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불은 안국군의 땅이자 을불의 고향인 숙신에 거처를 정하고 자신을 위해 예비되어진 이들을 속속 만나게된다. 전식이란 말이 나온다. 국어사전을 찾아도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찾을 수가 없다. 비통한 단어다. 인간이 죽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렇게라도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하염없는 아픔이 밀려왔다. 북한에서도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에 현세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먹먹하다. 한 나라의 지도자의 됨됨이가 미치는 영향을 전식이란 단어 하나만으로도 모지람없이 알 수 있을듯하다. 고구려땅도 아닌 숙신에서 고구려의 영향으로 피폐해져 자행되어지는 행위.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의 뜻을 잠시 미루어둘 줄 아는 을불, 버림으로 더 큰 것을 취하는 지혜를 보여주었다. 

낙랑의 최비로 인하여 아영의 위기를 들은 모용외의 순정과 야심이 낙랑을 향해 달음박질쳐 갔다. 밀고 당기는 책략가들의 전쟁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협상을 할 때는 우위를 점한 후에 해야 비굴하지 않을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우게되었다. 그리고 같은 일이라도 주변의 정세나 상황에 따라서 때가 있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더 깨우치게 해주었다. 알면서도 깜빡깜빡 잊고 급한 마음에 먼저 나서게 되는 것이 범인들인지라 때론 한 걸음 떨어져서 조금은 넓게 생각해보는 것이 더 많은 전진을 위한 한 보의 후퇴라는 것을 새겨본다.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란 말 난 좋아하지 않는다. 일보 후퇴를 했다면 시간을 그만큼 허비했다는 것인데 그럼 이보이상의 것을 얻어야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음 본전인 것을. 모용외의 간절함에 대한 아영의 에두른 거절이 최비에겐 보였는데 모용외는 순정에 가려 보지를 못했다. 그로 인한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지 2권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1권에서 아영이 언급한 자신의 동생에 대한 이야기도 2권이 되어도 나오지 않았다. 3권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못내 궁금해진다. 아영의 행보도 모용외의 행보도....

모용외의 뜻을 따라주고 이끌어주고 믿어주고 정직한 충성을 받치는 원목중걸의 모습도 멋있다. 대방성에 진군한 번나발이 태수부부를 욕보이게된다. 그 이유는 태수부부가 항복을 하면서도 오랑캐라고 깔보는 기색이 역력했다는 이유였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걸 느꼈겠지? 그러니 남을 깔보아서는 안 돼. 오랑캐든 거지든." 번나발의 행동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말 한마디를 간직해본다. 

다루를 찾아간 낙랑의 양운거와 소청. 다루가 을불임을 알고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는데 그렇다면 고구려땅까지 간 의미가 없을듯하다. 이 부녀의 행보 또한 다음 권에서 기다려봐야겠다. 평강이란 아이에 대해서도 아직 더 이상의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어떤 인물로 자라있을지....

을불의 지략과 그를 위해 그의 세를 준비한 창조리의 노력으로 군사의 큰 희생없이 상부를 몰아내고 왕의 자리에 오르게된다. 오해를 한 몸에 받으면서도 오랜 세월 고구려의 앞 날을 준비하는 마음. 창조리의 그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의 준비가 현재까지는 좋은 결과를 예비하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그렇지 않다면, 이 책에서야 좋은 결과로 끝나겠지만...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가능한 일일까? 이 땅에도 이런 이들이 있는걸까? 창조리 역시 들어나긴 상부의 심복으로만 보였으니까  그를 도와 많은 악행도 하였으니까. 누구를 위한 미래인지...이 땅의 나은 날을 고민하는 이들이 과연 있겠지? 이왕이면 고민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고민하면 좋겠다.

3권이 검색이 안된다. 예전엔 예매로 있었는데....빨리 3권을 만나고 싶다.

김기안 작 
(출처 : http://www.casa.co.kr/shopping/product.jsp?class3=IDHG03&brandNum=0&productCd=IDHG03000130 )


화사함에 끌려버렸다.
화병의 공간이 넓어
메모라도 하고픈 유혹이 느껴진다.

대내외로 어수선 할 때
스스로 밝음을 찾지 않는다면
자꾸 자꾸
처지기만 할 뿐.

쌍계사 백리길?
벚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트위트를 통해 들었다.

세상이 어수선해도
자연은 자기 맡은 바를
다 하고 있는듯.

존재란 것이 그런 것 아닐까?
맡은 바를 잘 이루어 나갈 때
느껴지는 것

화사한 그림과 함께
마음 밝은 시간들 되면 좋으련만...

남편더러 생일 선물로
그림 한 점 사달라고 할까?
그리 비싼 것도 아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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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필 사인을 포기하고 고구려 3권이 나오면 한꺼번에 구매할거라고 담아두고 있다가 에코백을 준다기에 덜렁 사버렸다. 특별판이라기에 세 권이 두 권에 담긴건줄로만 알았는데...3권을 기다려야하는 처지이다. 그래도 궁금해서 읽어버렸다.

책을 참 느리게 읽는 내가 잡으면 놓지 못하고 읽게하는 작가가 김진명 작가인듯하다. 일단 장르가 역사소설이라 흥미를 자극하고 작가의 말이 책 속에 빨리 들어가고 싶게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책 표지에 "우리 젊은이들이 <삼국지>를 읽기 전에 <고구려>를 먼저 알기 바란다."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삼국지>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고구려>를 먼저 권하고 싶다. 

권력의 세계가 참 비정하다는 것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책에서도 권력을 지키기 위해 죄없는 사람들을 역적으로 몰아 피바람을 일으키는 상부. 집안의 미래, 고구려의 미래, 후계자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거름으로 삶는 안국군과 돌고. 미래를 도모하기 위하여 적의 수중에서 버텨내며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 책략가들. 그릇은 크지만 아직 그릇 크기만큼 담아내지 못했던 을불의 고통스런 성장. 미래를 위해 만나지는 인연들. 그 인연들을 대하는 자세. 소서노처럼 세상을 읽고 세상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여인의 등장. 미래의 적과의 만남 등등 첫 권에서 많은 인연과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미사여구없이 그냥 직설적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김진명님의 스타일이 내게 맞나보다.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글이 나열되어 있는 순서대로 잽싸게 따라가면 되니까. 때론 이야기가 좀 더 촘촘했으면 싶은 부분이 없잖이 있긴하지만 반대로 그래서 더 박진감있게 읽어나갈 수 있어서 좋다.

"모든 나라를 적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라. 적들 중에는 화친해야 할 상대가 있고 맞서 싸워야 할 상대가 있는 법이니, 어느 적과 화친하고 어느 적과 싸울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p129) "다수의 약한 적은 친구로 만들고 소수의 강한 적에게 힘을 집중하라는 말씀"으로 을불은 정리를 했다. 우리 살아감에도 마음에 새겨봄직하다. 가정주부인 나에겐 소용이 많이 닿지는 않겠지만 사회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기억해둬도 괜찮을듯하다.

창조리, 최비, 아영 등의 책략가들이 역시 흥미롭다.

<고구려>란 제목이 주는 기대감과 "을불"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 주는 기대감이 있다. 이름만으로도 기대되는 이미지가 우리들에겐 분명히 있다. 아직 1권에선 완성되지 않은 을불을 따라간다. 을불의 성장기가 있고, 인연을 만들고, 당시 한반도 북쪽의 정세를 살펴보는 정도이다. 잡으면 그냥 읽혀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