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얼마 전 한 다국적 여성 CEO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 속에 만난 <삼성가 여자들>, 서평단 신청에 처음으로 나름 전략을 담아서 신중을 기해 받은 책이었다. 그 만큼 기대가 높았다. 꽃으로 안주하고 있어도 무방할 것 같은 그녀들의 힘찬 행보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거라는 생각에 기대가 부풀어 있는대로 부풀어 이 책을 받았다. 화면에서 책 표지를 보긴했지만 표지의 첫인상이 참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 부응하지 않는 촌스러운 표지라는 생각을 하며 읽기에 들어갔다. "기만"이란 단어가 생각났다. 에필로그까지 p267의 책에 삼성가 여자들의 이야기는 몇 페이지 되지 않는다. 그것도 기사꺼리나 그랬더라를 통해서 적은 저자의 일방적인 생각이 끝이었다. 이렇게 나를 화나게 하는 책을 만나긴 처음이다. 책 소개에서 내가 무언가를 놓치고 지나친 기대를 했나 싶어 다시 서평단 모집화면을 확인해보았지만 누구든 나와 같은 기대로 이 책을 잡게 되었을 것 같다.

일단 <삼성가 여자들>엔 삼성가 여자들은 없었다. 기사꺼리나 알려진 이야기에 저자의 생각을 담은 이야기가 삼성가 여자들이라고 할 수는 없을듯하다. 그럼 나머지 페이지엔 어떤 이야기가 있는가? 여러 성공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베이스로 깔며 삼성가 이야기를 하려는 의도는 조금 보였으며, 그녀들이 출발점이 달라 성공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실패자다. 뭐 이런 말이 계속 반복되어 나온다. 분명 그녀들은 출발점이 다르다. 그녀들처럼 또는 그녀들보다 더 치열하게 살았다 할지라도 삼성에서 그녀들만큼 빠른 승진을 범인들은 기대할 수가 없으니 분명 출발점은 다른 것이다. 출발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녀들조차 잃거나 얻을 수 없었던 그러한 것들을 얻어가는 그녀들의 각오와 인간적인 노력과 생각이 궁금했던 것이다. 나머진 자기계발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기에 그 내용을 위해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자기만 잘 났고 독자들은 한심한 이들로 몰아간다. 야단치듯하며 자기 주장만 일삼는 작가. 주장을 주입만 하려하고 동의를 얻어내는 능력은 없다. 표독스럽게 말하다. 말을 갈고 닦을 줄 모른다. " 책을 읽으며한 메모이다. 한 마디로 나랑 코드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목은 그렇지만 그 속에서 다른 내용은 왜 찾지 못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당해버린 기만에 글에 대한 기대가 사라져버렸다. 다른 내용들은 다른 책들에서 좀 더 부드럽고 설득적인 언어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제목이 책의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까지 해서는 안되는거다. 작가도 출판사도.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에 대한 평가도 그저 좋기만하다. 쌍수를 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좀 더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의견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오히려 이 책의 미진함 덕분에 경쟁관계 있는 업체나 삼성에 근무하는 친구들에게 그녀들의 한 일에 대한 평가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는 되었다.

서평단으로 책을 받으면 서평단에 뽑아준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최대한 별을 드리려하는데 도저히 두개 이상 올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