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무척 흥미로운 책이다. 그 안에 들어있는 사건들도 한동안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이었지만 뭔가 미진한 구석이 있으면서 온전히 밝혀지지 않아 뒷말이 많았던 중요사건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온갖 의혹만 남기면서 사람들의 입방아로 더더욱 비리로 얼룩졌던 그래서 더더욱
확인되지 않는 소문만 무성했던 일이기도 했다.
백백교 살인사건, 국군 2개 대대 월북사건, 김종필과 관련된 4대 의혹사건, 이수근 국외탈출사건,
정인숙 살인사건, 청와대 총격사건, 김대중 납치사건, 김형욱 실종사건, 사북탄광사건, 오대양사건,
KAL기 폭파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대한민국 12비사로 책은 구성되어져 있다. 하나같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들으면 아~ 하고 기억할만한 대단한 사건들이다.
아직 어린시절 이야기고 태어나기 전의 일인 것도 있어서 독자들 역시 그 사건을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지루함없이 호기심이 계속 자극되고
있음을 느꼈다. 단편적인 비확실한 소문에 의존했던 사건들을 이번 기회에 확인해보는 기쁨이 컸다고
해야겠다. 저자는 사건 당시의 언론 보도라던지 개인적인 인맥을 통한 철저한 조사의 노력을 기울여
최대한 독자들의 의문점을 풀어주고자 노력한 모습이 역력히 들어난다.
취재하면서 알게된 밝혀지지 않은 사연들, 항간에 떠돌고 있는 확인 되지 않는 무성한 소문들,
사실이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들이 곁들여져 중대사건을 이해하는 데 많은 유익함이
있었다. 대부분이 언론에 제대로 보도할 수 없는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가 많아서 그 당시에는
얼마나 사건들이 왜곡될 수 있었던 가를 실감하게 해준다. 그나마 이 정도의 언론자유가 보장되는
시절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를 절감하면서 말이다. 지금같은 인터넷이 발달된
상황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비리로 얼룩진 그때를 너무나 쉽게 잊고 있었다는 사실, 그때가 아주 먼
과거도 아니고 불과 몇십년 전이었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세상의 급변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비화로 얼룩져버릴 수밖에 없었던 당시 시대상황들에 대한 저자의 철저한 분석은 우리의 아픈 과거를
상기시켜준다. 아직 민주주의 정착이 요원했던 그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희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확인하면서는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저며왔다. 진실을 은폐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저자의 의도에 공감하면서 이 한권의 책을 통해 역사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위로 받기를 바라는 마음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