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을 접하고 '키스'로 도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생각외로 키스에 대한 책은 없었다. 저자가 들어가는 말에 장황하게 이 주제에 대해 책을 쓰려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제목은 키스의 과학이지만 조금은 로멘틱함을 꿈꾸며 책을 펼쳤다. 표지에 있는 "입술을 가장 멋지게 사용하는 방법" (이 부제는 잊어도 될듯하다.)과 "왜 여자는 섹스보다 키스에 열광하는가!"가 좀 더 눈에 띄였다고 할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키스, <프렌치 키스>에서의 키스 등등을 떠올렸다고나 할까. 프렌치 키스 영화를 보며 프렌치 키스가 뭔지 궁금해서 뚫어지게 보며 마지막엔 왜 안나오지? 했던 기억...세월이 한참 지난 후에서야 알게되어 웃었던 기억이 난다. 참, 이 책에 따르면 프렌치키스는 남성이 선호한다고 한다. 이유가 더 재미있다. '저하된 화학적 감각 탐지 능력'을 갖고 있어서 그렇다했다. 뭐 냄새와 맛에 덜 예민하다는 이야기.

 

키스는 교육받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알 수 있는 본능이라 생각했는데 그래서 인류가 시작함과 동시에 시작되었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많은 매체를 통한 무의식적인 교육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전 어린시절부터 부모와 가족들로 부터 애정어린 입맞춤의 좋은 기억도 함께했을듯하다.

 

화성남자 금성여자처럼 남녀의 생각의 차이를 알 수 있는 부분 "키스하고 싶은 여자, 섹스하고 싶은 남자"(p106~120)과 "도대체 왜 인간은 키스를 하는가?" 그 외 부분은 일반인은 굳이 읽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들었다. 키스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증명하는건 몰라도 될 것만 같다. 로멘틱하지 않으니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위 소주제의 제목으로 갈등을 겪나보다. 그럼 이 책 한 권 사서 눈에 띄는 곳에 둬도 될 것 같다. 표지에 적힌 글들 만으로도 의사전달 수단이 되지 않을까?

 

특별히 과학적 접근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는 책인듯하다. 이에 대한 공개적인 책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고 과학적 사고를 즐기시는 분이라 호기심이 많다면 괜찮을듯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얻기를 바라는 메시지는 "로맨스를 포기하지 마라. 키스는 두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가장 놀라운 경험 중의 하나이며, 키스 뒤에 숨겨진 과학을 이해하는 것은 이 순간의 1분 1초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p236)라고 한다.

 

천생연분을 만나게 하는 10가지 키스 레슨(p227~236), 천생연분을 찾고 있는 분들을 위해 재미삼아 적어볼까한다. 누드 메이크업으로 남성의 눈길을 끌어라. 민트와 껌은 주머니 속 필수품이다. 정신적 교류는 관계의 첫걸음이다. 첫키스는 충분히 뜸을 들여야한다. 양초와 음악과 키스는 한 세트다. 가벼운 신체 터치는 키스를 향한 한 걸음이다..키스는 내 짝을 찾기 위한 감각적 탐지기다. 너무 들이대면 도망간다는 것을 잊지 마라. 당신의 파트너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키스를 하라. 매일 하는 모닝 키스는 비타민보다 몸에 좋다.

 

 

 

서점에서 잠시 책을 뒤적일 때 눈에 들어와 앞부분을 조금 읽다 시간 때문에 두고 왔기에 다음 내용들이 궁금했다. 궁금했던 이 책을 선물로 받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말한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 가는 사람 아무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중략)...결혼생활을 잘하려면 상대에게 덕 보려고 하지 말고 '손해 보는 것이 이익이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새겨야 합니다."(p10) 들어가는 글에 있는 말인만큼 책 전체에 유유이 흐르고 있는 저자의 뜻이다.

 

"내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랴 하는 나의 문제입니다."(p71) 문장만으로는 완벽하다. 하지만 다양한 예에선 사람들의 욕심 탓이라했다. 교회에 여성도가 많듯이 절에도 여성불자가 많은가보다. 글 전체 내용이 결국 속세의 눈으로 보면 여성들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었다. 계속 그런 내용에 열이 오를 대로 오를 즈음에 "스님은 왜 항상 남자편만 듭니까?"(p197)가 눈에 확 띄여 찔림. 하지만 내용은 그러했다. 여성들이 불만을 더 잘 상담하고 토로해서 그럴까?

