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이나 고약한 짓을 한 놈은 온몸이 마비된다-천고마비.",

"천 번 봐도 재수 없고 지금 봐도 재수 없는 사람-천재지변."

"일하는 부하직원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상사-시벌로마(施罰勞馬)"

"자기의 주제도 모르고 남의 일에 참견하거나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족가지마(足家之馬)"

인터넷 기사에서 다시 찾았다.

 

김영광이 서재명회장을 이긴다는 말은 기사에 없었다...중요한 건 재미에 늘 묻히나보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天下之至柔  馳騁天下之至堅  無有入無間)"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는데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회장으로부터 굴육적인 상황을 맞이했던 김영광...

그에 굴하지 않고

바이어들이 함께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멋지게 회장을 한방 먹이는 통쾌함.

실제로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은지 논하고 있을 까칠한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약자의 입장에서 할 말 따끔하고도 시원하게 하고서도 목적까지 달성한

통쾌한 장면임은 맞는듯하다.

작가의 노고에 박수를 쳐주고 싶은 부분이었다.

 

12회에서 또 눈에 띈건...

"지하철 노약자석에 젊은 청년이 앉아있는데 왜 그럴까?"라고 한 질문에

재인은 "다리가 아픈 사람이 아닐까요?"라고 대답했다.

작가는 겉으로 판단하지 말고, 상대방에게도 그에 따른 이유가 있을거라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말해주고 싶었나보다.

 

배려없는 사회, 내 것을 스스로 독하게 지키지 않으면 손해보는 바보가 된다는 피해망상을 갖고

있는 도시인들에게...생각할꺼리를 던져주고 싶었나본데 기사들은 통쾌했던 사자성어 이야기만

다 하고 있었다. 뒷부분에 한줄쯤 끼워놓았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또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텐데....

 

십수년 전 타지방 친구가 부산에 와 신기했다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롯데리아였다. 지하철 역마다 롯데리아가 바로 근처에 있다는 것. 부산에서 살고 있는 난 그닥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 때는 롯데상품권이 생기면 사용할 곳이 참 많게 느껴져 제일 반가운 상품권이었는데, 수원에서 롯데 상품권을 받으니 타사의 상품권보다 쓸 곳이 별로 없었다. 그 덕에 패밀리레스토랑에 가기도 했지만, 롯데란 이름은 알게모르게 그렇게 내게서 잊혀져가고 있었다. 이 책을 서평단 모집에서 보았을 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롯데란 기업문화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옛추억의 한자락도 관심을 끄는데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싶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 책을 만났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전에 타 그룹의 비슷한 주제의 책에서 독자로 우롱당했다는 배신감을 느낀 적 있기에 기대치를 낮게 잡고 책을 펼쳤다. 그 덕분이었을까 원래 내용이 괜찮았을까? 훨씬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제목에 대서특필해 두었으니 '롯데의 슬럼프 없는 성장 엔진 3無 경영'이 무엇인지부터 이야기해야겠다. 첫째, 성장의 한계가 없다. 둘째, 도전에 국경을 두지 않는다. 셋째, 파벌이나 지역색이 없다. 자세한 설명과 궁금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다 쓰긴 부족하니 읽어보셔야겠다.

 

책을 읽어가면 갈수록 궁금했던 것은 저자는 왜 이 책을 쓰게 되었을까 하는 것이다. 어떤 의도를 갖고 적었을까? 책 내용에 대하여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롯데의 기업문화를 긍정적으로 알리는데 저자의 글 쓰는 능력이 한몫을 제대로 한 것 같다. 철저하게 친롯데적인 내용이지만 글이 정갈하고 설득력 있다. 경제, 경영에 관한 이론들과 다양한 기업의 예를 들어주어 지루함을 덜어줌과 동시에 비교해보게도 하고, 비교를 통하여 롯데의 긍정적인 면을 자연스럽게 부각시켰다. 세계의 경제 경영의 현주소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롯데는 외부인사를 통한 객관적인듯 호의적 평가로 롯데를 알리면서 새로운 비전을 알리고 싶었을까?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기업이 롯데그룹의 계열사였다. 이름이 롯데가 아니라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다. 롯데는 풍요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것을 기업이념으로 삼고 있다한다. 롯데 로고의 L 세개는 "Love(사랑) , Life(풍요로운 삶), Liberty(자유)"를 의미한다. 로고는 익숙한데 그 의미를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젠 기업의 로고도 좀 더 관심있게 봐야겠다. 롯데라는 기업명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샤롯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대그룹의 이름이 여주인공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조금은 로멘틱해지기도 하고, 의외란 생각도 든다.

 

이 책에선 롯데 계열사들의 발전과 성장 및 에피소드들을 하나 하나 잘 설명하고 있다. 롯데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도 언급되어 있다. 외국의 글로벌기업에 대한 책들 속에서 우리 기업들도 베일을 벗어보려나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정갈하게 적혀진 책을 나 또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읽었다. 비평과 비판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을듯하다. 롯데에 관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저자에 대한 관심이 책을 덮을 때까지 이어졌다. 글을 이어간 솜씨 때문이 아닐까? 또 한권의 책을 생각한다면, 이번엔 전체를 아우르는 내용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아보면 어떨까싶다.

 

 

 

 

 

 

 

 

 

 

 

 

 

몇 년째 내 마음을 잡아두는

돌계단이 날 불러 불러

마침 손에 쥔 커피를 들고 올랐다

 

작은 언덕 공원엔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히는 소리

 

빈 벤치에 앉았다

오늘따라 공원엔 아무도 없다

경쟁없이

다 내꺼다

 

 

 

 

바라본 쪽엔 석양이 물들어 가고 있다

 

음악을 들으며 책이나 펼쳐볼까했는데

휴대폰이 조용히 잠 자버린다

이어폰도 책도 내려놓고 고개드니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인다

바람 소리도 난다

이어폰을 꼈음 못들을 소리

책을 읽었음 못보았을 나뭇잎의 몸짓

 

그 풍경 사진찍어 보낸 문자엔

무심함만 돌아와

"그렇지뭐."

일상이라 별일 아니라는듯

금세 마음 접어버린다

 

따뜻한 커피에 의지하여

찬바람 불 때까지 앉았다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