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중에 이런 부분이 나옵니다.
[ 프뢰벨이 창안한 놀이 선물인 '슈필가베'가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보자. 프뢰벨은 가난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상업화된 장난감으로는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가베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우리나라에는 프뢰벨의 철학은 어디로 날아가 흔적도 없고 물건만 들어와 이것으로 수학을 가르친달지 머리가 좋아진달지 하면서 학습지에 끼워 파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키우면서 얼마나 제대로 키우고 있지 못하는지를 알게 해주는 부분이라서 무척이나 가슴이 뜨끔하고 공감하게 되어서 맨 처음에 적어봤습니다. 프뢰벨이라는 가치를 우리가 얼마나 왜곡시켰는지 알게되니 놀이라는 자체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저 또한 나름대로 소신있게 아이를 놀면서 키워야지 했지만 결국은 더 좋은 교육거리가 없나 더 좋은 교구가 없나를 기웃거리는 정도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남들 다하는 학습지 한장 안하고 그 시간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다니는데 그래도 아이에게는 적당한 놀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논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우리 아이도 집에 있으면 종종 '엄마, 심심해' 그럽니다. 집에 장난감이며 책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으면 뭐합니까? 집밖을 나서 공차며 매미잡으러 구경다니고 그런 것을 더 즐거워하는데...
내가 자랄 적만 해도 참 즐거운 놀이가 많았습니다. 할머니가 '밥 먹어' 그러실때 까지 해가 어둑어둑해질 때 까지 여름이건 겨울이건 밖에서 놀았으니까요. 땅바닥을 놀이터 삼아 뒷산을 아지트로 삼아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흥분이 되고 행복합니다. 그나마 나는 행복한 사람이었구나 생각이 들구요.
그렇다고 무조건 시대를 한탄할 수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옛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옛것을 아무리 외쳐봐야 시대는 변하니까요. 그러면 그 속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놀이가 필요할까요? 아마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은 놀이보다는 아이들에게 시간을 줘야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아이들 얼마나 바쁜지. 왠지 바쁘지 않으면 도태되는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아!!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부지런한 엄마로 거듭나야겠습니다. 운동장에서 하루 종일 축구도 해야겠고 비가 오면 질퍽한 흙에서 흙탕물 튀기기도 해야겠고, 풀이름을 더 알아두어 아이와 풀 찾기도 해야겠고, 또 무엇보다 동성 또래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주어야 겠습니다. 제가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아이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했거든요. 엄마가 천번 놀아주는 것 보다 또래와 어울려 한시간 노는게 더 많이 노는거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