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바로보기’를 읽고

 이 책을 접하기 전에 내가 생각했던 유대인에 대한 생각은 이러했다. 머리가 굉장히 좋은 민족, 제 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가 이끌었던 독일이 멸족시키고자 했던 민족, 세익스피어의 소설에 나오는 돈만 아는 수전노 민족, ‘탈무드’의 교육지침서가 유명한 민족, 교육에 관한한 열성인 민족, 지금도 미국의 경제 및 정치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세력, 유럽인들이 싫어하는 민족, 예수를 죽인 민족, 선민사상에 의해 자신의 민족만 구원을 얻는다는 이기적인 민족, 하지만 우리 나라와는 별 상관없는 민족이었다.

나름대로 세계사를 좋아했던 나로서도 유대인의 역사란 2000여년전에 사라진 역사였고, 그것이 십자군운동, 르네상스, 종교개혁, 신대륙 발견, 대영 제국의 탄생, 초강대국 미국의 부상, 홀로코스트 등의 사건들이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대규모 이동’ 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저자의 프롤로그를 보면서 그 큰 사건들이 유대인 역사와 어떻게 엮겨지게 될 지 굉장히 흥미로웠다.  저자는 세계사의 곳곳에서 숨겨져 있거나 축소되었던 유대인의 삶을 담담하게 서술하면서 기독교의 과거의 만행(?)도 비판하는 시각도 보인다. 아마도 저자가 이스라엘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라는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유대인을 옹호하는 그들의 역사로 치부했을 것이다.

 저자는 유대인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잠시 인용한다면, 유대인은 선택된 민족, 그러나 고독한 민족이라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일방적인 선택하심에 기인하여 타 문화와 동화되기를 거부하고 그들만의 종교적인 전통을 고수하는 민족이어서, 결국 타민족의 미움, 질시, 핍박, 집단학살의 위험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유대인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죽인 민족’ 이어서 유럽인들의 무의식 속에는 ‘예수를 죽인 유대인을 미워하고 괴롭히는 것이 결국 하나님의 원수를 갚는 것’ 이라는 생각이 있어 그들을 터부시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글을 전체적으로 읽어보니, 결국 유대인을 받아들였던 영국도, 미국도, 또한 유대인을 배척했던 많은 유럽국가들도 그들의 돈, 즉 그들의 지혜의 산물이었던 부의 축적을 시기하거나, 또는 그것을 빼앗으려 했던 목적이 강해 보인다.

 처음, 로마에서 바울의 포교활동을 통해 개종했던 많은 유대인들, 이방인들, 또한 로마황제의 신격화(황제숭배정책)의 희생양이 되어 박해를 받았던 초기 기독교인들을 생각해보면, 히틀러의 독재 아래서 반유대인정책을 했던 그 많은 기독교인들의 침묵과 묵인은 정말 현대의 겉모습 뿐인 종교생활을 하는 ‘주일신자 평일불신자’ 들과 다를 바가 없다. 한 이스라엘 작가가 한 말 중

  ‘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가 아니라 무서운 증오의 종교다. 모든 역사는 이 종교가 모든 면에서 완전히 파산했음을 끊임없이 증명해 주고 있다’

라는 말은 가슴을 아프게 하고, 중세와 근대 그 기독교라는 이름 하에 죽음을 당한 많은 이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그래서인가, 한국의 ‘안티기독교카페’ 의 활동은 또한 기독교인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다. 역사에서 봤듯이 기독교가 신앙이 아닌 종교와 권력의 모습으로 금방 바뀔 수 있으며 그 피해는 민족종교인 유대교의 배타성보다 몇 백배 더 강하다.

 세계 제 2차대전 속에서의 핀란드 만네르헤임 사령관의 행동은 더욱 빛이 난다. 한 영혼의 생명이 국가 독립의 명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성경의 원리를 삶에 적용하여 핀란드 내의 유대인의 생명을 히틀러에게서 지킨 그의 결단은 결국 이 시대의 기독교인들이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저자의 에필로그에 나왔던 성경 속의 유다와 요셉의 적용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결국 유대인들을 이해하고 ‘예수님이 유대인들에게 자신을 계시하는 날이 속히 오도록 기도’하는 것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세계사 중심의 역사와 국사 중심의 역사로 인해 이슬람은 우리와 굉장히 멀게만 느껴졌던 나라였다. 하물며 그나라의 역사는 더더욱 생소하고 낯설었다. 우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나라처럼.....

911테러, 김선일 살해사건, 분당 샘물교회 봉사팀의 납치 및 죽음~ 반짝 관심 있다가 제 3국의 일처럼 느껴지며 또다시 사그라졌던 이슬람 문화에 대한 관심....

