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도 무수히 많은 이단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단이라 부르는 이유, 타 종교와 다르게 경계하는 이유. '나, 현재 살아 있는 육신을 가진 나를 통해서만 하늘나라, 즉 천국에 갈 수 있다.', '나에게 너의 모든 것을 바쳐라. 너의 재물, 가족, 목숨. 너의 희생을 보여줘라.' 이것이 우리가 믿는 신과 다르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신은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현재의 삶을 바치라고 강요하지 않는데, 이단의 특징은 현재의 삶을 모조리 바치라고 강요하는데 있다. 그것만이 진리인 것처럼 진심을 시험하며, 성도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철저히 보통의 삶을 영위할 수 없도록 만들기 때문에, 우리는 이단을 위험한 종교이며 잘못 디디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모래늪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작품은 1930년 314명이라는 희대의 살인으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백백교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사실 나도 백백교에 대해서 처음 들어봐서, 지식검색을 통해 찾아보기까지 했다. 영화로도 나와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생소한 면과 함께 그 만행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 같다.

 

구한 말, 양반들에게 굽신거리며 신분을 절감하고 사는 아버지 순국은 신문물을 받아들이고, 조선을 삼킨 일본을 구원이라 생각하며 아들 해용을 일본 땅으로 보낸다. 그곳에서 13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생화학 실험을 자행하기로 유명한 731부대, 그 부대의 예하 부대인 735 부대에 장교로서 생활을 하며 해용은 사람들에게 생화학 실험에 참여하고 마루타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무감하게 바라보게 된다. 아버지의 바람대로 일본인이 존경하는 일본인이 되기를 바랐지만, 조센징이라는 낙인만 찍힌 채다. 일본의 제 2차 세계대전 패망 후 자신이 있던 부대는 공병들에 의해 말소 되고 조선으로 돌아왔으나, 아버지의 업보로 받은 건 배척이다. 그들의 시선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가고 순박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학적 지식을 나눠주기도 하지만, 무지몽매한 그들을 이용해 치미교라는 종교를 만들게 된다.

전 재산을 대원님이라 불리는 해용에게 바치게 만들고, 교단을 지키기 위한 감시에 살인을 밥 먹듯이 하고, 꾸준히 교리 공부를 하게 만들어 자신들의 사상을 심어주고, 신도들의 자녀를 첩으로 삼아 욕정의 대상으로 삼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용은 자신이 735 부대에 있던 경력을 살려 생체실험을 통한 VPF라는 장기능 유발균까지 만들어 생명까지 쥐락펴락하고 제약회사까지 사들여 이제는 나라 전체에 손을 뻗으려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가 종교를 종교라 인정하지 않고 이단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렇듯 타 종교가 선함을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 치미교처럼 이단이란 결국 교조 한 사람의 안위만을 위해 쓰여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 못하게 취급하니 말해 무엇할까.

이 작품에서도 사람에게 균을 심어 장기능 유발균을 만들고, 사람 목숨을 담보로 교단의 결속을 다지는 만행은 종교라는 측면에 위배된다. 결국, 해용의 아버지 순국의 바람처럼 일본인들에게 존경하는 일본인이 되지도 못했고, 일본인들에게 순국이 마을 사람들의 앞잡이로써 같은 민족들 위에 섰는지 모르겠지만, 해용 역시 떳떳하지도 못하고 아들에게조차 자신이 저지른 악행의 여파가 미칠 것을 우려했을 정도로 만인지상의 삶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지 않았던가. 그러나 놓지 못하는, 오히려 나라까지 삼키려는 해용의 악은 결국 이 책에서 상원이라는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어있지 않을까.  오대양 사건처럼 처참하기 그지없는 파국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개인의 물적 침해뿐만 아니라 안녕을 위배하고 더 나아가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는 치미교란 이름의 이단. 스피디한 글의 전개 속에 종교라는 이름을 빙자해서 개인의 야욕을 채우기 위한, 사람위에 사람이 서려고 할 때의 만행을 낱낱이 본 작품이었다.

