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든 세계사든 그저 역사 시간이면 졸기 바빴던 학창시절이었다.
어느 날, 우리 반을 담당하던 국사 선생님이 결근을 하셔서
아래 학년 국사를 맡고 있던 선생님이 대타로 수업에 들어오신 적이 있었다.
그때 그 국사 선생님을 통해 내게 새로운 ’국사의 세계’가 열렸다.
국사가 방대하고도 재밌는 이야기 화수분이라는 사실을 그 ’아래 학년 담당 국사 선생님’을 통해 깨달았던 것.
역사 속 인물들의 활약상은 친구의 비밀 이야기만큼 재밌고 흥미진진했다.
그때부터였다. '국사 이야기'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
딱딱한 역사서보다는 진짜일까 아닐까 아리송한 역사 팩션이 특히 큰 재미를 주었는데,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같은 책은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였다.
그러다 우리 역사를 소재로 다룬 소설이 한동안 주춤한가 싶었는데
이게 웬 횡재인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읽고 싶은 ’한국형 팩션’이 매일같이 나오고 있다.
작년에 나온《바람의 화원》도 무지 재밌어서 책장 넘어가는 게 아까웠는데
비슷한 듯 전혀 다른 이야기를 펼치는 이번 신간, 《색, 샤라쿠》는 더 재밌다.
일본은 물론 전 세계 미술인들이 흠모한다는 샤라쿠가 우리나라의 신윤복이라니! 생각만 해도 흥분되지 않는가!
게다가 신윤복의 그 살인적인 매력이란!
한국 여자들도 모자라서 일본 여자까지 홀리는 꽃미남 첩보원 신윤복.
《색, 샤라쿠》에서는 그의 그림 실력 덕에 일본에 첩자로 파견되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그가 미남자라는 사실이 첩자로 활동하는 데는 더 큰 몫을 한 게 아닐까 싶다.
본격 조선 첩보 소설의 탄생이자 맛있는 퓨전 팩션! 《색, 샤라쿠》!!
더불어 같이 즐길 만한 '한국형 팩션'들을 모아 보았다.
자, 함께 '스릴과 낭만의 롤러코스터에 탑승해 보지 않을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