이스라엘의 선교사로 사역하는 저자의 시각에서 이스라엘 및 중동이라 부르는 아랍세계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책을 통해 내가 그동안 이슬람의 사건이라 생각했던 부분은 빙산의 일각이거나 오히려 오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서, 911테러, 중동전쟁,  PLO, 알카이다 등의 그들의 역사에서 드러나는 표면적인 시각을 벗어나, 그 해결책을 고민하고 기도하며 이슬람 역사를 살펴보는 저자의 의도를 느끼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역사의 흐름을 굵직굵직한 사건들의 연결을 통해 전개하는 방식이 역사교과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고, 용어가 낯선(하물며 거론되는 인물의 이름도 낯선) 부분에서는 독자의 눈높이에서 차근차근 알려주는 글의 형식도 좋았다. 그리고 맘 놓고 나의 무식을 인정하며 읽었다. 적어도 대다수의 다른 독자들도 이 부분은 생소할테니....... . 그만큼 이 글은 중학생 정도의 친구들도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를 진행하였다. 간간히 나오는 ‘지도’는 꼭 명심해 보기를...... 과거 아랍인의 삶의 행보를 이해하고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가 발전되는 과정이 지도를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슬람의 종교의 태동 및 전개과정, 칼리프와 술탄, 아랍인과 유대인과의 이해관계와 배척, 그리고 대립부분도 잘 설명이 되어 있다. ‘두란노’에서 출간되었지만 기독교적인 관점이나 종교서적이 아닌, 좀 더 중립적인 관점에서 이슬람의 역사를 풀어나갔고, 근현대사의 부분에서는 이스라엘의 건국의 배경 및 일반인들이 생각하기 쉬운 오류도 잡아내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줄거리를 소개할 필요가 없다. 이 자체가 긴 이슬람 역사의 줄거리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단어를 하나하나 머릿속에 새기면서, 의도적으로 그들의 사건들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망각되어 버릴 그들의 역사를 붙잡아본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쓴 이 글을 쓴 동기를 소개하며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저자는 우리 역사 인식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슬람 문명과 이슬람 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돕고자 이 글을 썼다.
 저자는 오늘날 벌어지는 중동 문제의 뿌리를 찾고 그 해결책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
 저자는 중동 지역의 갈등의 핵인 예루살렘 현지에 살면서 느낀 내부자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이 글을 썼다.

 그리고 나는~ 

그 저자의 동기에 맞게 이 글을 통해 좀 더 이슬람 문화가 한 발자국 더 이해가 되었다. 나처럼 세계사를 좋아하나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 편중되어 있던 사람들에게 문화적 충격을 줄 것이다.

 

오랜만에 책을 두 번 읽게 되는 책이었다. 처음에는 담담하지만 밝은 관점에서 시종일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여서 한 번 읽을 때는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되었고, 막상 서평을 쓰려니 다시 한 번 꼼꼼히 행간에 있는 저자의 감정을 이해하면서 읽게 되었다.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 속에서 번뜩이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는 자세는 시종 일관 따스한 느낌을 자아내게 하였다. 특히, 가족에 대한 소소한 일상을 글로 나타내는 저자의 모습 속에 현재 우리 사회를 사는 4~50대 여인들의 시각이 드러나 있는 것 같아 많은 공감대를 가지게 했다.

 엄마, 어머니라는 존재는 이 글의 전체에 흐르고 있는 사랑의 원천으로 글 곳곳에 표현되고 있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상처 역시도 희생적인 밀알의 모습을 삶으로 보여준 어머니에 대한 추억으로 아물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굳이 저자와 같은 가난하고 부족한 삶을 살지 않았더라도 간접적으로 느끼는 70년대의 어려웠던 시기, 공감하는 추억들이 너무 많아 이 글은 오히려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체험이 될 수 있었던 부분도 매력적이었다.

 두 자녀, 이삭이와 이슬이의 소소한 생활 중에 나오는 깊은 묵상거리 역시 이 글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이었다. 특히, 밝은 시각의 인사성 바른 긍정적인 이삭이의 모습을 통해 세상의 기쁨이 되고자 했던 어린 예수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곤 했다.

 “ 엄마, 우리는 그냥 이렇게 혼자인 것 같지만, 사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하나님 품에 안겨 있는 거야. 엄마도 나도 지금 안겨 있어. ...(후략)” 어려운 결정이나 힘든 상황에서 더욱 외로워 질 때 생활에서 보여준 이삭이의 모습은 큰 힘이 될 것이다. 특히, 청소년의 자녀를 둔 어머니들에게는 부러움과 함께 기도제목이 절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남편과의 관계, 하나님이 맺어주신 동반자로서의 모습을 통해 성장하는 크리스찬 부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랑이 싹터 그 사랑이 시어머님과 시댁 식구에 대한 사랑과 감사, 존경, 이웃에 대한 배려와 감사와 ‘만리만리아저씨’에 대한 따스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게 되면 일기를 쓰고 싶어질 것이다. 아니면, 나처럼 스프링이 달려 있는 수첩을 마련하여 가족에 보내는 짧은 편지를 쓰는 것도 권할 일이다. 시를 쓰고 그에 관한 에세이를 푸는 글 쓰는 방식 역시 참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저자의 시각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것 역시 이 글을 읽은 독자의 특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