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엄마라면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누구나 지대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하고, 때문에 이 책을 손에 쥐었을 때 내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 줄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초에 내가 찾는 답은 없었다. 이 책에만 없는 것이 아니라 영어공부라는 것이, 더 나아가서 공부라는 것에 한방의 해답이란 없는 것이었다.

 

이 책을 쓴 김현수 학생은 본인은 영어천재가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니 누가 보아도 분명한 영어천재가 맞다. 영어유치원을 3년을 내리 보내고 비싸다는 학원에 책을 천정까지 갖다 안겨도 입만 겨우 벙긋 하는 아이들을 주위에서 숱하게 본 나로서는 김현수 학생은 천재다. 축복받은 유전자인 것이다. 내 아이도 이랬으면 하는 질투심도 느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저자는 영어를 공부로 생각하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법을 물어보면 자신은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그저 책을 열심히 보았고, 열심히 들었고, 쓸 말이 있어서 열심히 썼다고 한다.

 

유아 및 초등 영어의 학습법을 알고자 이 책을 읽는다면 별로 알아낼 것이 없다. 저자 자신의 수준이 너무 높아서 처음 영어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적용할만한 지도법은 그다지 담지 않았다. 단지 중학생 이후,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알아둬야 할 필수 팁들이 아주 많이 실려있다. 또 수준 높은 디베이트, 작문 등과 관련된 팁도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책장을 덮으면서 머리에 남은 것은, 내 아이가 영어를 공부로 생각하게 하지 말아야 겠다는 것이었다.

요즘 학원가 설명회 시즌이라고 한다. 나도 한군데 다녀왔다. 많이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학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내 아이는 문제집에 치이고, 교재에 눌려서 6년을 보내게 될것 같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아직 나의 고민은 계속된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요즘 인체에 관해 배우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인체에 관한 책을 샅샅이 찾아보았는데요. 7세에 적합한 책은 생각외로 많지 않더라구요. 너무 어린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들춰보는 책이거나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아주 글자가 빽빽하고 그림도 리얼한 어려운 책이 대부분이라 책 고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이 책입니다.

 

일단 구성이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상처를 왜 입는지?에 관한 내용이 처음에 나오네요.

아이들 정말 많이 다치죠. 베이고, 멍들고, 혹나고.. 그러면 피가 나고 파랗게 변하고 부딪힌 부위가 튀어나오는데 그 이유를 아이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또 적당히 들춰보고 돌려보아서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팔이 움직이는 원리도 들추는 그림으로 아주 쉽게 나와있네요. 저도 보면서 많이 도움이 되었답니다.

 

가장 압권이라고 생각이 된 것은 음식물의 여행이라는 페이지였습니다. 밑으로 화살표시가 되어있는 종이를 쑥 내리면 음식물이 위, 소장, 대장을 거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답니다. 참 아이디어가 좋네요.

5대영양소와 5감에 대해서도 실감나게 표현해 놓았습니다. 돌리면 5대영양소와 5감이 돌아가면서 해당 내용이 표시되거든요.

 

이 한권에 인체에 관한 궁금증을 모두 풀어놓자니 조금 산만한 구성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6-8세 아이들이 접하기에 너무 부족하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꼬마박사의 신기한 발견이라는 시리즈네요. 계절부터 선사시대, 우주, 바다, 공룡, 물, 불, 숲 등 다양한 내용이 있습니다. 초등 입학 전에 다 읽히고 싶습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또 많은 편견을 받아들이게 되기도 합니다.

공주는 예쁘고, 착하고, 머리도 길고, 드레스를 입으며, 항상 왕자가 나타나서 사랑을 고백하고 등등등..

어려서부터 익숙한 그런 설정에 나도 어느덧 물들어 아무 생각없이 공주책을 읽어주고

또 아이는 예쁜 공주에 열광하며 언제나 공주책을 읽고나면 공주 그림을 그린다.

그 그림을 보면 눈은 왕방울만하며 반짝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수많은 보석이 달려있고

머리는 발목까지 치렁치렁하다.

 

그러다가 이 책을 보고 아이쿠 싶었다.

이 이야기에도 아주 긴 머리의 공주가 나온다. 그 머리 길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길어서 머리를 감으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고, 너무 무거워서 머리를 대신 들어줄 사람이 필요할 정도다.

머리를 자르고 싶어하는 공주에게 왕은 이 나라를 위해 필요하다며 자르지 못하게 하고,

시간이 지나서 이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한 공주는 과감하게 성을 나와 머리를 자르고 서커스에 들어간다.

 

아마 여기서의 긴머리는 눈에 보이는 머리뿐 아니라 공주를 속박하던 여러가지가 아닌가 싶다. 다른 사람들은 부러워할 수도 있지만, 본인이 불편하다면, 그리고 자유롭지 못하다면 행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주었다.

백설공주, 신데렐라를 읽고 마냥 예쁘고 인형같은 공주만 생각하던 아이는 성을 나와 서커스에 들어간 공주를 보고 재미있어 했다.

 

그래, 인생은 이런거란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란다.

아이뿐 아니라 나 자신도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