 

불만이면 헤어져. 헤어지면 되잖아. 안헤어지고 있는 것 그건 어떤 형태로든 불만이라 말하는 그 이유를 감수할만큼의 이득이 있으니까 헤어지지 않고 있는거잖아. 이득을 보려면 불만은 감수해야지. 내 이득을 위해서 상대를 바꾸려는건 욕심이야. 그만하기 다행이라 생각하고 살어. 더 안좋아질 수도 있는건데 그만하기에 낫지 않아? 괜히 속 끓이지 말고 내려놔. 내려 놓는다는건 다른 이유가 없어. 그냥 탁, 내려놓는거야. 그럼 상대방이 변할 수도 있고 또 변하지 않아도 내가 바뀌면 세상도 달라지는거야라고 이 책 전체의 내용을 난 요약해본다. 불만이란 단어에 술주정, 바람 등등 지금의 고민들을 그대로 넣어보면 된다.

 

저자가 말하고저 하는 기본 내용에는 충분한 공감이 가지만, 그래도 읽으면서 "안해봤으면 말~을 말아."라는 어느 개그맨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 친구랑 책 내용을 잠시 이야기하며 이 책에 따르면 "우리 부부는 완벽한 모델이야." 그렇다고 행복에 겨워 어찌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건 아니다. 비슷해보이지만 저자가 말한 경지에 다다르지 않은건지는 모르지만 결혼 전엔 뭔가 기준보다 좋은 일이 정말 좋은 일이고 행복한 일인줄 알았는데 결혼해선 별일없는 것이 행복한거라 생각하며 행복의 기준이 떨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가슴벅차 오르는 행복감, 즐거움 그런건 어딘가에 묻어둔 것 같다. 친구는 책 이야기를 듣더니 "그렇게 살면 화병나서 죽겠다." 그런다. 화병 안나게 마음까지 다스리라는 말씀이겠지만 내려 놓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건 아니니까. 하나 둘 내려 놓다보면 상대에대한 열정 또한 내려 놓게된다. 열정이 있다는건 주고픈게 많고 주고픈게 많음 받고픈 것도 많다는 것. 그럼 불만도 생기는 것이다. 그게 욕심이라 책에선 말하지만 지나치지 않음 그건 세상사아닐까? 그런걸 업이라고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런게 적당히 있어야 맛깔난 삶이 되지 않을까한다. 저자가 본다면 것도 네 선택이니 네가 책임지면 되는거라 하실까?

 

여성들이 읽으면 불끈불끈할만한 예와 내용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말씀 자체엔 틀린 것이 없다. 범인인 우리가 실천하기 쉽지 않아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불끈불끈으로 책을 지루하게 읽지 않아도 된다는건 좋은 것 같다. 결혼 전 부모와의 갈등이나 부부의 갈등에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찾아보게 하는 말씀도 있었다. 좀 전에 친구 쪽지를 받았다. "애들이랑 잼있게 사네...주위에 다들 배우자 보다는 애들하고 더 잘 놀아...물론 나도 그런거 같고....." 어제 아들들이랑 요절복통하며 놀았던 이야기를 보내줬더니 돌아온 쪽지에 있는 글. 결국 배우자랑 좀 더 잘 지내고 싶은데...란 마음이 포함되어 있는 것 아닐까? 내가 어떤 말을 할 때 원래 내 마음이 어떤건지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이 책에서 빼놓고 갈 수 없는 것은 김점선님의 그림이 많이 있다는거다. 보면 흐뭇해지고 평안해지는 그림들. 그림들을 즐기는 재미도 꼭 챙겨야할 듯하다.

 

 

성향.성격 테스트 어플을 깔았기에 아이들과 커피점에서의 여유 시간에 테스트를 해보았다. 일주일 중 화요일 오후 아들들과 체인징 파트너 하며 커피점 데이트를 한다. 윗층에서의 아들 둘의 시간 차 수업이 늦게 마치고 유흥가에 있는지라 기다렸다가 데려온다는 핑계로 커피 한 잔과 함께 갖는 데이트 시간. 나의 유형은 "잔다르크형". 같은 문제인가? 전에 어딘가 다른 곳에서 했을 때도 잔다르크형이라고 나왔던 것 같은데...

 

잔다르크형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정열적이고 충실하며 목가적이고, 낭만적이며 내적 신념이 깊다." 여기까지 읽던 첫째 휘은이 "에이...엄마 이거 틀렸어." "왜?" "낭만적이라잖아....엄만 낭만적 아니잖어." '으~~~~' 전에 뇌구조 테스트 할 때 99%의 황금두뇌와 1%의 감수성이 나왔을 때, 감수성 1%에 큰 아들도 작은 아들도 적극 동의하는 바람에 뒷목 잡을 뻔했는데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잠시 후 휘은은 학원으로 가고 둘째 치은이 학원수업을 마치고 왔다. 새로운 어플 깔았다고 치은도 테스트해보았다. 휘은도 치은도 "사교적인 유형"으로 나왔다. 치은에게 엄마꺼라며 "잔다르크형"을 보여주었더니....치은 역시 휘은이 읽은 만큼만 읽고 "이건 아니다...." 그러기에 "뭐가?" "낭만적 아니잖아..." '으.........' "엄마 낭만적이라니까." "그건 아니지요...."

