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가 이상의 동화라고하는 [황소와 도깨비]의 원작이라고?
처음엔 이상의 동화... 안 읽어본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아, 그 이야기!'했다.
언젠가 읽어본 것 같은데 정말 이 이야기와 흡사하다.
게으름뱅이 진베이는 악마의 자식(산꼬마)를 도와주고
보답으로 힘 쎈 말을 갖게 되었다.
말이 힘이 세어지니 일도 많이 할 수 있게 되고, 돈도 많이 벌었겠지?
그렇게 해서 차츰 일하는데 재미를 붙이게 된 진베이는
말에게 하품을 시킴으로써 더 힘센 말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진베이가 백배나 힘센 말을 갖게 된 것은
곤경에 처한 이에게 선행을 베풀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덕분이었다.
그러나 진베이가 산꼬마에게 받은 진짜 선물은 힘센 말이 아니라
부지런히 일하는 습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진베이는 진짜 게으른 사람이었던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도 돌아오는 결과가 많지 않았기때문에
일하는 흥미를 잃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기 때문에 산꼬마 덕에 말의 힘이 세어져 일의 능률이 오르자
신바람이 나서 다시 일할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된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진베이에게 산꼬마는 바로 삶에 대한 열정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에게 산꼬마는 무엇일까
힘들어도, 포기하고 싶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그래서 백배 더 힘내게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은 가족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에는 [천하제일의 말]외에도 네편의 이야기가 더 실려있다.
[비눗방울]에서는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사랑에 가슴이 짠했고,
[신가한 모자]에서는 모자로 변신한 악마의 나들이에 유쾌한 마음으로 동참했다.
그리고 [거리의 소년]에서는 아무런 댓가없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소년의 슬기로움과
의연함에 감탄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꿈의 알]로 비유로 가득찬 신비로운 이야기에
마음을 온통 빼앗겨 버렸다.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로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토요시마의 동화는
일본색이 진하게 풍기지 않으면서도 이국적 느낌이 살아있어 더욱 좋았다.
신화나 옛이야기에서만 존재하는 것들도 다른 것들과 결합하면 현실세계에
다시 살아나 움직이고 터무니 없는 이야기도 진실이 된다고 생각했던 그의
아름다운 동화세계가 눈앞에 그려지는 즐거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