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전집을 사는 출판사의 전래 전집을 보고 무척 탐이 났었다~

이제는 단편단편에서 이야기 구조로 넘어가야할 시기에 있는 아이에게

예쁜 우리말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구수한 입담으로 들려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들이기에~

근데 다른 이야기 전집을 사느라고 전래는 뒤로 미루게 된 찰나 플래시 구연 동화를 만났다~

 

요새 늘 컴퓨터에 푹 빠진 38개월... ㅡㅡ;

절대 아이 앞에서는 컴퓨터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웬만하면~

견물생심이라고 ㅠ.ㅠ

컴퓨터를 켰다하면 꾸러기에 나오는 여러가지 것들을 하는 아이

아직은 나쁜 것을 하진 않지만

컴퓨터의 폐해를 알기에...

일찍부터 영상매체를 접하는 일을 피하려고 부던히도 노력중이다.

 

근데 이 컴퓨터를 조금 더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재미까지 있는 영상을 만나니...

컴퓨터를 쓰는 죄책감이 조금은 줄어든다고 해야하나...

최근에 본 광고가 생각난다.

왜 맛있는 과자를 먹으면서 죄책감을 느껴야 하나... 라고 말하는 광고...

컴퓨터라는 좋은 정보 매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컴퓨터의 폐해라는 커다란 독을 피해갈 수 없기에

늘 아이에게 컴퓨터를 접하는 일이란 나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했는데~

이제는 플래시 구연동화가 그런 죄책감을 조금은 덜어준 것 같다.

이야기에 빠져서 한참을 신나게 보는 아이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옛날 이야기를

이제는 아이와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좋은 기분도 선물해 주었다.

아이들에게는 꼭 전래를 읽혀주길 권해본다.

 

책을 받자마자 펼쳐본 글과 그림은
그저 바쁘게만 인식됐던 일상들이...
너무나 잔잔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1초는 엄마 뺨에 뽀뽀 한 번 하는 시간
1초는 폴짝 줄넘기 한 번 넘는 시간
1초는 뱅글 몸을 한 번 돌리는 시간...
 
이 책의 부제가 시간이란 무엇일까? 이지만
난 다른 회원들의 리뷰를 보기 전까지...
시간 개념에 대해서 설명한 책이라고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ㅠ.ㅠ
 
1초, 1시간, 하루, 1달, 1년...
그렇게 많은 시간들이 지나고 지나서 내 사랑하는 아이가 이만큼 자란 게지...
그냥 뚝 떨어져 지금의 개구쟁이 짱구를 능가하는 존재가 된게 아니라 ㅡㅡ;
그런 생각들로 감동에 넘쳐났던 것 같다. ㅋㅋ
 
그리고...
왜 좀 더 많은 시간을 내 아이와 알차게 보내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들었다. ㅠ.ㅠ
1초란 시간은 아이에게 뽀뽀도 해주고 포옹도 해 주고
1시간이란 시간은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서 멋진 모래성을 쌓을 수도 있었던 시간인데...
하루란 시간은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천천히 해가 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인데...
무엇 때문에 그리 동동거리고
놀이터에 나갈 시간조차도 낼 수 없었던 걸까...
 
아이 병원 일로 서울을 왔다 갔다 하느라 집도 엉망이고
모든 일상이 엉망이 되어버린 요즘에서야
그렇게 조바심 내지 않아도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꽃향기를 맡으며 그렇게 일상을 보내도 되었을텐데...
직장다니느라 못한 집안 일을 한다고...
매일매일 컴퓨터를 한다고...
그렇게 소중한 시간들을 너와 함께 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참 많이 든다.
그래서 봄은 그렇게 늦게 우리에게 찾아왔는가 보다.
너와 더 많은 봄을 천천히 만끽하라고 최근부터 그렇게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었나보다~
 
어젠 그냥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빠와 공차기를 하고
미끄럼틀을 타면서 행복해 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꼭 좋은 곳 좋은 것이 아니라도 행복해 할 수 있는 너인데...
왜 우리는 많은 돈을 쓰고 꼭 어디어디를 가야한다는 생각들로 주말을 채워버린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이틀,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가고
모든 것들은 바뀌어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지.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지.
딸꾹질 한 번에 1초,
딱 1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네가 사랑을 받는 것,
이건 절대로 변하지 않는 거야."
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이 너무 좋다~
너를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단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음을 보여주는 책...
그냥 단물고개만 읽으면
으이구 그걸 왜 욕심내~ 하면서 한심해 할 수도 있다.
또한 거위의 배를 갈라 많은 알을 취하려고 한 거위의 주인 얘기를 보면서도 으이구 바보~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실수들을 저지르며 살고 있다.
  
아이를 낳을 때 아이의 손가락 발가락이 10개이길 빌고 또 빌고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건강이 최고라는 걸 알면서...
점점 더 아이에게 많은 것을 바라게 되는 자신의 모습이
변해가는 나무꾼 총각과 별반 다를 바 없음을 우리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아이에게 어떤 영어책을 사 줄까~
36개월이 지나서 이미 영어에 늦었다며 조바심을 내고
이것저것 책을 알아보러 다니고 인터넷으로 무슨 책을 사야하나 열심히 검색했었는데...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있은지 10일...
이제 퇴원을 하고 다시 더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 
 
오늘 오후에 엄마 병원에 갔다가
저녁에 아빠가 운전해서 혹시나 바로 입원하게 될 짐을 싸 들고
서울까지 가서 내일 오전에 진료를 받아야하는데...
그런 아이에게 영어책이 무슨 소용이며 36개월이 지난 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이제까지 병원에 입원하는 일 없이 잘 자라던 아이가 크게 홈런 한방을 날리고 보니
정신이 아득하다~
 
정말 건강하게만 자라라~ 라고 매일매일 다짐하고 얘기했었는데...
그게 내 진심이 아니었던가 보다 ㅠ.ㅠ
아이야... 정말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엄마가 너의 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잊어버린 것이 절대 아닌데...
그래도 또 네가 낫고 나면 엄만 또 다른 욕심을 내겠지...
장담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
그래도 아이야 건강하게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