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을 보았을 때 "로스트로포비치"  거장의 이름 한 줄 만으로도 욕심이 났습니다. 그런데 거장의 다양한 음악을 6장이나 함께 할 수 있는 기쁨...

’ 범인과 거장의 연주의 차이는 어떤 것일까?’ 생각하며 듣고 듣고 또 들었습니다.  솔직히 연주 방법이나 기타 기교 등에 대해서 어떤 차이가 난다라고 말할 수가 없군요.  비교를 할만큼 제 음악적 실력이 따라가지를 못하니까요.  그냥 듣는 것만으로 좋아하는 지극히 평범한 청객의 입장에서 말한다면...가슴이 떨린다고나 할까요...전 3번째 CD에 있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B단조가 제일 좋았습니다. 첼로의 느낌을 가슴 가득히 안을 수 있는 곡이었어요...힘 있었다가 애잔했다가 첼로의 힘이 느껴지는 곡이었습니다..

5번CD의 앙드레 줄리베의 첼로 협주곡 2번...앞에 이야기했던 곡과는 정말 달랐어요...끈적끈적한 느낌이라 해야하나...힘이 가득한 끈적끈적한 느낌...몽환적이기까지도 한...첼로의 연주...익숙하지 않는 작곡가라 곡의 느낌도 좀 색달랐나봐요.

 6번CD의 미요의 첼로 협주곡 1번, 역시 귀게 익지 않은 작곡가 였어요. 이 곡 은 귀엽고 깜찍한 느낌이 났어요. 가볍게 통통 튀어 다닐 것만 같은...앞에서 언제 강하고 끈적거리는 연주를 했냐 싶을 정도로 곡에 어울리는 연주였지요. 하지만 현을 누르고 있는 활의 자신감과 힘이 느껴집니다. 

 펜데레츠키의 첼로 협주곡 2번 역시 참 독특한 곡이 었어요.  시작 부분에 태국이 얼른 떠오르는 곡이 었어요...바이올린의 고음을 평온하고 쫘악 받쳐주면서 연주되는 첼로의 음악이 바가지 긁는 부인의 목소리에 굵직하게 답변하는 남편의 답, 그리고 언쟁같은 느낌의 곡...극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극으로 만들어도 참 재미있을 것 같은 곡이예요...바이올린과 첼로의 대화...너무 제 감상대로 표현을 했나요?

 평소에 쉽게 접하지 못했던 곡들을 6장의 CD에서 만나는 재미도 솔솔해요. 음악의 매니아가 아니라면 쉽게 집어들 수 없는 곡이지만 숨은 진주처럼 만날 수 있어요.

 몇 가지 곡만 적어보았네요. CD6장 속에 살아있는 거장의 혼이 느껴져서 떨리고 벅차오르고 감동입니다...잠시 조용히 들을 수 있는 여유만 준비할 수 있다면 후회 없을 CD인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