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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이란 제목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홀가분한 책이다. 일단 내용이 너무나 쉽고 페이지가 잘 넘어가서 홀가분한 책이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일부러 주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도 않으나 잔잔한 이야기 속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스며들어 있는 책. 표지의 카피처럼 나를 응원하는 그런 내용이다. 그림도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고 평안하다.

"너답지 못하다"라고 누군가를 향해 내뱉는 순간 상대방에게 뱀이되고 늪이될 수 밖에 없는 글을 읽으며 내 주변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솟구쳤다. 항상 "너답다."라는 말을 내게 해준 그들. 그 말엔 긍정의 응원이 섞여있음을 알기에 항상 나다움이 어떤 것인지 어떤 것이기에 그렇게 이야기를 하였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다잡아보고 했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이들이 내 곁엔 많이 있었구나...

"작은 사치"에선 자신을 위한 작은 선물을 스스로해보길 권했다. 나도 날 위한 작은 사치의 시간이 있다. 매주 화요일 아이들이 학원수업을 하는 동안 학원 아래 커피전문점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예전같음 학원에서 아이들을 기다렸겠지만 과감히 그 시간을 즐기기로 하고선 나만의 소중한 시간이되었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 집의 어수선함에서 벗어나 책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3시간의 즐거움. 생활에 분명 활력소가 되고 있다.

나에게 너그러울 수 있어야하고, 나 또한 남과같이 나 스스로에게 배려 받을 수 있어야 마땅하다고 한다. 자책은 벗어버리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도 실력이라고 한다. 내게 뭔가 하나를 더 주려고하면 불편했던 마음을 개운하게 다독여준다. 욕심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마음이라고 소근거려주는 느낌이다.

모자람이 성취의 중요한 동기라는 예를 보여주며 격려를 한다. 재미있다. 그러고보니 이 책에선 출처나 말한 사람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표현할 때가 많다. 이 또한 마음에 든다. 자세하게 알려주면 왠지 기억해야할 것만 같아 눈이 한 번 더 가고 머리를 한 번 더 써야하는데, 물론 그래도 기억을 못한다. 그래서 차라리 모호하게 말해둔 것이 더 편안하다고나 할까? 모자람에서 생각났다. 나의 모자람이니까...그 모자람은 내게 또 어떤 득이 될 수 있을까?

"이름이 뭐였나요?"를 읽으며 마음이 찡했다.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내게로 다가와 꽃이 된다고 하지 않았나? 이름을 불러주고 기억해주는건 존재에 관한 기본적인 인정이리라. 나도 간혹 가슴에 묻은 아기의 이름을 나지막히 불러본다. 세상의 빛 조차 보지 못하고 멀어져간 아기들. 이름을 불러주면 확실하게 다가오는듯하니까. 그런데 갈수록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걱정이다.

고백하기 힘든 사연을 털어 놓을 그리운 이름이 있는가? 난 있다. 사연별로 들어줄 이가 있다. 사교적이지 못해 많은 친구를 갖지 못하고 있지만,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줄 이가 뿅 뿅 뿅 떠오르는 것을 보니, 나 꽤 괜찮은 사람인가보다.

"당신이. 늘. 옳습니다." 이런 무한 격려와 지지를 저자는 보내고 있다. 때론 참 눈물겨운 말이다. 얼마 전에 종영한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남자 주인공 독고진이 떠오른다. "난 독고진이니까." 항상 자기를 향해 그렇게 이야기한다. 때론 자신감에 충만하여 그럴 때도 있지만 자신을 격려할 때도 그렇게 말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우리도 스스로에게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그러고보니 아빠도 그러셨었지.

"아니면... 다시 하면 됩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지만 참 두려운 말이다. 아니면 다시 하면 된다는 것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기에. 소위 본전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더 나아가면 본전도 못찾는다는 걸 알면서도 미련을 떨 때가 있다. 그래, 좀 더 과감해져보자. "뭐 아니면 다시 하면 되지...." 저자의 응원대로 모호한 시간을 보낸 것에 너무 맘주지 말자.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된다." 그래, 어쩜 그 말이 정답인지 모르겠다. 따뜻한 말 한마디, 이해해준다는듯한 끄덕임, 환하게 바라보는 미소, 날 향한 긍정적인 기운...정말 힘이 불끈 솟아오르게 하기도 하고 내가 중요한 사람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하고 나 스스로를 가치있게 바라보게도 한다. 사람으로 힘겨울 때도 있지만 역시 사람으로 힘을 얻을 때도 분명 많다.

"모두 다르다"는 말 얼마전부터 새삼스레 마음에 와닿고 있던 것이다. 나를 기억하는 친구의 기억 속의 나 중에서 난 대부분 그 기억 속의 나를 기억하지 못했다. 내가 기억하는 친구의 모습 또한 친구의 기억 속에 없을 때가 많다. 함께 무엇을 한 것은 같지만 그에 대한 생각은 제각각이었다. 남편과도 그러했고, 엄마와도 그러했다.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눈 높이에서 생각하였기 때문에 대화로 접점을 찾은 것이 아니라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건 쉽지 않을 것 같다.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살아간다는 것, 삶의 충격을 완화하기에 꼭 필요한 것 같다. 또 원만한 생활을 하게하는 지혜인듯하다.

"눈물도 말입니다."라는 글은 제목만으로도 가슴 뭉클했다. 그래, 눈물도 말이다.

역할성격과 실제성격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어떤 책에서도 만나지 못했던 이야기다. 간혹 상대방의 그런 성격에 실망하기도 하고 나 자신의 다른 모습의 이중성에 고민하기도 해보지 않은 이가 얼마나 될까? 저자는 여러 모습으로 다중성있게 살아도 좋다고 한다. 결국은 나의 본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다른 이들의 눈보다 스스로를 지켜보는 눈을 갖기를 이야기한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면 선택맹이 된다고...선택이란 것은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 아닐까? 아님 다시하면 된다고 앞서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한 번에 찾음 더 좋지 않을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 복된 일일것이다.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흐뭇한 마음으로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