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면장선거를 통해 만난 오쿠다 히데오는 정말 유쾌한 작가이다.

<스무살 도쿄>역시 그 유쾌함을 계속 이어준다.

책속 인물들이 툭툭 내던지는 말속에 풋풋 웃음이 새어나온다.

고향을 벗어나고 싶고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열여덟의 다무라 히사오의 청춘일기이다.

그의 소원대로 그는 그렇게도 동경하던 도쿄에서 재수생활을 시작으로 도시인이 된다.

가정사정으로 대학을 중퇴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그는 그후 서른이 될 무렵까지 그의 일에 열정을 쏟아낸다.

문득 나의 지난 시절이 생각난다.

멋모르던 사춘기...

나역시 집에서 고향에서 부모로부터 벗어나기를 얼마나 갈망했었던지..

가슴속엔 꿈이 가득했고 오로지 친구들만을 마음에 담아 두었던 시절이 있었다.

고민은 뭐가 또 그리도 많았던지...

나의 고민에 친구의 고민까지 보태서 함께 울고 웃던 그 때가 떠오른다.

아련히 떠오르는 그 시절이 이젠 추억이 되어 희미해져 버렸지만,

스무살 도쿄를 읽으면서 그 때를 회상해 본다.

이 책은 저자 오쿠다 히데오의 역사(?)가 어렴풋이 담겼다고 한다.

책속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의 청춘이야기 속에 담긴 세계적인 이슈들 또한 새로운 재미를 준다.

세계적인 음악가 존 레논의 사망과 나고야와의 경쟁에서 결정된 88서울 올림픽, 그리고 마지막 부분엔 무너진 베를린 장벽까지...

다무라 히사오의 잠깐의 대학시절과 사회생활 그리고 연애담까지...

한권에 담겨진 십여년의 세월을 읽으면서 인생무상을 느끼기도하고

그 세월동안 변함없는 그의 열정이 나태해진 나를 한번쯤 돌아보게 한다.

토비의 세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번엔 로마의 하수구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조그만 나무상자... 늘 그렇듯 그렇게 시작된다.
그속에 찢겨진 종이조각을 맞추어 하나의 이름을 찾아내면
토비는 곧 그 이름이 되어 모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번 모험은 티투스라는 이름을 가진 로마의 노예로의 여행이다.
귀족이 있고 노예가 있다.
노예가 해야하는 일들은 그야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하찮고 힘든 일들이다.
하지만 우리의 티투스는 자기의 본분을 끝까지 다하는 책임감을 보여준다.
우리는 여기에서 티투스의 무한한 책임감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그에 걸맞게 티투스의 주인 가이우스 율리우스는 티투스에게 자유라는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다.
그 또한 멋진 사람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아랫사람에게 인격적으로 대해 준다.  
종속의 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그는 결코 자만하지 안는 자이다.
티투스와 개구장이 주인집 도련님 마르쿠스의 모험 속에서 마르쿠스는 끝없이 풀평하고 툴툴대지만 내심 티투스에게 고마워 했음을 알수 있고 그에게 주인과 노예의 감정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이번 모험에서 티투스가 된 토비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언젠가는 꼭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기 위해 조금씩 모으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게 된다.

나는 나 스스로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나의 가족과 지인들에 대해서는 어떤가?
가끔은 나 자신조차 속이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
그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조건이 아신가 싶다.
때로는 화나고 슬프지만 그것을 감추어야 할때가 있다.
그리고 너무 기뻐서 마구 자랑하고 싶지만 그 또한 타인을 위해 자제해야 할 때가 있다.
비밀이란 꼭꼭 숨겨져 있을때 만이 제 역할을 다하는 거시지만
그것을 밝힘으로써 고통이 동반될수도 기쁨이 동반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비밀스런 삶들은 결국은 드러나게 될 그들의 이중적인 생활이다.
그들이 스스로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서서히 다가온 생활을 선택함으로써 그것이 비밀로 이어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자신에게조차 떳떳하지 못했기에 비밀이 되었다.
그러한 범죄자이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절실한데도 자기의 비밀을 드러내지 않는다거나 하는 그런 비밀은 위험해질수 있다.
선의의 비밀은 선의의 거짓말과 같이 살아가는데 필요악이다.
굳이 해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연애인들의 경우만 봐도 베일에 쌓여 신비주의을 지향했을때 사람들의 호기심은 인기와 비례한다.
자신만의 행복한 비밀을 간직해보자.
단 그 비밀이 위험에 처했을때는 과감하게 가족에게 또는 친구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자.
이 책은 다 읽은 후에도 모르겠다.
도대체 저자가 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책속 주인공들은 범죄자이거나 동성연애자, 알콜중독자, 성도착자, 그리고 이중생활자...
그들은 평범하거나 유명하거나...
미국 범죄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보다.
그들이 전혀 생소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러기에 별로 비밀스럽게 보이지도 않는다.
이 책은 나에게 명쾌한 무언가를 주지는 않았다.
그저 나와 주변 사람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속속들이 알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뿐이다.
흠...
다른 사람이 이유없이 의심스럽게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