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검정고무신에 내발을 맡기고 달렸던 시절이 있었다.
분홍운동화 한켤레 받아들고 좋아서 가슴에 꼭 끌어앉고 잤던 옛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요즘에는 아이들 운동화가 어른들 신발 값만큼이나 나가고 부모들은 앞다투어 메이커를
사주기에 바쁘다.
그러나 저편에는 신발이 없어서 맨발로 다니는 빈민나라의 아이들이 있단다.
우리에게 생각하게 하는 동화가 여기에 있다.
나는 석이의 운동화였다. 다다다 달리기도 좋아하고 쿵쿵 구르기도 좋아했다.
그러나 그건 모두가 지난일.
석이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더니 발에서 우리를 훌떡 벗어 던져버렸다.
"엄마한테 축구화를 사달래야지, 안되겠어."
우리는 ’주인을 찾아주세요’라는 상자안에 넣어졌다.
애타게 석이를 기다렸지만 끝내 ......
그러던 어느 순간, 한 남자아이와 눈길이 마주쳤다.
아! 아이는 맨발이었다.
검은 구릿빗으로 빛나는 발등.
"모하메드! 이거 네 거야."
그렇게 해서 나와 오른쪽이는 모하메드의 운동화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내면서 나는 점점 이곳 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모하메드도 석이처럼 축구를 좋아했습니다.
모하메드가 고철 덩어리 속을 헤집고 다니는 바람에 쇳조각에 나는 콕콕 찍혔습니다.
허리를 구부려 몇 개의 쇳덩이를 들추고 있을때 "콰광"갑자기 마른하늘에
날벼락치는 소리가 났습니다.
폭탄이 터지는 소리임에 분명했습니다.
꽤 여러날이 지났습니다.
모하메드는 아프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나를 집어 들더니 가슴에 꼭 안았습니다.
모하메드의 큰 누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습니다.
참 슬프고도 가슴한구석이 찡해오는 감동의 드라마같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지구촌 어느곳에선가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다는 것을 누가 보장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