 

더불어 731부대는 와해되었다지만 그곳을 나온 사람들이 제 2의 해용, 제 3의 해용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생각한다. 그곳을 나온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자신의 비밀을 지켜보았다는 이유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했을까. 그 하이 퀄러티를 자랑하는 고인력을 빼돌려서 조용히 다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피해의식일지 모르겠다. 아무튼 사람이 사람에게 자행하는 악행들은 이렇듯 지을 수 없는 상흔을 넘어 사회를 혼란에 빠트린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고 책 쓰는 방법에 대한 책을 몇 권 째 읽는 중이다. 이번에 읽은 <책쓰기의 나비효과>는 비슷한 주제로 나왔기에 익숙한 주제의 책이지만, 저자 자신이 책 쓰기와는 전혀 다른 분야에 있다가 시나리오 작가라고 본인 입으로 이야기 한계 있어서 거짓말이 하지 않기 위해 글을 쓰게 된 조금은 특이한 케이스로,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비슷한 기분으로 글을 읽게 되었다. 초보 작가를 꿈꾸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가르침과 설렘을 가지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 김진섭씨는 육군으로 6년간 복무, 제대한 후 보험설계사로 직업을 전향해 백팔십도 다른 직업을 선택한다.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이 거의 그렇지만 일정한 수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었고 그야말로 생존 경쟁에 뛰어들며 인생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일찍 깨달고, 직장생활로 10년 후의 인생을 그렸을 때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우연찮은 기회에 영화 사회인 야구팀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때 자신의 직업이 시나리오 작가라고 한 거짓말을 계기로, 거짓말이 참이 되기 위해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린 스캔들을>은 김진섭 작가의 첫 작품이다.

 

글쓰기와는 상관없던 전혀 딴 분야의 김진섭씨도 글을 쓴다, 라는 명제는 분명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가 제시하는 글쓰기의 나비효과는 무엇일까.

 

저자는 아주 많은 이슈를 들어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의 재능이나 노하우를 체계화하고 고도화할 수 있으며, 무한한 꿈을 꿀 수 있고, 잠재력 개발, 주도적인 삶, 사회적 지위 격상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나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바뀌는 것과 인세와 강의로 인한 강의료가 아닐까 한다. 너무 상업적으로 몰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지난번에 읽었던 <책쓰기>책도 그렇고 이번 <니비효과> 책도 그렇고 돈이야 말로 최고로 내세울 수 있는 장점 아니겠는가.

 

또한 직장인이 책을 씀으로 얻을 수 있는 나비효과 무엇일까. 회사 내 담당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고, 사내 위상이 높아지며, 승진의 발판이 되고, 인세 등 부수입이 생기고, 퇴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직장인에게 더할 나위없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그렇다면 책을 써서 인생역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위상이 달라진 작가는 누가 있을까. <익숙한 것과의 결별>의 구본형 소장, <꿈꾸는 다락방>의 이지성씨, 우리가 너무 잘 아는 작가 <해리 포터>의 조앤 롤링. 그녀가 글을 출판하기 전 가정사는 너무 유명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책을 쓰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필요로 할까. 많이 써보며 문체를 만들기 위한 다작(多作), 어휘를 늘리기 위한 다독(多讀), 고독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다상(多想) 즉 위문삼다(爲文三多)를 글 짓는 비결이라 했다. 또한 글쓰기 습관화를 들이기 위해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엉덩이로 글을 써라.

 

 

 

 

 

그가 알려주는 팁 들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부분인지도, 혹은 여타 책 쓰기 자기계발서와 차별적인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보는 관점은 다르다. 김진섭 작가는 그가 걸어온 삶을 구술하며 작가가 되기 위해 맨땅에 헤딩한 경험을 토대로 체득한 노하우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알려주고 있다. 사실, 나는 그에 대해 잘 모른다. 그가 평범하게 걸어온 길이, 많은 남성들이 비슷비슷하게 살아가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뭐, 2년 후에 제대한다는 것을 6년간 눌러앉았다는 것만 다를까.) 이것이 차별화라면 차별화라고 생각하는데, 보통사람인 그도 작가가 되었다면 작가의 꿈을 안고 있는 많은 신출내기 '보통의 작가 지망생들'에게 <책쓰기의 나비효과>는 용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는 매력적인 책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그의 경험을 살린, '저술가되기 프로젝트', '작가되기 프로젝트', '시나리오 작가되기 프로젝트'까지 세심하게 나뉜 만큼 각자 가고자하는 분야를 정해 읽어보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작가의 고백대로 글을 써서 조앤 롤랭같은 백만장자가 된 김진섭 작가의 모습을 보고 싶다.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책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 책에 그토록 열광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공교육이라는 틀 아래 표준화 교육으로 양성된 '보통의 사람들'에게 인문적인 교양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문학적 소양이 적어서, 본인 스스로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의사소통에 불편함을 느꼈고, 특히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그 책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효과를 낳았다. 이번에 읽게 된 <한 장의 절대 지식>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문적 지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철학자, 사상, 종교, 관념적인 사소한 인문학적 지식의 갈망과 막힘없는 소통의 바람은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아닐까.

