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은 깊다’ 를 읽고

 

‘더 깊은 묵상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성경의 행간 읽기’ 라는 표제처럼 이 글은 그 동안의 성경 묵상의 차원을 뛰어 넘는다. 사실 많은 부분이 부딪혀서 진도가 나가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머리말에서도 저자가 밝혔듯이 피상적으로 읽었던 습관을 버리고 질문을 하면서 신학적인 QT를 하여야 한다는 점을 염두 한다면, 이 책은 굉장히 개인적인 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성경지식에 의문을 가지거나,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아마도 이 점이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 될 듯하다.

 

(요한복음 8:32)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의 말씀처럼 저자는 깊은 묵상 및 대화를 이용한 묵상을 하면서 진리를 인식한 기쁨을 표현하였다.

 

나 또한 이 글을 읽으면서 그런 저자의 감동을 살짝 간접체험을 할 수 있었고, 그 중 몇 가지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에덴동산에서의 아담과 하와에게 기회를 주셨다’는 해석, 즉, 하나님은 자신과 교감하는 존재로 인간을 만들었고, 그 인간은 하나님과 완전하게 교감할 때까지 성숙하기 위한 에덴동산에서 쫒겨남은 심판이 아닌 축복이라는 관점도 생각을 깊게 하는 부분이 되었다.

 

‘요나와 하나님의 떨어짐의 미학’ 이라는 해석은 굉장한 사색을 하게 하였다. 하나님과 거리를 두려는 요나와 물고기를 사이에 둔 하나님의 침묵, 그리고 이어지는 요나의 침묵, 기도로 맞서는 요나, 그 사이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요나에 대한 애정 이 모든 것이 새로운 시각이 되었다. 너무나 인간적인 하나님의 모습에 대한 해석에 살짝 미소를 짓게 되었던 부분이다.

 

‘나사로’의 비유를 통한 예수님의 가르치심 또한 시각을 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회인 나사로와 이스라엘인 부자의 비유를 통해 거룩한 교회를 지향하는 묵상을 통해, 내가 다니고 있는 교회의 진정한 사명을 깨닫게 되었다.

 

‘종에 대한 경고- 씨 뿌리는 자, 가라지 비유’를 통해 나 자신이 하나님께 쓰임받기로 한 ‘종’이지만 이 ‘종’의 무능이나 게으름으로 인해 하나님이 직접 역사하시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넌 그냥 두어라. 그것이 나를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영적으로 게을러지지 말자~’

 

너무나 많이 들어서 오히려 묵상이 안되는 ‘탕자의 비유’를 통해 내자신의 모습은, 둘째도 종도 아닌, 첫째아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양한 관점에서 묵상하게 하는 이 부분은 그만큼 많이 놀라고 그 깊이를 깨닫기 어려웠다. 투정하고 타인과 비교하는 첫째아들의 모습을 한 내 자신을 반성하며 새롭게 시작하자!

 

그 밖에도 혼인잔치의 비유, 열 처녀의 비유,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한 저자의 깊은 묵상은 나의 얕은 큐티의 깊이를 반성하게 하였다. 물론 변증법적인, 또는 행간에 있는 의미 추측, 다양한 적용등의 방법적인 문제에서는 아직도 나는 많은 부분이 부딪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성경을 읽지 말자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저자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고 비판할 수도 있고, 너무 억지라는 생각도 할 수 있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기 전에 곡 12편의 해당하는 성경말씀을 그때그때 깊이 읽고 각 편을 읽기를 권고한다. 저자의 관점으로 빠지기 쉬울 때 다시 성경말씀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주일학교 교사다. 그리고 매년 늦가을이면 내가 내년에도 이 봉사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교사를 하기에는 신앙이 부족해.’라는 이유로 그만두려 시도했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지인이 ‘아직도 교만하군. 그대가 교사로서 자신감이 있어서 교사를 하는 줄 알았나보군. 아니네.... 하나님이 쓰신다는데 그건 감사로 받아들여야지.....’

그리고 올해 세상의 일로 너무 바빴다. 그리고 점점 예전의 신앙을 되새김질하면서 간신히 살아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조치가 필요했다. ‘견고함’에 나오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복음’처럼 ‘견고함’ 책을 접했다.

이 책은 인생의 책장에 그 많은 책들을 견고하게 붙잡아 낙망하지 않도록 하는 두 개의 북엔드(Book End)에 대한 이야기다. 집을 지탱하는 두개의 기둥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의’,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성령의 능력’이다.

처음의 북엔드인 ‘그리스도의 의’ 로 나는 ‘칭의(justification)’를 입어 의롭다고 인정받았다. 내 삶의 모습이나, 나의 행실, 마음으로 인정받은 것이 아니다. 그 은혜에 대한 감사에서 우러나오는 겸손과 사랑의 섬김으로 나는 ‘교사’로 섰다. 앞에서 나의 고민은 나의 ‘자기의’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를 지배하던 ‘끈질긴 죄책감’에서 해방되었다. 나는 깨끗해졌다. 그리스도의 의로...... 그리고 동기를 부여해 주는 복음의 능력으로 나는 계속 깨끗해진다. 현재형인 것이다.

또다른 북엔드인 ‘성령의 능력’으로 무력한 나는 성령의 능력을 믿고 의지하여 변화와 섬김을 위한 하나님의 능력을 부여( enablement ) 받는다. 이 북엔드는 내 안에서 이루어지는 역사를 나타낸다. 내가 능동적으로 책임지고 성령의 협력사업을 하는 것이다. 성령에만 의존하여 날마다 하나님과 교통하고 거룩한 위로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자기 의존적 태도’에서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첫 번째 북엔드를 제공하시는 그 사랑에 대한 감사는 두 번째 북엔드에 의지하여 하나님의 계명에 순종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누리는 것이다. 그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면서 하루하루를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