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40인지 41살인지 42살인지 가끔 헷갈린다. 그만큼 시간이 정신없이 빨리 흐른다는 소리같기도 하고 아니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싫어서인 것 같기도 하다. 은퇴 후를 생각하기에는 아직 멀어보이기도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40대는 총알과도 같이 빨리 지날 것이고 이렇게 대책없이 하루하루 즐기면서 살다보면 금방 은퇴 후가 되고 말 것이다. 게다가 나는 노후가 보장된 연금이 빵빵하게 나오는 공무원도 아니고 단지 시간강사를 하면서 남편의 월급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40대 주부이니까 더우기 은퇴 후를 자꾸 생각하게 된다.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전부 노후를 걱정하는 것은 틀림없는데 솔직히 구체적인 것이 준비된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막연한 기대 혹은 막연한 걱정 아마도 그게 다일 것이다. 우리 부부도 우스개 소리로 노후에 낚시터 하나 해야겠다고 알아봐야겠다고 말은 농담처럼 하지만 실제 실천으로 옮긴 것은 하나도 없다.

 

솔직히 누구나 살면서 은퇴 후에 대한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나서의 차이점은 크게 없을 것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책을 읽고 무엇인가 실천을 하는 사람에게는 큰 감동이고 교훈이 되는 책이겠지만 그저 글자를 읽고 났을 뿐이라면 또 똑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작가의 주변에 있는 실제로 은퇴 후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예를 읽으면서 느껴지는게 많다. 다른 책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은퇴 후의 삶은 대부분 돈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돈말고도 더 중요한 것들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충고해준다. 돈이 풍족해서 여기 저기 여행하는게 가장 행복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은퇴 후에 과연 여행만으로 행복할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여행을 할  수 있는 건강이 밑받침되어야 하고 그리고 여행을 같이할 좋은 친구들이 있어야 한다. 은퇴 후의 삶에서 돈 말고도 필요한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가장 고민하는 것은 은퇴 후에 어떤 직업을 갖을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것인지 어떤 일을 하면서 수입도 생길 수 있을 것인지는 지금부터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물론 지금 생각은 막막하기 그지 없다. 그래도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은퇴 후 아무 것도 할일이 없는 답답한 삶이 될 것은 뻔하다. 은퇴 후 자신의 명함에 무엇을 써넣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훨씬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아주 근사한 어떤 지휘나 명예가 아니라 나를 내세울 수 있는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보여줄 나만의 명함에 무엇이라 써야할 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것 같다.

심리학은 어렵다.

모든 사람에게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그렇다는 말이다.

나는 이과를 선택해서 공과대학을 나왔으며 졸업후 엔지니어링 회사에 근무했다.

사고 자체도 참 단순무식하다.

심리학이라는 과목은 수업을 들어본 적도 없고 또 관련 책도 읽어본 적이 없다.

이 책의 제목이 불가사의 심리학인걸 보니 아마도 나 말고도 심리학을 조금은 생소하게 조금은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아무튼 올 가을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 사람 마음을 약올려서 힘들었는데 좋은 책을 만나 조금은 위로가 된다.

나같이 심리학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이유는 알기 쉽게 배우는 과학적 사고의 기술이라는 문구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챕터 1.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를 읽기 시작하면서 곧 바로 뜨악했다. 아니 이건 뭐 대학교 전공서적도 아니고 이렇게 심도깊게 아니지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대고 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심리학이란 무엇인가를 학문적으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으나 읽어도 읽어도 그렇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심리학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참으로 지루한 챕터였고 책의 시작이었다. 연구 방법에 따라 심리학을 공부한다는데 발달 심리학이니 임상 심리학이니 단어 자체가 생소해서 심히 난감했다.

