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와 제목을 보고 SF판타지 일거라는 추측을 했더랬죠. 영화 속에서 보여주었던 마법이야기가 떠올라 구태여 읽을 까닭은 없다 싶었답니다. 그럼에도 밀리언셀러 클럽에서 엄선해서 냈을 책일텐데 간략한 줄거리가 궁금해지더군요. 찾아보니 속도감과 재미를 준다는 블로거의 글에 솔깃하여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더랍니다. 580페이지라는 두툼함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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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100퍼센트에 가까운 치명적인 바이러스 '용뇌염'이라는 전염병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의식이 돌아온 세 사람이 있습니다. 주간지 기자 나가야 교스케, 약혼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하던 오치아이 메구미, 입원 치료중이었던 노인 오키쓰 시게루입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들에게 뜻밖의 후유증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염력, 투시, 회춘 등의 특수한 능력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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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무능한 대처에 국민들만 한숨 쉬었던 메르스 사태를 겹쳐 보게 되더군요. 비상사태에 있어 문제해결능력을 꽁꽁 숨기는 것으로 대신하려는 모습, 철저한 소독과 방진복을 착용한 의사들,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일파만파 겉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사태들까지 읽으면서 씁쓸했습니다. 오염물질 취급하는 사람들을 보며 저마다의 입장에서 상황을 그려보았어요. '만약 내가 그런 대우를 받거나, 이웃이 바이러스에 걸렸다면' 어떤 눈으로 바라봤을까 - 사람들의 심리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잘 와닿았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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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에게 생긴 뜻밖의 능력은 어떻게 사용될까요? 그들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어떤 식으로 변할까? 다음 페이지를 넘길수록 흥미로워지기 시작해요. 양날의 검이 되어버린 능력은 어떤 연유로 생긴것인지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즐거웠어요. 큰 줄기의 끝을 어떻게 낼까 궁금했는데 제 생각은 반전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파리의 연인 드라마 속 결말과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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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한번쯤 꿈꿔본 '특수능력' 예컨대 다른 이의 생각을 엿본다거나, 순간이동, 시간 멈추기처럼 재미난 생각들을 불어넣어준 거 같아요. 엉뚱하지만 한편으론 바이러스의 공포 속에서 발생될 수 있는 일들을 사전에 안전하게 관리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불현듯 영화 [감기]가 생각나네요. 쉬쉬하고 감추기보다는 사태 해결에 앞장서야겠죠!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남들과 달리 월등해진 세 사람의 좌충우돌 이야기 마법사의 제자들 -

근래의 저는 매우 삐딱선을 타고 있어요. '사랑 그게 뭔데', '사랑 그까이꺼'라는 마인드로 이 책을 펼친다면 뭐가 보이겠나요? 그렇습니다. '사랑 쥐뿔'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최근 심리 상태에서 비추어 보면 큰 감동이 없다. 달리 무슨 말을 하겠는가로 귀결 될 것입니다. 차분히 들여다보아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작은 불씨조차 일지 않으니 제목에 덧붙일 말들만 생각나더이다.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이 어디 한 두개인가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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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네이버 커뮤니티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의 운영자로서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에도 글을 올린다고 해요. 어디선가 한 번쯤은 글을 읽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당시에는 '오오, 정말 그래' 하고 수긍을 했을 테죠. 그런데 책을 정독하고 나니 왜 이리 와닿지를 않던지요. [지극히 제 기분변화에 따라 안 읽혀도 너무 안 읽혔던 거 같아요. 주워들은 것은 많고 낯익은 내용들이었기에 그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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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뜨겁게 공감하고 소통했던 이야기들을 추려서 이 책에 담아냈습니다. 사랑에 웃고 울고하는 사람들을 향해 진심어린 말을 건내고 용기를 주는 글이에요. 누군가는 지나갔을 터이고, 어떤이는 상대방과 나의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을테지요. 어떤 시각에서 읽느냐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를 것입니다. 연인과 행복한 한 때를 보내는 사람, 투닥거려서 고민인 사람 저마다에게 해답이 아닌 스스로에게 물음을 통해 답을 찾아가라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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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전문가라는 것은 없으며, 사랑을 글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내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 그 사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어떤 책이나 누군가가 아닌, 그 사람과 시간을 함께 나눈,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관한 지식이나 정보를 자기에게만 유리하게 해석하거나 정리하여 상대를 평가하기 위한 잣대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먼저 그 사람을 온전히 인정하고 바라보았으면 한다. 그것이 바로 사랑을 시작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프롤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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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은 너무도 많아요. 그 기본은 있는 그대로를 보고, 배려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내 생각대로 맞춰준다고 하여 상대를 얕잡아보지 않고, 넓고 깊게 베푸는 마음 씀씀이를 감사할 줄 알아야겠죠. 깊이 있고 어여쁘게 사랑하며 살길 바라며 숱한 연애서적들이 나오는가 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되 내 손을 잡아주고 있는 상대의 진심을 악용하지 말라는 말을 끝으로 남겨봅니다.

