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에 이런 말이 나온다. '좋은 엄마 되기, 사랑만으로 충분치 않다'
나를 포함한 많은 엄마들이 사랑만 듬뿍주면 아이가 잘 자랄거라고 그렇게 스스로 위로하면서 아이를 키운다. 하지만 실상은 아이에게 사랑만 듬뿍주기도 쉽지 만은 않은 것은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그만큼 아이들은 시시때때로 부모들을 시험에 들게 하는 것 같다. 자식을 키워봐야 비로소 인간이 된다는 말을 정말 실감하는 때이다. 솔직히 나 자신도 애를 키우기 이전에는 내가 이렇게 모질고 부족한 엄마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초보엄마라지만 어찌나 모르는게 많고 어찌나 복잡한 일들이 생기는지~~
이런 류의 육아서들은 늘 나를 돌아보게 한다. 다시 한번 채찍질하게 하고 때로는 용기를 때로는 질책을 준다. 작가가 수년간 엄마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부모 코칭을 해오면서 적은 내용이기 때문에 참 마음에 많이 와닿는다. 첫째, 아이와 엄마가 마치 서로를 마주보는 거울상과 같다라는 것이다. 아이가 문득문득 나와 똑같은 말투를 사용하고 있을 때 정말 흠찟 놀란다. 물론 좋은 말들만 따라했으면 좋겠으나 지겨워~ 이런 나의 말투까지 따라하니 참으로 당혹스럽다. 아이의 모든 말과 행동은 나의 거울인데 그런 나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아이만 다그쳤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부끄럽다. 우리 아이가 좀 소극적이고 마음이 여려서 한 걱정이었는데 앞으로는 엄마인 내가 좀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둘째, 다른 사람의 성공사례가 내 아이에게 그대로 들어맞는다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말 주변에서 말들도 많다. 뭐는 어떻고 저떻고 그건 안되고 되고 휴~ 그 말을 다 귀담아 듣다가는 아이 한명 제대로 키울 수 없을 것 같다. 절대 남의 아이와 비교하지 않기. 우리 아이가 24개월이 되도록 말이 늦어서 주변에서 얼마나 많은 조언과 충고를 들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대신 열심히 책을 읽어주었다. 그랬더니 지금은 어느아이보다 말잘하는 언어력이 풍부한 아이가 되었다. 앞으로 크면 클수록 수많은 성공사례들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겠지. 하지만 엄마가 주관을 갖고 서야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일깨워 준 책이다.
셋째, 육아의 고민뿐 아니라 아이 키우는 즐거움을 누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와닿는 내용이다. 아이 키우는 즐거움... 그 커다란 즐거움을 나는 잘 느끼지 못하고 그냥 우울하고 힘들고 괴로운 일로 여겼던 것 같다. 특히 친정이나 시댁 어느 한쪽의 도움도 전혀 바랄 수 없는 나같은 사람은 온전히 육아가 나만의 문제이니까 더욱 힘들게 생각되었다. 그리고 내가 직장생활을 그만 둔것도 모두 아이때문이라는 생각도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리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말고 당당하게 내 일을 찾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아이와 있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얼마나 교감하냐가 더욱 중요한 것임을....
애정형 엄마, 통제형 엄마, 자율형 엄마, 비판형 엄마가 유형별로 등장한다. 물론 체크리스트가 있어 책을 읽기전에 나는 어떤 엄마인가 체크할 수 있어 더욱 유용한 것 같다. 어쩌면 그 체크리스트에 체크를 하기가 겁나기 까지 한다. 과연 나는 어떤 엄마인지를 두루뭉술 아는 것과 달리 제대로 똑부러지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아이를 키우면 참 단순할텐데 말이다. 하지만 나는 어떤 엄마에 속하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아이와 엄마가 행복하게 삶을 공유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