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의 발랄 대표곡중의 하나인

[팥빙수]가 담긴 앨범.

사실 이 앨범은 [팥빙수] 외에도 주옥같은 노래들로

가득찬 well-made 앨범이다.

지금은 김장훈의 노래로 더 알려진

[고속도로 romance]도 이 앨범에 있고.

지난주엔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김장훈의 [고속도로 raomance]를 들으며

문득 오래동안 듣지 않았던 이 앨범이 생각나,

켜켜히 쌓인 먼지를 닦아내고

근7년만에 다시 들어봤다.

7년 전 종신님의 신보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되자마자 바로 구입해서 들어봤지만,

그땐, 종신님의 발라드에 익숙해 있던터라

갑자기 180도 변한 종신님의 발랄 모드가

너무나 낯설어

한달정도 열심히 듣다가 거의 방치해 두었었는데,

이제‘라디오스타’등 오락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종신님의 발랄함이 익숙해져 있어 그런지

다시 들어본 종신님의 9집은 편견없이

그저 음악 자체만으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전에 들을 때도 물론 좋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다시 들어본 종신님의 음악들은,

정말이지. 예술, 환상 그 자체였다.

여름이라는 컨셉으로

너무나 다양한 음악과 색깔을 보여주는,

노랫말 또한 너무나 멋진...

얼마전 ‘라디오스타’에서 종신님이

자신의 노래중 가장 소중한 노래로 꼽았던,

매미소리와 함께

‘이제 좀 쉬었다 가요’로 시작되는 [그늘].

정말 편안한 나무 그늘에 누워

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편안한 멜로디와 음색, 그리고 멋진 노랫말.

한여름, 뜨거운 태양아래 있지만 나만큼은

최고의 휴식을 즐기고 있는 듯한

환상을 심어주는 노래.

그리고 [시원한걸]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의 하나.

신나는 스윙재즈의 느낌이 살아있는 경쾌한 노래.

특히‘그대 이미지 정말 정말 시원해요~’이부분은

정말 시원한 느낌까지 든다.

종신님이 발라드 가수이긴 하지만

토이 2집의 ‘Billy's bar’를 들으면 알 수 있듯이

의외로 재즈한 곡도 잘 부르고, 목소리도 어울린다는 사실.

이 곡에서 유감없이 드러난다.

[팥빙수], 말이 필요없는 노래.

지금도 이 노래는 여름만되면 흔히 들을 수 있는.

경쾌하고 상큼한 멜로디에 독특한 가사,

그리고 약간은 유치한듯한 가사,

이를 테면 ‘열라 좋아’, ‘싸랑해’등

첨에 들었을땐 거의 충격적이었지.ㅋ

특히 도입부분의 멜로디가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

[고속도로 romance], 김장훈님의 노래로

더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건 종신님의 노래를 리메이크한거다.

아니, 리메이크라기 보단, 다시 불렀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듯.

원곡과 거의 비슷하게 불렀으니 말이다.

도입부의 건반멜로디도 좋고,

노랫말도 멜로디와 너무 잘맞고.

이 노래를 듣고 있음, 정말로 뜨거운 여름날,

뻥뚤린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창을 열어 소리쳐봐’로 시작되는 후렴부분은

정말이지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부추긴다.

[해변 mood song]

하와이언 느낌이 나는 노래.

제목을 정말 너무너무 잘 지은 것 같다.

멜로디도, 노랫말도,

그리고 환상적인 코러스 라인까지

그 모든 것들이 빚어내는 하모니가 놀라운 곡.

게다가 희열님과 종신님의 파격변신이 돋보이는

코믹한 뮤직비디오까지. ㅋ

[바다이야기]

이제는 헤어졌지만,

한창 사랑했던 시절, 사랑하는 여인과 같이 왔었던

그 바다에 홀로 다시와 바다를 바라보며 부르는 노래.

이 앨범에 수록된 노래중에

그간 발라드 대표주자였던 종신님의 면모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노래가 아닐런지.

[바캉스 매니아]

이 역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

인상적인 도입부와 코러스가 돋보이는 노래.

이 노래 앞부분은 당시 CF 배경음악으로도 쓰였었다.

지금은 너무 오래돼 무슨 CF였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매일 운동으로 다져진 내 배엔 왕(王)자’등

역시 코믹 발랄 버전 노래이다.

종신님이 지금까지 발표했던 노래중에

팥빙수와 함께 가장 발랄한 곡이 아닐런지.

[Because I love you]

이 노래도 참 좋다.

멜로디와 곡 전체적인 느낌이 참 편안하다.

여름이 끝나가면서 따갑기만 했던 햇빛이

좀더 부드러워진 듯한 느낌이랄까.

하림님의 포근한 코러스도 멋진 그런 노래.

그간 종신님이 선보였던 노래들의 느낌과는

조금은 다른, 세련된 느낌이 강한 그런 노래.

[수목원에서]

이 앨범에 숨어 있는 명곡중 하나.

얼마전 ‘라디오스타’에서

이별하면 떠오르는 노래로,

개그맨 박준형이 꼽았던 노래이기도 하다.

