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이 아무래도 다른 대륙보다는 아직은 더 낯선 곳이기에, 또 그 대륙에 두 아들을 두고 있어서 내 마음이 닿아야하는 곳이기에 관심을 더 가져보려 하고 있던 중에 만난 책이다. 아프리카라 하면 내전, 기아, 빈곤의 대명사로 우린 느끼고 있는데 "우리 집은 아프리카에 있어요."라는 왠지 당당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제목의 책, 그 표지엔 작은 여자 아이가 웃고 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어느 마을, 백인들의 주거단지를 만들기 위해 흑인들을 강제 이주 시키려는데 맞서 이긴 흑인 마을의 이야기를 너무 강하지도 않게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게 잘 다룬 책이었다. 아이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흑인과 백인 세계의 괴리감,  친한 친구와 인사조차도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 아이의 아픔, 마을에서 쫓겨나게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악몽을 꾸는 레베카..엄마가 얻어다주신 백인인형 베티를 레베카는 백인인형이 아닌 그냥 인형으로만 바라보았다. 이후에 흑인인형이 생겼지만 두 인형을 다 품는다. 세상에게 다를게 없으니 함께 해야한다는 것을 작가는 그렇게 알려주고 싶었나보다.

레베카 오빠 존의 성장...마을을 지키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열심히 행동하는 오빠의 모습을 보다보니 일제 강점기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노력했던 젊고 어린 언니 오빠들의 모습이 그러하진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스쳐가게 했다.  평범한 가장인 아버지의 용기있는 연설이 세계를 움직이게 한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스스로 또는 남들이 작고 못났다 부족하다하지 세상에 작고 못나고 부족하기만한 사람은 없는 것이다. 강렬한 희망의 빛 앞에 서 있는 이들이겐 못할 것이 없는듯하다. 

다른 많은 마을의 사람들이 그렇게 이주를 당했을 것이다. 레베카의 절친한 친구 나니네 가족이 감언이설에 속아 이주한 후 겪어야하는 아픔을 다른 이들도 이겨내야 했는지도 모른다.  이들은 그것을 막아내었다.

부한 자와 빈곤한 자...백인과 흑인의 구도가 아니더라도, 꼭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니더라도...우리는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서민들의 주거단지를 재개발단지로 만들면서 결국은 그곳에서 강제 퇴거를 하게되고 아파트를 지어 그보다는 삶이 나은 사람들의 보금자리로 바뀌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겐 생존의 문제일텐데 도시 미관과 안전, 도시의 개발과 미래...이러한 명분에 밀려서 자신의 삶의 자리를 내어주고 뿔뿔이 흩어져야만 하는 삶. 이 땅에서도 보고 있는 것이다. 꼭 그래야한다면 정말 그 곳을 지킬 수 있는 어떠한 대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뉴스로만 접하는 이야기라 그 깊은 곳을 알 수는 없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비슷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난과 기아의 우울한 이야기가 아니다.
극복과 성장, 화합의 긍정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 가진 것을 사랑하는...내 주변까지 다 사랑하는...그래서 내가 사는 곳이 좋은...
"우리 집은 아프리카에 있어요."
그들의 당당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들을 사랑하고픈 책이다.





우리집은아프리카에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