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반려동물이란 말을 처음 들은 것은 지난 여름이던가 목동에 있는 생명과학체험박물관에 아이와 관람하러 갔을 때 였습니다. 거기에 반려동물이란 말이 있어서 해설자에게 물어봤었거든요.. 반려동물이란 말이 있었구나...아~~~ 참 좋은 뜻의 말이구나 라고 느꼈었는데...그런데 또 여전히 애완동물이란 말을 쓰고 있네요.

 하지만 '안녕, 치와오'를 아이와 같이 또 읽게 되면서 이제는 확실히 반려동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책의 내용을 뛰어넘어 아주 가슴이 뭉클하고 조금은 아팠거든요. 우리 아이가 아직 어려서 그냥 강아지가 귀여운 줄로만 알겠지 했는데 막상 책을 읽어주니 무척 당황해 하는 눈치였습니다. 제가 마지막을 읽어주고도 굳이 강아지가 죽었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느낌으로 굉장히 슬퍼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깜짝놀랐답니다.

 너무 쉽게 동물을 돈으로 소유할 수 있고 또 너무 쉽게 동물을 버리는 이런 슬픈 현실속에서 읽으니 더욱 마음이 짠 하더라구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 또 많은 어른들이 공유했으면 하는 내용의 책입니다. 우리 아이도 만날 강아지 타령을 하는데 왠지 더욱 신중을 기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동물을 기르기에는 너무 무책임한 것 같으니까요...

 나리유키 와카코라는 일본작가의 글인데 우리네 정서에도 정말 딱 들어맞는 내용입니다. 물론 그림도 정겹구요..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큰 아픔과 이별일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의 책임감은 지녀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며칠전에도 아들녀석하고 서울대공원 동물원가서 우리 안에 갖힌 동물들 보고 좋아라 하고 왔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행동이 왜이리 부질없는 행동으로 느껴지는군요. 괜히 가슴 한쪽이 짠해지는 것도 같고... 말로만 동물사랑, 동물보호 라고만 외쳤지 진정으로 동물들의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살아있는 동물이 아이에게 좋다는 말 때문에 참으로 무책임하게 수족관에 금붕어를 키우고 또 플라스틱 병속에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키우고 있답니다. 하지만 금붕어 먹이를 제때 주지않아 죽은 금붕어가 몇마리이며 작은 통 속의 애벌레는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나름 대학에서 환경을 전공했다는 사람으로서 더더욱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겠습니다.

분명 사람만 행복할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니고 자연이 주는 혜택을 사람만이 누릴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닌데 인간은 참 이기적인 것 같습니다. 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에코브리지를 보면 정말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이 산과 저 산을 잘라놓고서 겨우 해놓은 것이 에코브리지라니... 물론 나 또한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자로서 큰 소리 낼 자격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너구리한테 동물들한테 참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너구리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너구리의 야생성에 대해서 너구리의 습성에 대해서.. 책을 읽는 내내 살아남은 꼬리별과 흰눈이가 나쁜 일을 당하는 것이 아닌가 몹시 불안했는데 다행히 좋은 친구들 초록이와 폼생이를 만나 덜 외로워졌고 또 지혜롭게 현실을 헤쳐나가는 모습에 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동물원을 선택한 흰눈이가 행복하다 불행하다는 흰눈이만 알 수 있겠지요. 다시 한번 인간과 동물이 공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너무 슬프지도 않고 또 너무 허구적이지 않게 사람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동화책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행복해져라 너구리를 읽고 동물들에 대해서 좀 진지하게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엄마된 자로서 울 아들에게 옳지 못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