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왠일인지 책이 잘 읽히지 않았다.
무슨 책을 읽어도 한달째 잘 눈에 들어오지 았는데,
그런 슬럼프 시기에 ｢완득이｣를 만났고,
통쾌하게 슬럼프를 극복해 냈다.
첫장을 펼친 그 순간부터
한달음에 이 책을 읽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물론 이 책의 미덕에 있다.
통통 튀는 문장들과 상황들.
길거리를 걷다보면 마주칠 수 있을것 같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들.
그리고 우리사회의 면면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리얼리티.
그리고 무엇보다 독자를 빨아들이는 강한 흡인력까지.
특히 ‘완득’이와 그의 담탱이‘똥주’란 인물,
참 매력적이다.
겉보기완 다른 사람들.
완득은
겉으로는 싸움도 잘하고, 세상에 무심한 듯 보이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여리디 여린 감성을 지녀
세상과 등을 지고서 숨어 살아온 고독한 소년이고,
똥주는
제자들이 공부를 하건 말건 신경도 안쓰고,
제자들에게까지 쌍욕을 스스럼 없이 할 정도로
입도 거칠고,
수급자인 제자의 수급물품을 착취하는
악덕 교사처럼 보이지만,
생활이 어려운 제자에게 알게 모르게 뒤를 돌봐주는,
외국인 노동자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한국인들의 속물근성을 경멸하며,
부당한 대접을 받는 그들을 돕는,
마음 따뜻한 복지가이다.
그밖에도 1등 윤하, 킥복싱 관장님, 앞집 아저씨 등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사실 알고 보면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우리 이웃들이다.
그들이 어울려 일궈내는 삶의 하모니는,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 가혹한 현실을
그래도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그래서 삶은 그래도 살만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원동력이다.
사람들한테 속고, 치이고, 차별당하는 세상이지만,
그래서 쓰리고 아파하고 때로 눈물도 흘려야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결국
사람들이다.
그러면서 자신은 성장하게 되고.
완득이처럼 말이다.
지치고 힘든 현실, 그래도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그 준엄한 진리를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나도 사람들 속에 부대끼며 살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길 기대해본다.
완득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