읽고, 듣고, 보고, 경험하고 난 것들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가치 있는 무언가를 남기는 행위가 아닐까. 모든 요일을 기록해야겠다 마음먹었던 것은 어린 시절 일기를 쓰면서부터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일련의 사건들은 잊혀가고 희미했던 추억들은 내 멋대로 각색된다. 그 순간의 감정이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을 때 짧게나마 메모했던 것이 있다면 알 수 있죠. 그때의 일렁이던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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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이 책은 10년 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을 기록한 책이에요. 나쁜 기억력 때문에 꼼꼼하게 기록을 시작했다는 그녀, 카피라이터로서 일상의 모든 것을 면밀히 살피고, 무딘 감각을 일깨우려 애쓰죠. 뭉툭해진 '나'로 하여금 날카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크리에이티브한 일상 활용법을 드러냅니다. 저자가 써내려가는 이야기는 고여있는 일상에 잠시 부는 바람 같아요. 특별하지 않지만, 누구나 마음 속에 짊어지고 있는 걱정과 고민들을 나누게 해요. 안주하고 있는 현실에서 떠나고 싶어하지만 선뜻 갈 수 없는 부분들이 와닿았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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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권의 책을 읽고 단 열권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가까스로 기억해내는 몇 권이 있다. 내게는 울림이 있었다. 이 책들 때문에 알지 못하던 세계로 연결되었다. 이 책들 때문에 인생의 계획을 바꾸기도 했다. 이 책들 때문에 회사 가는 일까지 즐거워졌던 아침이 있었다. 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때의 나는 기억한다. 사람은 안 변한 다지만이 책들 덕분에 잠깐 동안이라도 변했던 나는 기억난다. 그게 내가 책에 대해할수 있는 말의 어쩌면 전부일 것이다.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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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드러진 미사어구를 이용, 화려하게 치장하여 스스로를 꾸미는 책보다는 소소한 일상에서의 담백함을 드러냈어요. 그녀와 연관된 에피소드를 통하여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했고 성장했는지를 보여주죠. 든든한 남편과, 같이 근무하는 사람(박웅현 팀장)을 통해 보는 이야기는 진솔했고 또한 당찬 모습이 좋았던 거 같아요. 음악을 잘 몰라도 귀가 주는 즐거움을 느끼려 노력했고, 그런 그녀곁에서 다양한 곡들을 선택해주던 남편분은 참 멋졌더랍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도록 돕는 모습이 머리 속에 떠올라 미소지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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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좋은 날 자박자박 걷는 듯 한 그녀의 책 <모든 요일의 기록> 자신을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내적 고민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열심히 살아내는 것이야 말로 값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미건조하다 여기는 일상의 순간들을 낱낱이 기록하다보면 그 속에서 생각의 씨앗이 커가겠지요. 그런 날을 기다리며-