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대한 나의 무식함을 조금 덜어보고자 우리 옛신화와 더불어 그리스-로마신화를 한 번 섭렵해 보리라(하다못해 만화로라도!) 결심하던 터에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신들이 만든 영단어책>이다. 당연히 영어단어의 어원을 안다는 것 보다는 얼마나 신화가 맛깔나게 그려져 있나에 관심이 많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영어 단어의 어원을 알아간다는 재미보다는(아이들이 읽을 때는 혹시 모르겠다.) 신들의 이야기를 간결하고 읽어내리기 쉽게 풀어썼다는 점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알듯 모를 듯 아리송한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군더더기 없이 정리해주는 느낌이랄까... 

  특히 좋은 부분은 이야기의 장이 끝날 때마다 보너스로 챙겨주는 짤막한 정보들이다. 여러 가지 단어의 유래나 간단한 상식 등이 눈에 잘 들어와서 책을 다 읽은 후 이 부분을 다시 읽어보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재미있게 읽어내려가긴 했는데, 지금도 쏙 박혀 기억하는 단어는 글쎄...솔직히 몇 개 안된다.그러나, 이 책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감질나는 신화 이야기 덕분에 그리스-로마 신화를 꼭 챙겨 읽어야겠다는 전투심을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신화, 영단어

   친절한 설명도 없이 펼쳐치는 흑백사진들, 그 짧은 시간동안 놀랐다가 부끄러웠다가, 아! 그렇구나(정확하게 말하면 그랬었구나!) 무릎을 치며 화면 속에 쏙 빠졌던 교육방송의 지식채널 e.

  그러나, 내가 느낀 감동을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시도를 해 보면, 늘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은 짤막한 문장과 사진 속에 담겨 있는 더 깊고 많은 이야기들을 읽어내는 것을 무척 어려워했다. 그래서 결국은 나의 두서없는 부연 설명으로 부랴부랴 마무리를 하곤 했었다.

  그러던 차에 주니어 지식채널 e는 참 반갑다. 내가 직접 방송을 통하여 보았던 내용들을 아이들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쉽게 구성해 놓은 점이 참 좋다. 머릿말에 있는 것처럼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당연한 것이 되기까지의 시간과, 그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우리 아이들에게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나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지만,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이런 책이 참 좋다.

  내일부터 아이들과 하나씩 하나씩 풀어놓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뿌듯하다.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환경 동화라는 말에 혹해서 책이 배송되는 동안 무척 이 책을 기다렸다.
  이젠 환경 문제는 특정 관심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든 일상 생활에서는 아이들이 진지하게 이 부분을 생각하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무척 필요하다.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어른인 나에게는 다소 식상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비교적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 점을 칭찬하고 싶다. 특히, <왁자지껄 북적북적 중극으로>는 나에게도 새롭게 다가오는 면이 있어 좋았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을 이야기에 적극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난 이 책이 끝날 때까지 도대체 눈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떻게 눈사람을 구할 수 있는지 미련을 못 버리고 내내 찜찜한 구석이 있었다.  아이들이 많이 읽는 학습만화 중 하나인 살아남기 시리즈 처럼 여기저기를 탐험하며 겪고 배우는 조각 조각 들보다 하나의 문제 사건을 던져 두고(그것이 눈사람이든 아니든) 그것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동화로 그렸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화라는 그릇 안에 보다 많은 환경 이야기를 담으려는 욕심을 너무 노골적으로 내세워 우리 아이들이 읽기엔 재미가 덜할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
  난 솔직히 본문의 이야기 보다도 환경 문제에 대한 개념을 아이들 말로 쉽게 풀어 놓은 부록 부분이 더 맘에 든다.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읽어보며 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때 인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