종신님이 제대호 발표했던 7집(후반)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 있는 곡이다.

헤어진 여인을 그리워하며

전에 함께 왔었던 수목원 숲길을 거니는 느낌이

너무나 절절히 드러나는 그런 노래.

[9월]

이 노래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

도입부의 피아노 연주가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의 쓸쓸한 느낌이 너무나 잘 살아있는 노래.

감수성이 짙은 이 노랜

종신님의 5집(우) 앨범의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했던

[오늘]의 느낌이 들어 좋다.

[보고 싶어서]

이 앨범의 마지막곡.

뜨거운 여름도 계속 될 수는 없는법.

한여름의 뜨거움을 뒤로 하고

차가운 바람, 추운계절을 맞이하는

쓸쓸함이 배어있는 곡이다.

쓸쓸하게 들리는 도입부의 하모니카 소리는

깊어가는 가을밤 텅빈 거리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쓸쓸히 걷고 있는

외로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힘을 빼고 지친듯한 목소리로 부르는

종신님의 가창이 돋보이는 노래.

그리고 rainy version으로 한번더 들려주고

이 앨범은 마무리가 된다.

이 앨범의 초반에 삽입된

[팥빙수], [시원한걸], [바캉스매니아] 등과

비교해보면 사뭇다른 느낌으로 마무리되지만,

이 앨범 컨셉이 여름이란 점을 생각해 보면

너무나 절묘한 선곡과 곡배치가 아닐런지.

이런 앨범이

많이 알려지지 못하고 묻힌것 같아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

그리고 나 또한 7년전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이 앨범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책장 구석에 묻혀두었던게

너무나 안타깝기만 하다.

앞으로 자주 찾게되지 않을런지

기욤 뮈소의 신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서점에서 눈에 띄자마자 골라든 책이다.

지금까지 [완전한 죽음]과 [구해줘]를 통해

그의 작품이 얼마나 재미있고 감동적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내가 만난

기욤 뮈소의 세 번째 소설이다.

이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마크, 니콜, 커너, 앨리슨, 에비

이 다섯 남녀의 각각의 이야기가

아무런 순서 없이 툭툭 던져지는 것 같지만

그 모든 이야기는 얽히고 얽혀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모아진다.

이런 기욤 뮈소의 독특한 서술방식은

어떻게 보면 독자에게

그리 친절하지 못한 방식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독자에게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그의 이야기에 어느 한순간도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항상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그의 작품 속에서

긴장감을 점차 고조시켜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점이다.

드디어 반전이 등장하면서

그간의 이야기들의 수수께끼가 하나하나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독자는 스스로 자신도 모르게 보다 강렬한 짜릿함을 경험하게 된다.

경험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알 수 없을

극심한 고통의 기억을 가진채 살아가는 다섯 남녀가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받고 극복해 나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은

기욤뮈소의 작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비단 재미 하나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그의 또다른 미덕이다.

   

 

 

서점에서 책 구경중 우연히 발견한 책.

재일동포로서 나오키 문학상을 받았다는 문구에,

범상치 않은 책 표지와

역시 범상치 않은 서두부분이 맘에 들어

사전지식 하나 없이 골라들었다.

스키하라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지만,

고향이 제주도이면서열혈 맑스주의자인

아버지의 영향아래 북한 국적을 가지고

중학교까지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다

갑자기 한국으로 국적을 바꾸고

일본 고등학교로 진학한

평범하지만, 어찌보면 평범치 않은

그런 10대 남자애이다.

출생과 성장배경을 통해서만 보면

스기하라는 

일본과 북한, 그리고 한국

이 세 나라의 연계고리 속에

어지럽게 얽혀 있으면서도

어느 하나에도 온전히 속해있지 못하고

교모하게 그 경계에 서 있는 그런 소년이다.

그러나 그 자신은

출생도, 국적도 아무 상관없는,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친구들과

여자친구만이 소중한 평범한 소년이다.

그럼에도 불구,

스기하라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늘 그를 보기 이전에

그 뒤에 놓인 국적과 태생에 집착한다.

한국사람들은 재일 일본인이라고,

조총련계는 국적을 바꾼 배신자라고,

일본인들은 ‘더러운 피’를 가진 한국인이라고...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에게 주어지는 주홍글씨에

반항도 해보고, 순응도 해보지만

늘 그에게 주어지는 것은 상처뿐이다.

소중한 친구 정일의 죽음과

첫사랑 사쿠라이의 거부.

그래도 스기하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래도 그런 현실에 애써 무관심하다.

세상이 제멋대로 지어 붙인 주홍글씨도,

그로인한 상처도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일 뿐

좌절하거나 주저앉지 않는다.

오랫동안 단련된 내적 지향성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희망적인 결말이 다행이다.

지금까지는 상처뿐이었지만

그런 상처들을 조금씩 없애줄 수 있는

소중한 결말.

일본소설 특유의 가볍고 경쾌한 느낌과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와 내용들이

교묘히 자연스레 결합된

좋은 소설이다.

그의 작품으로 알려진,

[레벌루션 No.3], [연애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 [SPEED]도

꼭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