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평소에 말하기를 아주 자신있게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자신감’에 대한 저자의 서문때문이었습니다.
아이가 좀 더 당당하고 좀 더 자신있게 나서기를 바랬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본문에서는 저자가 운영하는 학원에 다녔던 아이들 얘기를 아주 간단하게만 기술하고 있었어요. 본인의 큰 아이가 말하기 훈련을 통해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좀 더 자세히 기술하거나 하는 등 각 에피소드들이 좀 더 자세했으면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네요.

본인의 큰 아이 에피소드를 보면 처음에는 싫다는 말도 못하고 친구가 때려도 가만히 있는 아이였는데 저자가 열심히 이끈 결과 나이답지 않게 조리있고 확실하게 의사표현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너무 간단하게만 나와있어요. 다른 아이들 관련 에피소드도 그렇네요.  

또 발음에 관한 지도도 이런 발음이 어떻게 틀렸다는 건 지적이 되고 있는데 그럼 입모양은 어떻게 하고 어떻게 발음을 해야 잘하는 발음인지가 궁금한데요. 가령 ㅐ와 ㅔ의 입모양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몇 개의 발음은 그림이라도 덧붙여서 설명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또 이 책에는 문제가 있는 아이들 중심으로 에피소드가 나와 있는데, 반대로 '보면서 정말 말을 잘한다고 생각되는 아이들' 이야기도 같이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와 어떤 식으로 말하기 훈련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특히 아이가 직접 작성한 글을 뉴스앵커처럼 읽어보게 하는 것은 아이도 좋아할 것 같아요. 말하기와 글쓰기 훈련이 동시에 되는 방법인 것 같네요. 또 앵커라는 직업의 간접 체험도 되구요.

절반의 얻음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구슬치기, 참 저도 여자아이지만 어릴 적 예쁜 구슬을 보면 욕심이 나서 괜시리 남동생 구슬을슬쩍 챙겨보기도 했었는데요. 우리 딸은 아예 본격적으로 구슬치기를 좋아한답니다.
3-4살부터 컴퓨터, tv, 애니메이션, 비디오에 빠져 사는 요즘 아이들, 기계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예전 저의 세대의 놀이를 알리는 내용이라 참 구수하면서도 정감가고 좋았네요. 

저 어릴 적에 보던 만화책 그림과도 닮은 이 그림을 아이가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습니다.
그림 또한 참 구수하고 정감가게 그려놨네요. 글밥도 적당하고 활자도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이 구성이 좋았습니다. 과장되면서도 희화화된 몸짓, 표정, 자세에 한참을 배꼽잡고 웃으면서 몇 번을 보고 또 보고...  사람은 이렇게 그려야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을 아이에게 이렇게 비뚤어지고 발가락 하나가 이만하게 확대된 그림은 참 낯설게 보이겠지만, 또 사람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이 사람 얼굴이니 뭐 어떻습니까.

요즘 아이와 잘 놀아주는 아빠 별로 없죠. 시간이 너무 없쟎아요. 하지만 아빠들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거 아이도 알겠죠? 이 책에 나오는 아빠는 참 재미있네요. 딸이 갖고 노는 구슬을 뺏어서 굴리는 것도 아니고 휙 던졌다가 구슬을 잃어버리고는, 엉엉 우는 딸을 위해 장롱 안의 짐을 다 빼놓고 기어이 장롱 밑 먼지 구덩이 속에서 구슬을 찾아주네요. 실제 상황이었으면 어떘을까요? 다시 새로 사러 가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이 책에서 아빠는 딸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구슬 사주기 싫어서요? 아니죠. 딸에 대한 사랑이고, 몸 바쳐 놀아주는 아빠의 마음이겠죠. 그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딸은 그 옛날 대청소 하는 날 꼭 우리 모습같습니다. 구슬은 벌써 뒷전이고, 이짐 더짐 뒤적이면서 또다른 재미에 빠져버리죠. 이 장면이 제 어릴 적과 오버랩되면서 괜시리 배시시 웃어봤습니다.

우리 딸에게도 이런 추억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는 옛말이 전혀 틀리지 않음을 나이 먹을 수록 깨닫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조금만 신경쓴다면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 것은 물론이고, 
만날 때마다 부담되는 사람, 꼭 했어야 한다고 몇 년 전 일을 고민하는 일도 없어질 것같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참 매력적인 말투,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으면서도 상냥하고 듣기 나쁘지 않은, 정말 따라하고 싶은 말투가 있다. 바로 이 책에 나오는 단호한 말투다.
공격적인 사람은 조금 깎아내고 너무 자기를 죽이는 말투는 기를 살리는 방법이 나와있다.
경우별로 내가 이 경우라면 하는 연습문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직장에서 상사에게는 정말 단호하기 힘든데 그런 경우를 콕 집어서 이렇게 저렇게 풀이해 놓은 부분이 가장 좋았다. 물론 이 책의 배경은 외국이기 때문에 보수적이고 상명하복에 가까운 우리 기업 문화에서는 적용하기 힘든 부분도 있으나, 필요 이상으로 입을 다무는 경우가 있는데 아주 가끔은 재치있게 넘어갈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통쾌하기도 했다.

물론 너무 사람을 대할 때 이 사람은 나를 이롭게 하기 보다는 자기 편의대로 행동할 사람이다라고 처음부터 경계하는 것은 좋지 못한 태도이겠지만, 내 경험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히 상업적으로는, 본인이 알고 있는 고객에게 유리한 사항을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나도 사전에 미리 할인되는 카드, 포인트 적립, 취소방법, 등을 꼼꼼하게 챙기는 편인데, 너무하다는 말도 듣는 내 습관이 이 책에서는 참 올바른 태도구나 싶어서 좀 씁쓸하기도 했다.


타인에 대해서만 단호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 자신에게도 단호한 내가 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