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원작으로 아주 유명한 이야기이죠.이 책은 글자 하나 없이 섬세한 그림으로만 그려져 있지만 글보다 그림 한 장 한 장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때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눈에 보이는 것들이 달라져 생각의 꺼리도 달라지기도 합니다.
마룻바닥 아래에 버려져 쥐와 함께 있는 주인공 외다리 병정이 첫 페이지에 나옵니다. 집 공사를 하는 중에 외다리병정은 발견되고, 앉아 놀 수 있을 정도의 아기 손에 쥐어지고 형인지 누나인지 애매한 큰 형제의 손으로 갔다가 아..아니군요. 어쩜 그 아기가 자란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자란 것이 맞나봅니다. 갖은 장난감 더미에 묻혀있다가 이사갈 때 다른 장난감들이랑 함께 버려져요. 도시 변두리지역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인데 참 황폐한 느낌을 줍니다. 근처에서 놀던 아이들이 외다리병정을 발견하고 종이배를 만들어 하수구로 태워보내는데 그 때 운명적(?)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종이배에 태워져 떠내려 가고 있는데 같은 집에 있다가 함께 버려진 바비인형이 거리를 청소하는 물호수의 물살에 밀려 하수구로 떨어지게되죠. 하수구 속으로 떨어지다 배를 놓친 외다리병정의 총 끝이 바비인형에 걸려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하수구를 떠내려가게 됩니다. 지저분한 하수구 그림이 정말 현실감이 있네요. 둘은 강을 지나 등대가 보이는 바다까지 흘러옵니다. 참치쯤으로 보이는 커다란 물고기에게 덥썩 잡아 먹히고 마네요. 그 참치가 어부에 의해 잡히게 되고 참치의 내장과 함께 쓰레기차로 옮겨탑니다. 그 때도 둘은 함께네요. 쓰레기차는 쓰레기장으로 가고 그 매립지는 아프리카의 어느 동네가 아닐까합니다. 쓰레기장을 뒤지며 필요한 물건을 찾는 검은 피부의 여인에게 발견된 두 인형은 검은 피부의 해맑은 아이를 만나게됩니다. 바비인형에겐 아프리카 전동 의상이 입혀지고, 깡통으로 만든 자동차를 외다리병정과 바비 인형이 함께 태워지고 아이의 재활용장난감이 되었답니다. 그 곳을 방문한 백인 아저씨가 일달러에 차를 토함한 인형을 아이에게서 사 인형들은 다시 도시로 돌아오게 되죠. 그리고 장난감 박물관에 기증됩니다. 아프리카관에요.
잘 사는 나라의 아이들은 한자루씩 장난감을 버리고, 도시민들은 쓰레기를 아무데나 함부로 버리고, 대륙을 건너 간 두 인형은 피부가 까만 아이의 손에 쥐어지게 되고 그걸 또 부유한 도시민은 아프리카의 장난감으로 그걸 사와 박물관에 전시되고...이런 저런 생각이 교차합니다. 모잠비크와 말리에 아들을 하나씩 두고 있어서 그런지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림만 있기에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기에 더 좋았습니다. 또 그림의 수준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너무 생생했다고 해야하나요..외다리 병정과 바비인형을 따라 함께 여행한 느낌. 원근감을 이용한 그림 교육에도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듯합니다.
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