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에는 명절을 무척이나 기다렸었다.
맛있는 음식뿐 아니라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척들을 한번에 만날수도 있고
긴 연휴에다 무엇보다 용돈이 짭짤하게 들어온다는것...
언제가부터 이젠 명절이라는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젠 용돈도 챙겨야 하고 맛있는 음식 다 장만해야 하고
그기다 친척들 손님들 방문에 상 차려 내어야 하고...
예전에 정겨웠던 한가위 풍습들은 어디로 갔는지...
결혼전 친정에서 송편만들기를 했는데 시댁엔 송편을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 우리도 송편 만들어요' 하는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쓸데없이 일거리를 하나더 만드는 것 같아 차마 입을 뗄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쭉 그 말은 마음에만 담아 둘지도 모르겠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 책을 보면서 역시 옛스러운것이 좋았던것 같다.
나조차도 잊었던 단어들이 다소 생소하게 다가왔다.
잘 여물은 밤송이, 올게심니, 햇과일들, 햇곡식, 송편, 추석빔, 차례, 성묘, 놀이패, 가마싸움, 반보기, 달구경, 보름달, 소원, 강강술래.....
이 모든것들이 차례로 각 페이지마다 새새히 담겨져 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이 중에서 올게심니는 처음 듣는 말이었다.
내년에도 풍년이 되게 해 달라고 비는 의미에서 대문에 첫 수확한 곡식을 걸어둔다는 올게심니...
아이들 책이지만 어른들이 먼저 봐야하고 아이들에게 많은 설명이 필요한 책이다.
우리의 명절 추석을 아이와 함께 잘 알아볼수 있겠다.
내일 유치원에서 추석행사를 한다는데 아이가 이 책을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친구들에게 아는 척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