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이 책을 다 읽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야기의 전개는 무척 재미있게 빠르게 전개되지만, 중간중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문장과 행간이 많아서 잠깐 잠깐 멈추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처음에는 책의 전개에 따라 죽- 읽었는데, 다시 한 번 연필을 들고 줄을 그으며 읽고 싶은 욕심이 드는 책. 모처럼 두고 두고 생각할 거리를 안겨 주는 이 책, 정말 자알-읽었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많은 문제에 부딪히고 또 해결하는,  스스로 겪으며 자기 삶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고 배울 기회를 애초부터 얻지 못한 우리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자아찾기, 모험

  아이들이 얼마나 체육시간을 기다리는지,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익히 아는지라 그 시간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은 하지만, 교사인 나는 사실 운동장에 나가려면 영 꺽-정스런 마음이 많은 게 사실이었다.   아이들과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 지 난감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활동을 그대로 할라치면 금새 아이들 얼굴에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하고, 공 놀이 중심의 활동은 운동에 소질있는 몇몇 아이들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금방 소외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 <두근두근 운동장 놀이>는 내게 정말 반가울 수 밖에...책을 받고 바로 이 책에 소개된 '훌라후프 술래'놀이를 아이들과 함께 해 보았다. 규칙도 간단하고 아이들 움직임도 많아서 신나게 뛰어다니며 놀이를 하다 보니 금방 한시간이 지나갔다.
  놀이 규칙에 대한 설명 말고도 허승환 선생님이 현장에서 직접 해보고 도움이 될만한 설명들을 적어 놓아 그 놀이를 처음 지도하는 교사에게는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나도 그 책에 설명한 그대로 술래에게 잡힌 친구에게 밥통-국통-똥통이란 재미있는 이름바꿔부르기를 벌칙과 함께 했는데 걸린 아이들도 보는 아이들도 참 즐거워했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는 말처럼, 즐겁게 신나게 뛰어 놀면서고 그 안에서 뭔가 얻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이 책이 귀하게 쓰일 것 같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역사는(그것이 한국사이든, 세계사이든지간에) 나에게 따분하고 재미없는 공부였다. 도대체 지나간 과거의 일을 구구절절히 연도랑 사건이랑 인물이랑 달달 외워서 어쩌라는 것인지. 외워도 외워도 내 머릿속엔 비슷한 인물과 사건들이 뒤죽박죽 얽혀 여간 골치아픈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그 구처한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돌이킬 수 없기에 더욱 안타깝고, 과거의 역사 속에서 배운 교훈을 현재에 반영하지 못하고 기어이 같은 과오를 범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지혜로운 사람은 지나간 과거로부터 현재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을 뼈저리게 인정하게 되었다.

  <맞수 한국사>란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이다. 과연 승리자의 입장에서만  기록되어 전해지는 사람의 <역사>에 과연 '진실'이란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마음 한 편이 불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동안 그저 막연하게 주워들었던 이야기들이 구체적인 문헌이나 정황을 들어 설명해 놓으니, 역사에 대한 지적 허영심을 채우고 싶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쉬우면서도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는 정말 '딱'인 책이다.

  사실 본문보다 더 내 마음에 드는 것은 한 챕터 끄트막에 박스처리되어 있는 부분이다. 조선의 국호가 정해진 과정이나 신문고를 설치한 진짜 이유 등은 무척 흥미롭고 새로웠다.

  이 책을 읽으려면 초등학교 고학년 중에서도 역사에 꽤 관심이 있고 저변지식이 있어야 할 것 같다. 5학년인 우리 아이에게 건네 주었더니 영 힘들어하는 걸 보니...

  그나저나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이 많은 논란과 반역사적인 행태들은  승리자(?)에 의해 또 어떻게 기록될 지 두고 볼 일이다.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