 

하지만 그 지루함을 조금만 참고 견디면 곧 심리학의 재미있는 부분을 만나게 될 것이다. 마치 EBS 교육방송에서 심리학에 관해 잘 만들어진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예전에 아이의 사생활이란 프로그램이 성공하면서 책으로도 나와 읽어본 적이 있다. 우리가 이미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하고 있었던 다양한 현상들이 전부 심리학에 나와있는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실제로 게인 로스 효과라고 하면 뭐지? 하면서 긴가민가 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우리가 다 알고 있는 현상이다. 깨진 유리창 현상은 좀 충격적이었다. 도시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했더니 도덕성이 저하되고 결과 범죄의 증가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여기에 숨겨진 사람의 심리를 살펴보는 것이 공감도 되고 때로는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나쁜 것은 그 즉시 눈앞에서 치우라고 한다. 그리고 더러운 것은 눈에 담지 않는다. 심리학은 하나의 학문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현실인 셈이다. 내가 뭔가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꼈다면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나도 몰랐던 나의 심리, 그리고 타인의 심리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자아이라고 해서 레고를 전부 좋아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우리 아들은 참 많이 좋아한다. 왜그리 레고에 집착하는지 걱정이 되면서도 레고도 다른 장난감하고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장난감을 갖고 노는게 정상이니까 요즘은 그려려니 하고 있다. 레고 어드벤처 북이라는 책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우연히 알게되었고 우리 아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기에 레고 어드벤처 북을 만나게 되어 너무나 반가웠다. 안그래도 요 며칠전에 차를 타고 어딜가면서 우리 아들이 자기는 커서 레고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했다. 레고 디자이너가 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했더니 그럼 레고 코리아에 다니면 된다고 한다. 레고 코리아는 판매회사이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없다고 하니까 레고 판매라도 하겠다고 한다. 아이고 머리야~~~~ 그러더니 레고 어드벤처 북을 받자마자 드디어 디자이너의 길에 푸욱 빠졌다. 집에 있던 시리즈들을 하나둘 씩 꺼내오더니 새로운 것들을 조립해 보고 이틀동안 집에서 꼼짝을 않는다. 덕분에 나는 편안한 주말을 보냈지만 어쩌면 저렇게도 레고를 좋아할 수 있는지 신기하다. 안그래도 책을 사랑하는 우리 아들인데 아마 우리 아들에게 최고의 책은 레고 어드벤처 북이 아닐까 싶다. 학교에 들고 가지 않는다고 한게 기특할 정도이다.

 

 

레고 어드벤처 북은 메간 로스록이라는 레고회사의 최고 디자이너가 그 동안 자신이 만나온 수많은 레고 빌더들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모아 소개하는 책이다. 이미 시리즈로 나와있는 레고들 중에서 시중에 판매되었던 제품 말고도 더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챕터가 1부터 14까지 나뉘어져 있고 각 챕터는  미래, 현재, 중세를 뛰어넘는 신나는 모험을 통해 레고라는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생생한 사진과 각 캐릭터들이 마치 사람처럼 말풍선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약간의 만화적인 요소가 들어있어 아이들이 더욱 좋아하는 것 같다. 기존에 있던 집만들기 블록들을 갖고 레고 어드벤처 북에서 소개한 집을 우리 아들이 만들었는데 집이 퍼즐처럼 접을 수 있도록 되어있어 내가 봐도 신기했다. 그동안 레고를 사주면 정해진 설명서대로만 만들고 거의 다른 것은 안만들어서 과연 레고가 어떤 도움이 될까 의심스러웠는데 아이가 집에 있는 부품으로 새로운 레고를 만들어내니까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우리 아들이 여기에 소개된 빌더들 처럼 온세계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레고 블럭을 만들어낸다면 그것도 정말 멋있는 일일 것 같다.

  

 

거실 한가운데 레고들을 늘어놓고 아주 신난 우리 아들이다.

레고라는 것이 그냥 아이들 장난감으로만 생각했는데 어드벤처 북을 보고나니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아주 간단해 보이는 우주 거북이도 나보고 만들라고 하면 아마 만들지 못할 것이다.

우주 거북이를 작은 블럭으로 표현해내고 상상해내고 만들어 낸다는 것이 참 대단한 것이다.

또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블럭으로 생명을 주어서 이미 친구가 되고

그 친구와 함께 상상속 나라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것이다.

모험이 끝나지 않았듯이 다음 책도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