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는 <새하얀 눈아이>였다.

하지만 나의 세대는 너무도 곱고 하얀 피부에 검고 탐스런 머리칼을 가지 만인의 연인 백설공주의 이름이 뇌리에 박혀 쉽게 뽑히지 않는다.

나의 어린시절....

그때 즐겼던 놀이중 하나가 역할극이었다.

둘이서 놀면 하나는 공주, 다른 하나는 왕자...

한명씩 더 보태지면 궁전의 식구들로 한명씩 한명씩 그 역할이 주어진다.

놀이의 중심에는 늘 공주가 있었다.

설정에 있어서도 공주는 늘 가녀리고 연약하며 남의 손길을 기다리는 말 그대로 공주일 뿐이었다.

하지만 모두들 공주에 집작했다.

백설공주를 비롯해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어공주.... 그외 수많은 공주들...

그 때의 책은 공주 시리즈에 목말라 하며 또 다른 공주만을 찾아나섰다.

이제는 더이상 그렇게 동경하던  옛날 공주의 모습은 하나도 부럽지 않다.

지금의 공주는 많이 달라졌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책의 흐름도 함께 변했다.

얼마전 아이에게 읽어준 <종이봉지 공주>의 내용이 떠올려 본다.

종이봉지 공주는 늘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만 기다리는 그런 공주가 아니다.

오히려 용에게 잡혀간 왕자를 지혜롭게 구해낸다.

하지만 왕자는 형편없는 종이봉지 공주의 옷차림을 지적하고

공주는 미련없이 그런 왕자를 뒤로 한채 자유롭게 떠난다.

유.유.히.

마지막 떠나는 종이봉지 공주의 모습이 익살스러우면서도 통쾌하기 그지없다.

우리에게 잘못 전달되어 온 백설공주 아니 <새하얀 눈아이>는 좀더 다른 각도에서 다른 시선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만의 소유물로만 알았던 명작동화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공유해야 할 동화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지금껏 명작동화를 읽으면서 이 책이 과연 아이를 위해 쓰여진 글인가?

아이에게 읽히기에 내용이 너무 잔인하거나 성숙한건 아닐까?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많았다.

<백설공주는 공주가 아니다?!>는 명작동화를 새로이 돌아보게 한다.

명작동화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이제 그만 풀어야 할 듯하다.

명작동화는 단순한 이야기 거리를 넘어서 더 깊이 좀더 깊이 파고 들어가 더 많은 이야기거리를 끌어내야 한다.

숨은 속뜻을 찾아 내고서야 진정한 명작동화의 의미를 알수 있을 것이다.

한문장 한문장 1857년 그림형제 당시 출판된 최종본 독어 원전과 영역본을 함께 실었다.

독어는 모르지만 한 단어도 놓치지 않으려고 세심한 배려를 담은 저자의 정성스런 의도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