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빚으로 지은 집(원제 House of Debt)』은 아티프 미안, 아미르 수피 교수가 올해 쓴 책으로, 국내에 박기영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올해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장하준 교수의 신간등 경제서적들이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요. 이 책도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와 뒤이은 대침체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으며, 가계 부채의 심각성을 이야기 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 대침체. "대침체와 관련해서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다. 미국의 가계 부채는 2000년부터 2007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불과 7년 사이에 가계 부채 총액은 두 배로 늘어 14조 달러에 이르렀으며 가계 소득 대비 부채 비율도 1.4에서 2.1로 껑출 뛰었다." (「1 보헤미아의 스캔들」)
저자들은 경제적 재앙에 대처하고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은 그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며, 2008년 금융위기와 대침체 그리고 원인으로 가계부채를 분석합니다. 금융시스템은 너무 많은 가계 부채를 양산합니다. 또한 지금의 대출 시스템은 거품이 붕괴되었을 때 채무자들이 모든 피해를 떠안게 합니다. "가계로 하여금 과도하게 빚을 지게 함으로써 돌아가는 금융 시스템은 우리가원하는 바와 정반대의 시스템이다. 왜냐하면 빚은 오직 채무자에게만 위험을 지우기 때문이다. 우리는 집값 하락 같은 충격에 대비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원하지만 우리가 이 책에서 보이듯이 현재의 금융 시스템 아래에서는 집값 하락의 충격은 고스란히 해당 주택의 소유자만 받게 된다."(「1 보헤미아의 스캔들」)
경제서적은 개인적으로 친근하지 않은데다 생소한 용어들에 긴장했지만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한국어판 서문」등에서 전체적인 방향을 이야기 하고 있어 본문을 읽기 전에 읽으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그리고 우선 번역이 잘 되어 있고, 중요한 용어나 부분에서 다른 색으로 처리한 점, 전체적인 편집이 읽기에 좋게 되어있으며, 원 저자들 또한 "이 책은 눈에 쉽게 들어오는 그래프와 수식 없는 설명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실은 대부분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에 실린 연구들을 쉽게 풀어 전달한 것이다. 또한 단순히 주요 변수 사이 통계적 상관간계에 기반을 두고 설명한 것이 아니라, 제도의 차이, 지형의 차이 등 외생적인 변화를 이용해서 영리하게 인과관계를 보이고 있다. 인과관계에 기초해야 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고, 바람직한 정책적 대안이 나올 수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부채의 해악과 거시경제와의 상호 작용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학자들이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어떤 통계와 방법론을 쓰는지도 즐겁게 접해 볼 수 있을 것이다."(「옮긴이의 말」) 에서 보듯 독자들이 책을 읽는데 있어 좋은 배려를 제공합니다. 우선 읽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주택 시장이나 압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수백만 가계에 대한 정책이 거의 없다는 것은 재앙이나 마찬가지였다.> 나아가 <금융 부문, 자동차 산업, 주정부와 지방 정부가 입은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고통받는 주택 소유자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 이들에 대한 구제 금융은 없었다>." (「10 부채탕감」)
과연 빚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발생할 때 어떤 정책적 대응방안을 고려 해야 하는지.
이들이 말하는 가계 부채의 중요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경제학자들의 의견들도 제시하며, 사회에서의 도덕적 관점으로 보는 빚을 낸 개인을 도와주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며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더 큰 문제로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책에서 이들이 제안하는 모기지 계약 형태는 '책임 분담 모기지' 입니다. 거품이 터지고 저소득층의 주택이 압류되고 그로 인해 소비 지출이 줄고 총수요가 감소, 결국 대규모 실업과 생산 감소의 빚과 파국의 악숙환의 반복을 막기 위한 다른 방향. 지금 시스템에서의 채권자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것이 아닌 위험을 보다 고르게 나누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저자들도 해결책들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과 자신들의 의견이 다 옳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하다고 논의되지 않았던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해 보여준 작업들은 앞으로의 문제 해결에 있어서 그리고 우선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저자들이 제안한 체계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