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미래>에서 나와 내 가족 우리가 살아가야할 10년 후의 모습이 어떨지, 그 때 그런 시절이 오면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미리 생각해보기 위해 만난 책이었다. 그러고보면 이런 종류의 책을 만난 것은 처음인가? 거시경제학책을 만났을 때 두근거리며 초롱거렸던 그 기분을 간만에 갖게한 책이다. 책을 읽고 난 후 개인적으로 어떻게 구체적으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은 얼른 들지 않지만 책에서 제시한 트렌드에 따라 나름 큰 그림을 그려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세계 경제의 운명을 바꿀 12가지 트렌드를 한계, 장애물, 기회, 위험 네 가지로 나눈 후 한계엔 중국과 유럽연합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것, 장애물엔 경제식민주의, 이민정책과 인재유출, 정치적불안정에 관한 내용이 있다. 기회엔 세일즈맨인 미국인, 미들맨, 새로운 체제, 라이프스타일 허브에 대한 의견이 있으며 위험엔 금융암시장, 지구온난화에 따른 양극화 현상, 정치체제 문제해결의 걸림돌에 관한 의견으로 정리되어있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딥팩터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했다. 저자가 말하는 딥팩터는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내재돼 있어 단기간에 변하하기 힘든,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p11)을 말한다. 딥 팩터는 국가의 지리적 위치, 기후, 문화, 정치 그리고 역사적 사건에 의해 형성된다고 한다.
12가지 중 내 관심을 끈 주제는 부유한 국가에서 다시 가난한 국가로 갈 것이라는 중국에 대한 견해와 경제식민주의, 선진국의 이민정책 변화와 후진국의 인재유출, 경제 통합의 승자 미들맨, 라이프스타일 허브의 등장, 지구온난화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다.
중국의 무서운 성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내게 중국의 성장을 그리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저자의 주장에 꺄우뚱했다. 저자가 짚어놓은 중국의 단점 자체엔 큰 이견은 없으나 몇 몇 단점들은 충분히 극복 가능한 것이라 보여진다는 것이 나의 생각과는 달랐다. 문득 저자가 미국인이라 미국인의 사고로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 발간된 중국의 미래에 관한 책들의 목록을 검색해보았는데 대부분 중국의 미래를 어둡게 보았고, 저자들은 서양인들이었다. 문제를 보는 관점은 같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관점은 동서양이 다르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굳이 중국의 편을 들려는건 아니지만 쉽게 납득되지 않는 의견들이 있어 빽빽하게 책에 메모를 하며 읽게되니 자꾸 더뎌졌다. 내가 생각지 못한 주장이라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경제식민주의, 긍정하고 싶진 않지만 우리나라 역시 우리의 의사대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못하고 힘 있는 나라들이 재채기에 침 튈까 걱정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 단어가 참 마음이 아팠다. 후진국들은 지금 당장의 필요에 의해 자원과 농지를 타국에도 팔고 있으며 자원 개발국들은 미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가치있는 자원 확보를 위해 후진국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투자의 정도에 따라 그 나라에 대한 영향력도 커지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렇게 후진국이나 개도국들은 영토와 자원을 파는 식으로 경제식민지화 되고 있다. 경제식민주의편을 읽으며 작가의 중국에 대한 평가가 이 부분은 고려되지 않은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자 적은 것 이외에도 꽤 복잡함이 있다.
선진국의 이민 정책변화와 후진국의 인재 유출, 이 땅을 벗어나본 기억이 별로 없는 나로써는 그냥 필요에 따라 들어오고 필요에 따라 나간다는 것 이상 생각해보지 못했다. 동남아 노동자나 혼인으로 인한 이주자가 많아졌다는 것. 공부 때문에 나가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 정도가 최소한의 관심이었다고 할까. 안일했다. 경제성장에 필요한 중요한 인적자원.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많이 부족해 사람밖에 자원이 없다고 늘 들으며 자랐는데 어찌 그렇게 무심했을까? 선진국들은 이민자들을 합법적으로 받아들여 국가부채의 일부를 함께 부담할 수도 있고, 고령화되고 줄어드는 경제인구를 이민자들을 통해 보충할 수도 있다는 것.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국가에 가서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다하지만 후진국의 입장에서보면 인재들을 외국에 다 빼앗기면 국부의 유출이되어 후진국을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그건 후진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그 피해가 선진국에까지 미치기 됨으로 선진국들의 이민정책에 약간의 자제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많은 이들의 예측으론 미들맨이 점차 사라진다고 하는데, 저자는 미들맨이 경제통합의 승자가될 수 있다고 했다. 저자가 말하는 미들맨이란 국가 간, 기업 간, 개인 간의 국제적 교역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전문가 그룹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특히 아이디어 집약적 산업에 미들맨의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금융 허브가 가고 라이프스타일 허브가 온다고 보고 있다. 지금부터는 상품이 아니라 사람이 허브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 한다. 직장이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 있어도 자신이 꿈꾸던 삶을 살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라이프스타일 허브가 될 수 있는 곳이라했다. 실제로 그것이 얼마나 가능한 일인지 아직 감이 오진 않는다. 자주는 아닐지라도 수천 마일을 날아다니며 일을 보려면 그리 쉽지 않을텐데하는 생각만 든다. 물론 이 또한 국가적으로보면 장단점을 다 갖고는 있다. 앞부분의 인재유입을 촉진 시키는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싶다. 다만 선진국이라고해서 라이프스타일의 허브을 조건을 갖긴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 두바이가 그 노력의 열매를 맺고 있지 않을까싶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문제로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해서만 주로 생각해보았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하면 과실수나 농작물의 재배 종류가 달라지고 근해에서 잡히는 어종이 달라져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또한 환경문제만큼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염물질배출권리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오염물질배출권을 거래 가능하며 가난한 국가들을 더욱 오염 시키게 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한다. 후진국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은 탄소배출권이 있다한다. 탄소배출권은 정해진 기간 안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한 각국 기업이 배출량에 여유가 있더나 숲을 조성한 사업체로부터 돈을 주고 권리를 사는 것이다. 우리나라 항공사광고에서 얼핏 이런 내용을 본 기억이 있다. 지구온난화는 식민지개척 경향을 강화 시키고 정치적 불안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까지 생각해 본이 얼마나 될까?
거대한 금융 암시장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계의 새로운 체제나 정치적인 문제 같은 경우도 아직 피부에 잘 와닿진 않으며 최고의 세일즈맨인 미국인에 대한 이야기도 큰 공감이 생기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독자에게 주고 싶었던 조금은 더 넓은 시야를 갖을 수 있는 기쁨은 분명 누린듯하고, 새로 배운 내용에 대한 다른 책들을 찾아보고 싶어지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