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고 제목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한다. '왜, <악녀의 유물>이지?'
이 책에서 만난 직업은 고고학자다. 추리소설을 만날 때면 이번엔 어떤 직업의 사람들이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부터 가지게된다. 익숙하지 않은 직업의 세계의 섬세함을 추리소설에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주인공과 연관되어진 사람들 대부분이 고고학자다. 주인공인 그녀 또한 고고학자다. 하지만 이 책에선 고고학의 세계에 대해 직업적인 감동이나 환희를 주진 못했다. 다만 미라를 만드는 방법과 찬차(말린 머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살인자의 짓이다.
몇천년 잘 보관된 미라라고 조사를 하다 그 미라에서 총알을 발견한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사건은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된다. 순간은 타임머신을 떠올렸지만, 그러한 종류의 책이 아니라 궁금증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밤 늦은 시간 혼자 앉아 읽다가 왠지 다음 무시무시한 사건이 터질 것 같아 궁금증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었다가 낮에 다시 읽었다. 그 때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전개가 이루어졌다.
성도착증 환자들. 그가 힘있는자도 아니었는데 그를 비호하는 바르지 않은 부모의 비호아래 한 여인과 한 아이는 평생을 숨어살아야했다. 사랑의 집착인지 무엇인지 한 여인만을 평생 그리 쫓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를 닮은 이들까지도 표적이 되어야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주인공이 그 모든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여형사, 여부검의, 여주인공 그녀의 엄마. 강인한 여성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반면 남성들의 모습은 나약하고 정상적이지 않다. 아! 또 바르지 않은 사랑에 목숨건 여인도 있긴했구나. 사랑의 다양한 모습이 건강하지 않은듯해서 사랑을 하는 방법도 잘 교육되어져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했다.
사건이 내겐 궁금증을 주긴했지만 긴박감을 주지 않았다. 사건을 풀어가며 조금씩 조금씩 형사와 함께 실마리를 잡아가며 추측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래서 극적인 반전을 가졌다기보다 계속 생각해보게했다. 책 한 권 뚝딱!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