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이 책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남편에게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카타르시스가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들었기에. 하지만 이적지 선물했던 책을 남편이 읽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이 책을 볼 때마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에 김정운님의 TV강의도 보게되고 방송 <명작 스캔들>에서의 이야기를 들으며 흥미가 생겼다.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제목 때문이다. 어떤 분께서 책 추천을 부탁하셔서 책 한 권을 추천드렸더니 바로 웃으셨다. 그렇게 시선을 끌기위한 가벼운 제목의 책은 내용도 그럴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추천드린 책은 그 분이 말씀하신 상황에 딱 맞는 괜찮은 내용의 책이었는데 고정관념이 계신듯. 그래서 다시 이 책이 떠올랐다. 이 책 또한 제목이 너무 강렬하니까. 남편에게 주었지만 남편 또한 제목에 동의할 수 없다는 말만 남기고 결국 내가 읽게 되었다.

일단 책 내용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방송에서 저자의 스타일을 보아서 그런지 책을 읽고 있는데 옆에서 말을 하는 것 같이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쉽고 웃기고 재미나다고해서 저자가 하고저한 이야기마저 놓친 건 아니다. 사람을 재미에 빠뜨려 놓구서 낚을건 낚게하는지라 유쾌하다. 글이 그러하듯 작가의 생각이 그러하듯 작가는 삶에서 "재미"를 꽤 중시했다. 특히 이 책은 여성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지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남성들을 위한 책이다. 그런 남자들에게 삶에서 "재미"를 찾아보라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준다. 하긴, 하얀 침대보에 집착하거나 조명에 집착하는 모습을 읽을 때는 감수성이 있구나라고 느끼기보다 여성적인 성향이 좀 있으시구나란 생각을 했다. 왜 그런 성향을 여성적이라고 생각했는지....내게도 고정관념이 있나보다.

이 분의 에피소드는 정말 재미있다. 왠지 위로 올라가는 반전이 있을 것 같은데 인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듯 정말 아래로 뚝 떨어지는 결론. 그 결론들을 보고 난 웃고 그러한 이야기를 공개할 수 있는 저자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렇게 털어낼 수 있는 것이겠지. 기억은 자작극이라 하는데 맞는듯하다. 간혹 인정하지 않으려는데 인정하고 나면 가벼워진다.

남자들이 목숨같이 소중이 여기는 사회적 지위는 본질적인 내가 아니라고 말한다. 언젠가는 벗어버리게 되는 것이 사회적 지위. 그 후엔 자신을 잃게 되는 남자들에게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좀 더 본질적인 나를 발견하고 거기에서 행복을 얻으라 한다. 이 땅의 사내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과정을 즐기지 못해서라고 한다. 결과지향적 삶에는 참다운 행복이 없다고 한다. 계속 다음 결과를 향해 나아가야하고 채워지면 또 나아가야하니까...

재미는 내가 삶의 주인일 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주인이 되어라. 자신이 재미있으면 근면 성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근면 성실보다 ’재미’를 앞에 두고 순서를 바꿔보라한다. 나중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말고 오늘 행복한 사람이 나중에 행복하다고 한다. 재미와 창의성은 심리학적으로 동의어라한다. 재미가 있어야 창의성도 발휘된다고...자신에 대해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것은 재미가 없다는거다. 자기가 찾은 작은 즐거움에 가슴 벅차하며 이야기 나누는 삶이 진짜라한다. 내 남편에게도 이런 진짜 이야기가 있을까. 안스러워진다. 요즘 살짝 건드리면 쓰러질듯 피로에 지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일상에 지친 이들이 마음을 닫고 읽는다면, ’말이 쉽지. 너처럼 사는게 쉬운줄 알어? 누군 그렇게 살고 싶어 살고 있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는 내 생각을 잠시 내려두고 읽어보면 어떨까? 끝까지..."그래, 그래." 하며 웃긴 부분엔 웃고, 어이없는 에피소드엔 어이없어 하지만 평가는 하지 말자. 그럼 정말 유쾌하게 읽으며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지 않을까싶다. 평가는 다 읽고 난 후에 따로해도 되지 않을까?

"Ritual" 저자가 좋아하는 행위이다. 나도 꽤 괜찮다고 생각된다. 리추얼을 하는 동안 재미가 자꾸 자꾸 생길테니까...

이 땅의 남자들이 읽고 재미를 느끼면 좋겠다. 동감하진 못하더라도 읽는 동안은 재미를 느끼면 좋겠다. 동감을 하고 위로를 받게되면 더 좋겠다. 유쾌하고 의미있는 책이었다. 대한의 남자들에게 삶의 즐거움이 함께하길....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