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아이들과 일주일에 두어권씩의 그림책은 함께 보는 편인데, 막상 책을 읽고 나서 무엇(이른바 책과 관련된 의미있는 활동)인가를 해 보려면, 아이디어도 부족하고 독후활동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으려면 그림책 읽어주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까봐 '에잇, 재미있게 읽었으면 되었지.' 하면서 그저 읽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물론 재미있게 읽고 느끼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만, 이 책처럼 일정 기간별로 주제를 정하고 그에 따라 책을 읽고 함께 활동을 해 본다면 거기에서 아이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비교할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든다.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직접 교실장면에서 활동한 것들로 가득 차 있는 책이 그런 면에서 참 고맙고 반갑다. 목록에 있는 책들이 한번쯤 아이들과 읽었던 낯익는 책이어서 반갑고 아, 이 책을 이런 관점에서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 주어 고맙다.
 이전에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에서 나온 <그림동화로 여는 수업>과 더불어 오래오래 내 책꽂이에 꽂혀 있을 책이다. 아이들과 열심히 독서교육을 해 보려고 애쓰는 맘통하는 선생님 몇이 모여 열심히 실천해 보고 그 결과물을 이렇게 책으로 내보아도 좋겠구나 살짜기 욕심을 내게도 하는 책이다.
  오늘 당장 아이들과 <고릴라>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여기에서 소개된 활동과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예전에는 아빠에게 서운했던 일, 아빠에게 바라는 것 등에 초첨을 맞추어 이 책 활동을 주로 했었는데, 오늘은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아빠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지금 우리 아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할 시간을 주었더니, 아이들이 또 다른 각도에서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을 보았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두고두고 기억할 수 있을 듯 하다.

  이 책의 표지 사진과 소개글을 보고 제법 두툼한 세계사 책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받아보니 '에게~'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얇은 그림책이었다. 그런데 또 책장을 넘겨보니, 어찌나 작은 글씨가 깨알처럼 써 있는지, 책의 제목과 두께, 글밥의 양, 그리고 세밀한 그림, 그리고 책의 내용.. 이 모두가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게 한다.

  세계사의 언저리에서 정복의 대상으로 언뜻 지나쳐갔던 네 개의 부족(야만족이라 불리던)에 대한 생활상, 특징, 역사 등을 제법 자세히 다룬 이 책을 통해 4대 문명을 중심으로 배운 역사의 언저리(?)에 놓여 있는 다른 역사를 접하게 되어 신선했다. 

  다만, 세계사에 깊은 견문이 없는 나로서는 여기저기 좀 더 친절한 설명이 아쉬운 부분이 많다. 고트족 등의 생활 모습이나 문화 등에 대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우리 역사에 끼친 영향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 권의 책으로 세계사의 전반을 꿰뚫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고.. 그런 의미로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세계사에 대한 기 본 지식이 있는 고학년 어린이가 읽을 수 있는 책인 듯 싶다.



세계사

  우선 용어 사전이라고 하기에는 책의 크기가 무척 커서 놀랐다. 마치 전과를 보는 것만 같은..

  학습은 특히 초등학교의 교과학습은 그 교과의 '말'에 대한 학습이라고 바꿔 말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어떤 교과이든지 그 교과에 나오는 용어의 개념을 명확히 아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교과서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학습용어 개념사전'이 나온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끊임없이 낱말의 뜻을 묻고(특히 시험시간) 또 나름대로 아이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지만, 그 설명이 아이들에게 콕 박히지 않고 흘려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아이들이 그 때 그 때 궁금하거나 그 개념이 명확하게 서지 않은 여러 가지 용어들을 직접 찾아보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검색하느라 보니, 이러한 학습용어 사전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닌 듯 하다. 다른 책과의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일단 이해하기 쉽도록 쉬운말로  써진 설명이 맘에 들고, 곳곳에 설명을 돕는 사진이나 그림이 곁들여진 것이 맘에 든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일 좋은 것은 우리 아이들이 이제 더 이상 학습용어의 뜻을 알기 위해 설명이 더 어려운 백과사전이나 포털 사이트의 지식검색창을 전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