 

설 갔다가 전철타고 온다던 남편에게 카톡을 했다. 차로 갈아 타 운전 중이라고 남편이 전화가 왔다. 다행이 정차 중이라기에 "은주가 낭만적이다. O,X ? " 잠시 생각하던 남편이 "O"  '오...왠 일?' 매번 날더러 독하다던 남편이기에 물어보면서도 은근 자신이 없었는데..."내가 원하는 답 말고, 마음 편하게 다시...." "오"  치은에게 전화기를 건네며 다시 여쭤봐....전화를 끊고나서 둘째 아들 하는 말...."엄마 생각해서 그렇게 말해주는거야."

 

그럼 객관적으로 철이 아저씨한테 물어볼까? 네이트 온으로 바로 접속. "은주는 낭만적이다. O,X?" 했더니 "때에 따라 다른데 오 엑스 둘중 하나만 택해야해?" 하더니 택한 친구의 답은 "에스" 난 순간적으로 "예스"로 보고..."봐...맞잖어~~" 했더니..."엄마 엑스야." 다시 확인하니 "엑스" 자초지종을 들은 친구는 웃겨 죽으려한다. 믿었는데...배신...치은 "엄마 3:1 이야."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 "그럼 다음은 누구에게 물어볼까?" "현희아저씨..." 같은 질문 "은주가 낭만적이다. O,X ? " 를 문자로 날렸다. 답이 오기까지 이삼분이 흘렀다. "엄마~ 아저씨 고민하고 있는거야." 도착한 답은 "O"  "봐~ 라~" 3:2

 

"엄마, 윤주 이모~ " 다시 문자 슈슈슝..."은주가 낭만적이다. O,X ? "  돌아온 답변은 "O" "아들~~ 3:3 이다..." "엄마 X하기 귀찮아서 그냥 한글로 이응 보낸 것 아닐까?" 도대체 긍정을 못해주는 아들...친구가 무슨 일인지 물어왔다. 설명해주었더니 다시 온 문자. "야 엄마를 너무 모르고 있네. 얼마나 낭만파인줄...." 크크...그래, 담에 네가 설명 좀 해줘.....

 

근수선배님, 정배아저씨, 안면도 이모...줄줄이 나온다. 나 왈 "엄마 선배들은 이유없이 오야." "왜?" "그냥 그래. 마지막을 누구로 할까..?" "민우 삼촌~" "좋~아... 엄마를 젤 잘 아니까." 동생의 답변은 "O" 4:3   "자...엄마는 낭만적인거야..."

 

둘이서 어찌나 웃으며 놀았는지 눈물이 맺힐정도로 웃었다. 근데 막상 4:3을 만들어 놓고나니...'나 참...뭔짓 한거지?' 여하튼 이렇게 한번씩 엉뚱한 짓을 한다. 그래도 결코 승복하지 않는 아들...엄마를 배려한 결정이라 한다. 내가 어찌 살았나???? 감수성 꽝에 낭만적이지도 않은 엄마...아들들이랑 게임이나 하며 발차기 공놀이나 하는 엄마?

 

여하튼 한시간 여를 엄청 웃었다. 옆에서 누군가 눈여겨 봤다면 완전 코메디였을듯...9살 아들이랑 마주 앉아 진지하게 낭만적이라고 우기는 엄마와 아니라는 아들. 그거 확인 받자고 여기저기 문자 날리고 전화하고...낭만적이란 것이 갑자기 무엇인가 싶어서 국어사전 검색까지 머리 맞대고 제대로 확인한 모자.

 

오늘의 쾌거는 남편의 "O"였다. 그냥 걸로 위로삼자.....

 

 

 

덧붙임 : 방금 "에스"를 오타로 친 친구에게 "배~~~신"하고 물었더니..."뭐가? 기껏 예스라 해줬구먼..."  "예스였어?" "난 예스로 봤는데 둘째가 엑스의 오타라고...." "예스 노로 하라며?" "오 엑스로 하라했지." "뭐든 이겼다며...이겼음 됐지뭐...커피 혼자 마실 수 있음 낭만적이여...배고파 마시는 것 아니라면...." 엄마는 또 캡춰를 했다. 아들 오면 보여줘야징.....크큭..... 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