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인터넷에서 처음 본 순간부터 나는 가슴이 막 뛰었다.
아이와의 첫 해외여행지를 중국으로 정하고 난 후이기 때문에
내년의 여행을 대비한 정보 수집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노란 책을 손에 들고 1주일동안 얼마나 또 들떴는지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은 후 내 마음은 벌써 중국의 명소들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책을 읽기 전 저자 탐색부터 들어갔다. 전공도 아닌데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지낸 후 현재 중국어 번역 및 여행서를 내면서 중국에서 머물고 있다는 저자의 글은 단어 하나하나에서 자신이 몸소 부딪혀 얻어낸 소중한 산 지식들을 어떻게든 전해줘야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 책은 총 5군데의 유네스코 지정 중국 명소를 소개하고 있다. 주자이거우와 황룽, 황산, 장자제, 싼칭산이 그곳이다.
각 챕터를 보면 먼저 눈이 휘둥그레질 현지 사진이 수 페이지에 걸쳐 소개되고, 이어서 명소의 역사, 원주민, 얽힌 이야기 등 문화, 역사에 관련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다음에는 저자의 개인적인 소회를 담은 에세이, 그리고 여행자들이 가장 눈에 불을 켜고 봐야 할 구석구석 돌아보기로 한 명소에 대한 내용이 마무리 된다.
따로 사진촬영가 이름이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사진촬영 역시 저자가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수준이 내 보기에는 수준급이었다. 원주민들과 옛부터 전해오는 먹거리 역시 어디서 베껴와 편집한 내용이 아닌 저자가 직접 부딪힌 내용들이기에 상당히 구체적이고 인간 냄새 나는 내용들이었다. 각 명소들에 대힌 개인적인 감상 부분 역시 상당히 편안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행팁을 담아 놓은 구석구석 돌아보기 부분에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상당히 구체적인 이 여행팁은 저자가 직접 몇 번에 걸쳐 돌아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기재할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었다. 저자의 보물상자를 통째로 열어놓고 아무나 퍼가시오. 하는 그 마음 좋은 인심에 넙죽 받아줘도 미안하지 않을 것 같았다.
언제 가는 것이 좋으며, 어떤 상태에서 보는 것이 좋은지, 버스에서는 어느 쪽에 타는 것이 좋으며, 동선은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은지, 현지 분위기는 어떤지, 부분 지도를 통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시해 놓은 경로 등 말로 다 옮기지 못할 정도로 상세하면서도 직접 체험의 사실이 묻어나는 피부에 와닿는 문장들이 바로 옆에서 저자가 설명해주는 듯 쏙쏙 머리에 들어온다.
도대체 이 명소들을 저자는 몇 번이나 가 본 것일까. 시간의 흐름별로 달라진 현지 모습과 상황까지 적어 놓으니 10년 전에 가봤으니 나는 다 아오라는 자랑은 명함도 내놓지 못할 것 같다.
일정도 이틀 일정, 사흘 일정, 당일 일정을 구분하여 경로 그림까지 제시해 놓은 친절함이는 참으로 혀를 내둘렀다. 오지랍이 넓다는 본인에 대한 소개가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이 책을 읽고 소개된 곳을 찾지 않는다면, 아니 그곳에 가서 저자가 설명해준 대로 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엄청난 불신에 가득찬 사람이거나 입에 떠먹여줘도 못 먹는 사람일 것 같았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머리 맞대고 이 책을 보면서 때로는 배꼽 잡고 웃기도 하고, 때로는 저자가 안타까워 하듯이 개발로 인한 자연 훼손을 슬퍼하기도 했으며, 결과적으로는 꼭 가자는 데 뜻이 함께 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중국 지리에 문외한인 나 같은 초보자가 보기 좋게 중국 전체 지도에서 현지가 어디에 위치했는지를 보여주는 지도 한장 딱 첨부했다면 10000% 만족하는 여행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년 우리 중국여행은 이 책이 책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