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법에 대한 어렵고 난해한 이념을 논한 책이 아니다.
법을 모르는 사람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그러면서도 읽는 가운데 사회 이슈들에 대한 법학적 관점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식 면에서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첫 파트의 악마의 종족은 따로 있는가라는 부분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자들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정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쩜 이런 사람들이 있는 것인지, 한편으로는 그 자들의 성장배경이나 환경에 대해 말하는 필자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하지만 한 파트를 다 읽고 깨달은 것은, 결국 필자는 어떻게든 같은 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관한 부분까지 확장하여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비단 필자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에서 법조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참 폭넓은 사회적, 나아가서는 전세계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예술과 외설에 대한 판결부터, 부르카 착용에 관한 이야기, 테러리스트에 관한 단죄까지, 개인적으로는 한 부분밖에 보지 못할 수도 있는 내용에 대해서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법정에서의 확신이 안고 있는 리스크 내지는 불안정성에 대한 고민을 고스란히 넣어 이 책을 만들었다.
언뜻 생각해도 법정에서는 무언가 판결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그 여파는 사회적으로 당장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고, 쌓이고 쌓여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한 획을 긋는 사안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한 결정, 결정이 신중해야 하고 그 결정에 관련된 모든 이들,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의 의견 또한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가지 놀란 것은 이 책에 인용된 작품들이 너무 방대하고 그 분야 또한 다양하다는 점이었다. 책에 실린 것을 보면 대충 파악한 정도가 아니라 내용뿐 아니라 그 작가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 노력이 참 놀라웠다.
개인적으로는 머리말 부분에서 잠깐 언급되었던 자신이 다룬 사건 이야기가 참 흥미로웠는데, 물론 자신이 직접 관계된 사건을 책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겠지만, 너무 잠깐 언급되는데 그쳐서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