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둑' 일단 제목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파란색(1권)과 빨간색(2권)의 바탕에 노란색 책이 한권 있다.
책속의 책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나>와 작은 소녀가 보인다.
이 책의 표지 디자인이다.
그 독특함이 또한번 나를 끌어 당긴다.
덥썩 구입은 했건만 여전히 나의 책장엔 읽히기를 기다리는 책들이 많다는...
그리고 두권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핑계로 자꾸 만남이 미루어지게 된 책이다.
'이거 뭐야?'
'지금 누가 이야기하고 있는거야'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 나의 반응이다.
인내를 가지고 좀더 책장을 넘겨보기로 한다.
나라는 건 죽음의 신 즉, 저승사자(?)란게 드러나난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책은 <나>가 만난 아이 '리젤 메밍거'의 이야기이다.
<나>가 직업적으로 리젤을 만났을땐 이미 그 아인 아이가 아니었지만....
리젤의 첫등장에서의 그 새하얌...
모든것이 하얗기만 했지만 리젤의 마음은 암흑이었을 것이다.
리젤은 그 암흑을 벗어나기라도 하려는 듯 첫번째 작업을 한다.
책을 훔친 것이다. 리젤은 글을 읽지 못했기에 그 책이 무슨 책인지도 모른채 마냥 훔쳤다.
양부모를 만나고, 학교를 가게되고, 읽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게 된다.
지하실에서 펼쳐지는 아빠와의 읽기 수업...
좀더 많은 단어를 알게 되고 더 많이 읽게 된다.
그리고 또다른 책들을 선물 받기도 하고 훔치기도 한다.
다정한 아빠가 있고, 험한 말을 담아 소리를 질러대지만 마음은 따뜻한 엄마도 있다.
그리고 리젤을 좋아하는 남자친구 루디도...
동생은 죽고 친부모의 행방은 모르지만 리젤의 새로운 인생도 나름 의미를 둘만하다.
또다른 만남... 막스 판델부르크
그는 유대인이다.
유대인을 지하실에 숨겨둔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거나 마찬가지 이지만
아빠와 엄마는 그를 받아들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리젤도 막스의 친구가 된다.
하일히틀러, 나치, 독일인, 유대인, 폭격, 전쟁, 죽음, 죽음, 죽음....
그렇다.
책 속은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독일의 작은 도시중 하나이다.
전쟁과 책읽기를 절묘하게 조화시켜 놓았다.
소재도, 구성도, 문장의 흐름도 독특하다.
알듯 모를듯 나를 애태우지 않는다.
화끈하게 나중 이야기를 중간중간 흘려준다.
어렴풋이 암시해주지 않는다. 그냥 일어날 일을 똑부러지게 말해 버린다.
그래서 흥이 깨지거나 재미가 없어 지는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더 속력을 내서 뒷페이지를 향해 달리고 싶어진다.
유대인의 비참한 상황을 보여주긴 하지만 대량 학살 장면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유대인 행렬을 보면서 그것을 떠올리지 않을수 없다.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은 역사의 슬픔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시시콜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책속의 문장은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담은 전쟁을 지나온 소녀 리젤이 있다.
결국엔 모두가 다 만나게 된다. 죽음의 신 인 나를....
그 시기가 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