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다른 내용이긴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상상력 사전이 있다면 원순씨에겐 아름다운 가치사전이 있다."란 생각이 책을 읽으며 스쳐갔다. 그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이 책을 준비하였고. 가치는 혼자의 고민이 아니라 함께 하는 고민이어야한다며 아름다운 협의를 가능하게 했던 가치들을 좀 더 많은 이들이랑 나누고 싶다했다.
책 제목 대로 이 책은 단어에 대한 정의가 있다. 그가 나누고저 했던 아름다운 가치의 단어에 무엇이 있나 먼저 살펴보면 "정의(正義)-정의로움, 소명, 가장자리, 명분, 용기","상상-꿈꾸기,창의, 호기심, 모험심, 열정", "함께-여럿이 함께,배려,나눔,다양함,신뢰","겸허-배움,겸손,성찰,섬세함,간절함","놓음-비움,느긋함,관대함,재미,되살림"이 있다. 어릴적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사랑이란"에 대한 정의가 담긴 것이 유행한 적이 있다. 하나 하나 읽을 때마다 끄덕였고 동경했던 기억이 있다. 나열된 가치의 단어 정의를 보면서도 끄덕임이 함께했다. 국어사전에서 찾아 보게 되는 정의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저자의 삶과 생각이 녹아있는 감성의 단어로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분이라면 스스로 먼저 단어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고 저자의 정의와는 또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면 또 다른 읽기의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싶다.
글의 구성은 단어의 정의(定義)에 맞는 저자의 글 말미엔 독서노트가 있다. 다른 책에서 단어의 정의(定義)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글들이 인용되어 있으며 그의 다른 저서인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에서 언급되어있는 직업들 중 제시한 정의(定義)를 실현할 수 있는 직업도 간단히 함께 제시되어있다. 마지막으로 단어 정의(定義)에 합당한 인물의 이야기도 '박원순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사회 유명인사가 아닌 너와 나일수도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라 더 가깝게 느껴졌다.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책을 읽음으로 그가 생각하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 느껴졌다. 두 권의 책이 서울시장선거에 즈음해서 나온 이유도 그것이 아닐까? 두 권의 책을 살 때까지 제목과 목차에 이끌렸지 저자는 내게 인지도가 없는 사람이었다. 다행이 내가 서울에 살지 않아 투표를 하지 않아도 되니 조금 마음 넉넉하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시점이라는 것에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는지 나도 모를 약간의 경계를 가졌다. 하지만 읽다보니 어느새 그 경계에 연연하지 않고 읽게 하는 힘이 있었다.
열정적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궤도에 올라서면 그 일을 넘기고 또다른 새로운 도전을 하고, 그 도전이라는 것이 공익을 생각하는 도전이라 저자의 글에 또 다른 힘이 있는 것 같았다. 새로운 도전, 서울시장은 어떻게 해 내고, 마친 후 그는 또 어떠한 글을 써낼 수 있을까? 사회운동의 관점과는 또 다른 관점이 함께 있어야지만 하는 자리 같은데 그 일을 마쳤을 때 이 책에서 느낀 그런 에너지와 자신감을 다시 대할 수 있음 좋겠다. 오래가려 애쓰기보다 많은 이들이 지지하고 만족할만한 족적을 남기는 시장이 되어주면 좋겠다. 왜 정치를 하려했을까....하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있게되길...
제목에 딱 부합되는 아름다운 가치 사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