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리뷰가 많이 늦었죠? 북피니언에도 지식노마드님이 다녀가셨던데 열심히 읽고 읽었는데도 이제서야 겨우 다 읽었습니다. 아파트 입주를 준비하고 있을 때 받아서 많이 분주했거든요...처음 이 책 제목을 보고 내용을 보았을 때는 솔직히 좀 만만한 책으로 보았습니다.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라는 당연한 명제이기에 한 번 더 나를 살펴보는 계기로 만들어보자 싶어 신청했는데 한 두 페이지 읽어가는 동안 쉽게 읽어나갈 책이 아니란 느낌이 들더군요. 펜을 들고 줄을 그어가며 꼼꼼하게 읽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바쁜 일정 중에 설렁설렁 넘어가버릴듯해서 생긴 버릇이거든요...입주 준비에, 작은 일과 학습과 함께하는 육아도 만만치 않은 일이거든요. 이런 종류의 책을 잡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들을 양육할 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엄마를 통한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있습니다.
이 책의 첫페이지를 넘기는 날 대왕세종을 하는 날이었어요. 세종이 세자로 책봉을 받았을 때 정통성 문제와 가뭄으로 인한 민심 사이에서 명국으로 세자 책봉을 받으러 가느냐, 기우제를 지내느냐...이런 일로 고심하는 편이었답니다. 앞에서 항상 새로운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던 대군이었기에 어떤 방법으로 나의 뒷통수를 쳐줄지 기대하며 보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읽은 "통합적 사고"라는 단어가 불쑥 떠오르더군요..’아, 그래...이런 것이었구나.’ 이 때는 태조의 통합적 사고가 빛을 발했던 것 같아요. 양위를 하면서 돌파구를 찾았거든요.
"두 가지 완전히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동시에 생각할 수 있는 성향과 능력...딜레마 앞에서도 공황 상태에 빠져 허둥대지 않았으며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양자택일하지도 않았다. 대신에 각각의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아이디어를 합성해냈다." 본문에 있는 글이죠. 이를 ’통합적 사고’라 부른다...정말 가슴 뛰는 글이었습니다. 통합적 사고...이 책의 키워드이죠. 대학입학 후 동아리에서 자신들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였는지 하는 질문에 전 "무엇인가 선택을 해야할 때"라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거든요. 단 한번의 시험에 당락이 결정되니까요. 그 때 갑자기 생각난 답이었지만 이후에 쭉 살아오며 명답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선택에는 이것 저것 이외에 또 다른 새로운 것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깨달았어요. 나름대로 이 책의 키워드처럼 통합적 사고를 하는 편이라 생각했지만 거의 미미한 수준이었나봅니다.
잘 읽어가다가 "돌출요소"란 단어가 돌출요소처럼 등장했을 때 또 주춤 하였지요. "변수"란 뜻과 비슷하지 않을까로 결정내렸지만 그러기엔 좀 아쉬움이 있었어요. 뭔가 일을 할 때 상황에 따른 여러가지 대비책이 있다고 남편이 든든해하고 너무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글을 읽다보니 그런걸 말하는건가 싶기도했구요.."늘 맞어 맞어. 나도 그런데..." 그러면서 난 왜 예로 들어준 이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지 그 차이를 나타내게하는 부족한 2%가 무엇인지 목마르게 찾고 있지요. 이 책의 말미에서 그 이유를 알면서도 핑계대며 쉽게 긍정하지 못하던 제게 너무나 선명하게 제시해 놓은 이유를 찾았습니다.
샐리와 빌의 대화를 읽다가 웃었습니다. 남편과 저의 대화같아서지요.."두 사람 모두 자신의 현실 모델과 진짜 현실을 혼동한 결과이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해두었던데 거기에도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함께 노력해야할 문제겠지요...다행이 인내력은 꽤 있는 부부거든요..방법도 이 책에서 제시해 주셨으니까요..
아! 좋은 글귀도 있었어요. "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사람이 아니다." 래플리라는 사람의 답이죠. "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과감히 거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둘 모두’를 선택할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렇네요.
통합적 사고의 3대 요소에 들어가서도 좀 주춤 했습니다. 입장, 도구, 경험 뭔가 단어가 나올 때마다 움찔 하나봐요.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들도 있는데 왜 굳이 그걸 사용했을까하고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나봅니다. 읽어가는 중에 또 마음에 와 닿는 문장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더 나은 모델이 존재한다." 멋있지요? 도전해보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읽으면서 에너지를 얻고 있었지요.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예입니다. 그 중에서도 블레처의 대학 설립과 운영방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그 학교에 관광일지라도 꼭 한 번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삶의 에너지가 충만한 곳일듯해서요.
앞에서 이야기한 2% 부족한 점...전문성이더군요. 관심은 많지만 전문성을 키우지 못한 앞으로 제가 해결해나가야할 숙제가 아닌가합니다. 신랑은 독창성으로 고민을 하던데 둘이 만났으니 커뮤니케이션만 잘 한다면 대박이지 않을까하는 꿈을 늘 꾸고 있습니다.
꽤 성공한 이들의 예를 주부인 제 삶에 너무 가두었나요? 아는만큼 본다고 제가 사는 세상이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중학교 때 교훈이 좀 길었는데 마지막 4번째 교훈이 "나는 조국과 인류가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않는다." 입니다. 당시에 그 깊은 뜻을 발견했더라면 더 나은 제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젠 그 뜻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이 글 마지막에도 나와 있더군요. 제목에도 적었지만 제 글의 마지막으로도 적어봅니다.
"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생각하되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라. 세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