 

또한 저자가 펴낸 책도 이 책이 나오게 된 이유가 이해되는 부분인데, <철학: 스스로 빨리 배우기>, <브루어의 현대적 표현 및 우화 사전>, <영국의 왕과 여왕들>, <절대로 지루하지 않은 역사 사>를 보면 역시 인문학적 지식의 부족함은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자, 그렇다면 이 책의 특징은 무엇일까. 제목에서 알려주듯이 말 그대로, 지적 성장을 위한 쉽고 빠른 교양 입문서로 '한 장의 절대 지식'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총 8개의 챕터로 이뤄졌으며 각 챕터에는 철학, 종교, 과학,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예술에 대한 용어 설명을 한 장안에 쉽고 간결하게 담은 것이 특징이다. 제 1장인 철학에는 철학(philosophy)'이란 무엇이며, 이성과 사랑, 본질, 부조리, 정체성 같은 개념 적인 것들, 결정론, 변증법, 유물론, 합리주의, 실증주의 등에 관련된 철학 운동으로 발전해서 이행과 불이행, 선과 악, 행복에 대한 단순하지만 철학자들의 다양한 접근법과 최고선 지향이라는 측면에서 다양하게 접근한다.

 

'플라톤이 선이란 가장 추상적이고 비물질적인 형상이라고 생각한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에게 최고선은 미덕을 실행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좋은 삶 또는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p. 105)

 

'아리스토텔레스는 덕이 양극단의 사이에 존재하며 이성을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고 믿었다.'

(p. 109)

 

이와 더불어 4장에서 다루는 정치학에서는 개념부터, 국가, 정부, 법, 주권의 정의에서부터 시민사회, 전체주의, 민주주의, 파시즘, 자유주의, 무정부주의, 다문화 주의, 권위주의 등을 다루면서 국가 안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정치적인 혹은 입장에 따른 사상의 정의가 망라되어 있다. 다소 정치사상을 규정하기가 애매하다고 판단되면 이 챕터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국가는 상호 이익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모인 개인 동맹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회계약이라는 개념이다.(중략)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국가는 특정 경제 단계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을 막기 위해 등장하는 제도다.' (p. 210)

 

이 밖에도 과학에는 수학과 공간, 시간, 무한대의 개념까지 설명하면서 과학자들의 이론들인 상대성이론, 빅뱅이론, 카오스이론, 뉴턴 역학 등 많이 들어본 이론들이지만 정확하게 개념 정리가 안되었다면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카오스이론은 복잡하고 역동적인 체계 내부의 초기 상태에서 나타나는 작은 차이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연구하는 수학의 한 분야다. 기상학, 생물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체계에 응용되었다.' (p. 196)

 

총 8개의 챕터로 인문학적 기본 토대 세우기라는 목적아래 간략 간략한 백과사전적 지식이 총 망라되어 있다. 읽다보면 짧고 간략한 설명으로 오히려 지식에 대한 갈증을 더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야말로 기본 토대이기 때문에 개념 이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달라는 것이 목적에 충실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특징은 내용 서술이 과히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전문 용어를 가급적 자제하고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좋을 듯하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도 읽기가 부담스럽다면, 그 때 그 때 찾아보는 백과사전적 지식으로 간편하게 읽고 넘어가고 싶다면, 지적 성장을 위한 쉽고 빠른 교양 입문서 <한 장의 절대 지식>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