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말에서 출판한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 중 박씨전의 부제 <낭군같은 남자들은 조금도 부럽지 않습니다>라는 말은 본문 내용에 나온다.
아버지의 명으로 신선의 딸과 결혼을 하게 되지만 그 얼굴이 너무나도 흉측하여 쳐다보지도 않다가 박씨가 허물을 벗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돌아오자 이시백은 그제서야 지난날의 잘못을 빌고 아내에게 용서을 구한다.
그때 박씨부인이 남편 이시백을 나무라며 한 이야기중 일부이다.
우리의 고저이 거의 그렇듯 박씨전 역시 전쟁을 치른후 그 전쟁을 정당화하고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라 할수 있다.
때는 인조시대이다.
광해군을 반정으로 몰아내고 임금의 자리에 오른 인조왕.
남한산성과 소현세자가 떠오른다.
청 군사를 피해 남한 산성으로 피신한 임금
결국 청에 항복을 하고 삼전도 굴욕을 당한다.
그리고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청으로 보내야 했다.
이런 시대적 배경속에서 소설 박씨전이 태어났다.
전쟁을 책임져야했던 정치인들...
남성우월의 사대부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담긴 글이다.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그림이 담겨있다.
그리고 팁으로 역사적 사실과 그 시대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책의 재미를 더해주고 우리의 역사에 한걸음 다가설수 있게 해준다.
특히 <미인이 되기는 너무 힘들어>의 내용은 참 재미있다.
미인을 향한 동,서양의 기준을 잘 보여준다.
미를 향한 추구는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어디서나 공존한다.
요즘 시대의 성형미인에 대한 생각도 다시한번 돌아 볼만 한다.
과연 미모가 모든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인지...
박씨전에서는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다.
허물을 벗기전 휴한 모습이었을 때도 놀라운 재주를 보이지만 아무도 돌아봐 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일 때는 아름답기도 한데다 신비한 재주까지 부리니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실제 역사적 배경에 실제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함께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시킨 박씨부인전은 아이들이 한번쯤 보아야 할 우리 고전이다.

이책의 타이틀은 다국적 제약 회사들의 질병 판매를 위한 10가지 전략이다.
맞다.
소개된 10가지 질병중 몇몇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이슈로 관심을 쏟아붓고 있는 분야가 있다.
주요 성인병의 주범인 고콜레스테롤은 숫자놀이를 하면서 환자를 증가시켜 간다.
수치를 교묘하게 발표함으로써 대중들로 하여금 엄청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듯한 인식을 갖게 한다.
미국 정신과 의사들의 교과서라 불리는 <<매뉴얼>>에 따르면 거의 모든 여성들은 정신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봐야한다.
사춘기에 접어 들면서 초경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대다수의 여성은 [월경 전 불쾌장애]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후 오랜 세월이 지나 페경이 되면 [에스트로겐 결핍증]으로 옮겨간다.
월경전의 불쾌감과 페경시 찾아오는 증상들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보아왔다.
일부 극소수만이 그 증상들을 견디지 못하고 의학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 있긴 하지만 그외는 충분히 자신의 의지로 극복해 나갈수 있으며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제약회사는 여성들을 환자로 몰아넣고 약을 파는데만 급급하다.
그기다 그 약에 대한 부작용등 정확한 정보는 언급하지 않는다.
이런 제약회사와 미국식품의약국, 환자옹호단체, 일부 의사들의 유착관계에 스타들까지 가세해 미국은 정신병자 천국이 되었다.
<<매뉴얼>>의 내용을 적용시키면 그렇다는 것이다.
얼마전 한 미국 드라마에서 어떤 어린 아이가 위험에 처했지만 어른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나중에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이상한 말은 한다고 정신병원에 보낼까봐 말할수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미국이란 나라는 환자 만들기에 제약회사뿐 아니라 일만 대중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그 모든게 제약회사의 현란한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스타를 이용한 과대한 광고와 골프 여행등을 겸한 학술회, 돈으로 발라놓은 질병알리기 캠패인 등으로 대중들은 스스로 환자되기를 자청한다.
