 애석하거나 섭섭하진 않았다.

딸은 없을지 몰라도,
내가 이미 울 엄마 딸이었거든....
이 책을 읽을 때마다
현실 속에선 두 아들을 키우는 일로 매일 고군분투하는 내가,
우리 엄마 옆에서 발톱깎던 귀한 딸로 돌아갈 수 있어서,
내 행복감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곰토의 평점 : 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