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잘 내리지 않던 동네에서 자라서 그런지 겨울이 되면 다른 곳의 눈 이야기가 무척이나 부러웠어요...
흩날리는 눈이라도 내리면 온동네 떠들썩하게 전화를 했었죠.
여행이라도 가서 눈을 만나면 눈 내린다고 또 여기저기에 전화를 하고...
눈 내리는 곳으로 여행가는 친구라도 있음 선물은 눈사람으로 가져오라 농담처럼 헀었죠.
처음에는 선물 필요없다는 뜻이었는데, 자주 그렇게 이야기하다보니 정말 선물로 눈사람을 받고 싶어졌어요.
말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불가능한 선물이라 여기고 무심코 지나버렸답니다.
그런데 그 말을 스쳐지나가지 않은 사람이 있었어요....
정말 눈사람을 선물 받게 되었어요.
아...그 감동.....
당시 고속버스로 5시간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었던 친구에게
첫 눈으로 만든 눈사람을 받았지요...
디카가 일반적이지 않던 시절, 디카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던 시절....1995년,96년쯤이었나요?
메일을 여는 순간 만나게된 눈사람...
첫눈 내리는 교정에서 눈사람을 만들어 찍어 보내주었어요.
내 말을 기억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
너무 너무 좋아하는 제가 뜻밖이었나봐요.
오히려 작은 눈사람을 가까이서 찍은거라 겸연쩍어하던 친구...
이젠 눈사람 선물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이미 받았으니까요....
눈이 잘 내리지 않던 따뜻한 남쪽 나라에 살고 있지도 않습니다.
수원으로 왔거든요...
생각보다 눈이 안내려요...
북쪽으로 올라왔으니 원껏 볼 줄 알았는데...
불편함을 알지만...
그래도 겨울이 되면 펑펑 쏟아지는 눈을 기다리게 됩니다....
눈 이야기 모아는 보는데 마음에 와닿는 책이 별로 없네요....
아쉬움...설레임이 가득히 전해져오는 그런 책을 찾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