현재 7살인 큰 아이가 5살즈음 나는 아이가 너무 산만해 정신을 차릴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주의력 결핍이라는 말까지 들을 만큼 산만했다.
내 아이가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그 나이때부터 주의력 결핍장애의 치료약인 흥분제를 먹여야 했을 것이다.
2년후인 지금은 그 산만함을 거의 찾아볼수 없다.
오히려 뛰어난 집중력에 가끔 놀라기도 한다.
어린 시절의 산만함은 아이들이 겪어가는 자연스런 성장의 형태라는걸 알게 되었다.
지금은 둘째가 그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어휴, 큰 애보다 한술 더 뜬다.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주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정신병의 치료약은 주로 중독성이 있고 중단했을 경우 금단현상을 일으킨다.
그 외에도 다른 부작용들이 많다.
의학에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으로써 책의 저자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좀더 많은 의사들이 병만들고 약만들어 주는 제약회사의 놀음판에서 빠져나와 진정한 의술을 펼치기만은 바란다.

얼마전 엄마가 머리가 너무 아프고 어지러워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다고 하시기에 함께 종합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주로 개인병원만 이용하던 나는 종합병원의 북적함과 함께 진료를 받기위해 여기저기 다니며 여러차례 접수해야 하는 불편함을 맛봤다.
그리고 병원 입구에서의 주차란은 두말할것도 없었다.
주차공간도 찾기 힘들거니와 주차요원의 불친절함과 함부로 내뱉는 말투에 또한번 기분이 상했다.
접수원은 신경외과의를 소개해주며 뭐가 어떻고 저떻고 여하튼 모시긴 힘든 유명한 의사를 모신터라 진료비 추가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경외과의가 있냐고 물어보니 없단다. 뭐야?....
이런저런 절차끝에 의사를 만났다.
'어디가 아프십니까?'
'다치지는 않았구요?'
'전에도 그런적 있었습니까?'
그외 두세가지 간단한 문진후,
'MRI를 찍어봐야겠습니다.'했다.
다소 황당하긴 했지만 MRI촬영까지 생각하고 온터라 그기까진 좋았다.
MRI촬영은 당장 할수 없었고 이틀후에 예약하고 다시 오라했다.
당장 아파 죽겠는데 어떻게 하라는 주의 사항도 없이 이틀을 그냥 보낸후 오라는 것이었다.
그날 진료비와 MRI결과보는날 진료비를 미리내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시골에 계신 엄마는 왠만큼의 고통은 참고 산다.
병원을 방문할 정도면 참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틀이나 아무 대책없이 기다리라니....
엄마는 다시는 종합병원 안가신단다.
위독한 환자를 죽이는 병원이라 말씀하신다.
물론 개인병원에서 간단한 검사를 마치고 그곳에서 진료를 받아 지금은 쾌차하셨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날일이 떠올라 분노를 참을수가 없다.
이 책의 배경은 독일이다. 하지만 분명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있을법한 일들이다.
이런 의사들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단지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상품에 불과하다.
의사의 잘못된 처방과 그 이후의 무관심으로 인해 죽은 젊은 부인과, 제왕절개수술 이후 과다출형로 죽은 산모의 이야기를 읽을때는 나도 모르게 씩씩거리고 있었다.
그 산모의 수술시간은 불과 19분 28초였다.
의사들은 수술시간 기록을 갱신하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나도 두 아이를 제왕절개술로 낳았다.
아마 그전에 이 책을 보았다면 다이를 낳다가 죽는 한이 있어도 수술을 피해보려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떠한 수술이든 수술전에는 동의서를 써야한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수술하다 죽어도 의사나 병원은 책임이 없다는 책임회피를 위한 문서이다.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수술은 진행되지 않는다.
당장 죽는다 하더라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또 한번 분노가 치솟는다.
당연, 아니 그런 의사도 많다.
내가 다닌 개인 병원의 의사들 또한 왕친절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병에 대해 그리고 환자에 대해 세심한 배려를 해준다.
그것이 진심인지 마케팅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환자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해준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병을 치료하기도 해야 하지만 환자를 좀더 인간적으로 대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독자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꼭 한번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