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학교란 무엇인가1을 읽고 느꼈던 충격보다 더 둔탁한 충격을 느꼈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내 현실이 더욱 그렇게 만든 것 같기도 하다. 1권에서 느꼈던 충격을 넘어서며 끊임없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우선 학습과 학교의 교육, 아이들의 현재 모습을 다른 부분은 일상적으로 다른 책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방송의 위력이던가

  현직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6개월에 걸친 과정의 실험에서는 학교교육 즉 공교육이 여러 핑계(?) 들을 넘어서서 얼마든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

  책중에 두번이나 언급된 문장이 있다 바로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이다

 

  아무리 우수한 교육과정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수행하는 교사의 능력과 자질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참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현직교사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공교육이 튼튼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그 향상정도를 눈으로 확인시키고 희망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한다.

 

  책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민족사관고등학교와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 고등학교, 인도의 마요 컬리지 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그들의 교육과정과 교육내용 그리고 교사와 학생들의 생활과 생각들을 차례로 인터뷰하여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참된 교육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도록 유도한다

 

 또한 더 나아가 국내의 이우학교라는 대안학교를 소개한다 그 학교의 과정과 학생들을 자세히 소개하며 대안학교가 가지고 있는 장단점(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와같은 다양한 주제들은 결국 하나의 주제로 귀결된다

  그것은 바로  '진정 학교란 무엇이고, 학교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다, 우리 공교육의 진정 나아갈 길은 어느 일부분의 노력이 아닌 학부모, 학생, 교사, 제도, 환경 등 모든 것들이 균형을 이루어 나은 교육을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 그렇게 되도록 지금도 끊임없이 누군가는 애쓰고 있다

 

  세상엔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좋은 책들도 참 많다. 그래서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것 같다. 비단 교육만이 아니더라도.

  책 중에 인용된 이우학교의 한 졸업생의 글로 리뷰를 정리하고 싶다

 

  "짐승같은 내 삶에 나를 사람으로 대하고 사람으로 만들어준 이곳에 사랑을 남깁니다" 

 

  진정한 교육의 힘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2009년 1월 20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 후 계속된 시련 중 매머드급 사건이 터지고 만다. 일명 용산참사.

  5명의 목숨과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그 철거민 강제 진압사건의 한복판으로 인내하는 소설이다. 소설로 읽기에는 현실의 사건과 너무나 닮은 모습이다.

  이 사건 역시 요즘 큰 화제를 몰고있는 석궁사건처럼 곧 영화화되지 않을까 추측도 해본다. 여담이고.

 

  역사적 사건이 창작으로 만들어질 때는 늘 반복되는 논란의 주제를 만들어낸다.

 

 " 작가가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가"

 

  석궁사건도 전철을 반복하고 있다. 소수의견이라는 소설도 완전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거 같다.

 

  보다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단지 소설이 가지는 소설로서의 가치로 리뷰를 진행해보고 싶다. 왜냐하면 한번시작한 민감한 이야기들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시간에 풀어내기에는 너무 옹색하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우선 실제 사건에 대한 치밀한 사전조사가 발군이다. 또한 전공자도 아니고 직업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송진행과정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서술하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문체만을 보면 간결한 문장과 장황하지 않은 표현도 수준급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페이지도 곧잘 넘어갔다.

  또, 자아의 아바타인 주인공 변호사도 결국 해피엔딩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으면서 왠지모를 살아있는 정의(?)를 간접경험하는 쾌감을 가지게 하는지도 또 모르겠다. 시종일관 당연히 그래야만 하지 않은가 부당한 것은 부당한 것아닌가 하는 끊임없는 정의 관념이 근저에 깔려있다. 단순히 소설로, 흥미로 읽기에는 어딘지 무게감이 있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사건에 대한 결론과는 거리가 멀고, 결론을 정해놓고 맞추어가는 과정이 너무 노골적이며 지나치게 많은 행운은 극적인 묘미를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별볼일 없는 무명 국선변호사가 사건을 맡고 벌이는 과정에 주인공의 심리적 현실에만 주력하고 내면의 움직임과 결정적 동기,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필연이 너무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나름대로 균형적인 시각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이지만(특히 공판장면)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주는 편협함은 반대 생각을 가진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구나 느껴졌다.

 

  사실과 데칼코마니같은 날선 소설은 언제나 여러가지 생각을 양산해낸다

 

잘 그리고 싶은데 못 그리고 해박하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고..

이런 심리적 상태가 바로 내가 미술에대해 가지고있는 일종의 컴플렉스였다. 그 컴플렉스가 오늘의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거기다 내가 즐겨읽는 역사서와의 결합이라니, 이건 꼭 나를 위한 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강한 기대를 갖게되었다.

책을 덮고 난 이런 생각에 빠져든다

'역시 미술은 대단해, 역시 예술이란 사람을 가슴뛰게 하는 무언가가 있구나'
'멋지고, 훌륭하고, 아름답고, 정교하며, 감동적이다.'
'아니 책 가격이 이것밖에 안되나'
'아, 이 강렬함.. 설레이고 흥분된다'

무어라 더 현란하게 표현하고 싶지만 어휘의 한계로 자중하고 있다. 시종일관 들뜨게하고 시종일관 강한 호기심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책이다.

구성면에서도 주제별로 잘 구분하였으며 모두를 담기보단 깊고 강렬한 배치가 눈에 띄고 상세한 그림설명은 물론 각 국의 배경이 되는 역사까지 간략하게 정리하는 배려를 베풀고있다.

그림과 역사 설명을 의도적으로 중첩되게 설명한 것도 한 번 읽고 흘리게되는 단점을 보완한 면으로 보인다. 역사 서술의 문체는 장황하지 않고 간결하며 일면에 깊지않고 포괄적이며 일목요연하다.

또한 역사적 사건의 배경 그림의 적절함이 최상이며, 더 나아가 군데군데 미술사조까지도 언급을 하는 것은 저자의 대단한 능력이라 볼 수있다. 바로 애써 구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머리와 가슴에 들어와 앉게하는 설명이리라.

역사 속의 인물과 사건과 현장은 지금 당장이라도 뛰쳐나와 나의 심장을 울릴 것 같다. 역사적 인물과 사건과 현장의 생생함 속으로 나를 인도하는 묘한 현실감과 생동감도 만만치않다.

퐁파두르 부인과 자크 루이 다비드는 지금이라도 깨어나 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할 것 같은 감동을 만든다. 놀랍고, 놀랍고, 놀랍다. 인간의 능력과 재능이란 참으로!!!

책을 읽는 내내 책 값이 너무 싸다고 생각했다. 두고두고 꺼내볼 것 같고 미술분야를 더 탐독하게 만들 것 같다.

한 권의 책이 이렇게 내 이성과 감정을 뒤흔들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